38명 희생된 이천 화재···축적된 유증기 폭발 원인 추정
정부, 건설현장 화재 안전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부심

[기계설비신문 장정흡 기자] 지난달 29일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 이천시 물류창고 화재 원인이 우레탄 도포 작업 시 발생된 유증기 폭발로 추정되면서 공사현장의 환기를 위해 설치되는 가설 팬만 가동됐어도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건 발생 초기부터 우레탄 뿜칠과 화기 작업을 동시에 진행했는 지 여부가 화재 원인을 밝히는 관건으로 꼽혀 왔지만, 공기 순환을 위해 필히 설치해야 하는 가설 팬을 현장에 뒀는지 여부도 사업주체의 중대 과실을 따져 물을 수 있는 주된 요소라고 전문가는 짚었다.

강태선 세명대 보건안전공학과 교수는 “화재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가설 팬을 설치해서 과할 정도로 공기 환기 작업을 하는 것”이라며 “우레탄 뿜칠 작업과 함께 용접 작업을 한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밀폐된 공간에서 인화성 증기가 축적되면서 발화원을 만나 폭발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이 조사한 화재 백서에 따르면 사고 발생 20여일 전까지 약 283톤의 우레탄 발포작업을 했고 사고 발생 10일 전까진 매일 약 150㎏ 이상 유성접착제를 이용한 보온작업을 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우레탄 발포작업에 이어 유성접착제 보온작업 끝에 다량의 HCFC-141b(디클로로플루오르에탄) 유증기, 톨루엔과 아세톤 등이 발생해 폭발과 급격한 화재 확산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강 교수는 “냉동창고는 밀폐된 곳에서 작업을 하게 된다. 완공 직전 마지막 단계에 밀폐 정도가 더 높아지기 때문에 환기 시설을 갖춰야 하나 관행적으로 인화성 증기 환기를 소홀히 하고 있다”며 “상시위험평가 제도를 통해 사업주 스스로도 안전하게 작업 환경을 조성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고 희생자는 대부분 하청 업체 소속 일용직 노동자들이며, 시공사는 (주)건우다. 희생자 38명 가운데 기계설비직 종사자는 7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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