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공기 변환식 작동원리…냉방용 에어컨 난방 불가

냉난방 기능 탑재된 시스템에어컨에서만 난방 가능해

따뜻한 낮 기온과는 반대로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탓에 겨울철만큼 지속적인 실내 난방을 하기도, 난방을 하지 않기도 애매한 시기입니다. 여름내 사용하던 에어컨의 온도 조절을 활용해서 난방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요. 이번 시간을 통해 에어컨을 통한 난방 가능 여부를 알아보도록 해요. /편집자주

가정 내 사용하는 대다수 에어컨은 16℃부터 30℃까지 온도 조절 기능을 갖추고 있는데요. 여름철 실수로 설정한 높은 온도에 따라 따뜻한 바람이 나오는 것을 보면 난방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추운 날씨가 찾아왔을 때 온도를 30℃로 맞춰놓는다면 실내가 따뜻해질 수 있을까요?

◇ 에어컨 작동원리
고체에서 액체, 액체에서 기체가 되는 등 상태변화가 일어나면 주변에 있는 열을 흡수하게 됩니다. 고체에서 액체로 변화할 때 흡수하는 열을 융해열이라고 하며 액체에서 기체로 변환될 때 흡수하는 열을 기화열이라고 해요. 에어컨은 기화열을 이용해 작동하는 기계입니다.

에어컨을 작동하기 위해선 액체에서 기체로 변할 수 있는 물질이 필요해요. 이것을 냉매라고 하는데 우리는 흔히 에어컨 가스라고 부릅니다. 에어컨은 크게 압축기와 응축기(실외기), 팽창밸브와 증발기(실내기)로 나눠집니다.

에어컨을 작동시키면 기체 상태의 냉매가 압축기로 이동해요. 압축기는 냉매를 압축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이때 압력이 높아지며 냉매의 온도가 80℃에서 100℃까지 올라가게 됩니다.

온도가 상승한 기체 상태의 냉매는 응축기로 이동됩니다. 여름철 실외 온도는 30℃가 넘는 경우가 많아 일상생활 하기에는 더운 날씨지만 100℃에 가까운 냉매에게는 시원한 날씨에요. 그래서 응축기를 통과하면서 실외 온도로 인해 냉매의 온도가 내려가고 압력이 낮아지게 됩니다.

응축기를 통과하면서 기체였던 냉매는 온도와 압력의 변화에 액체로 변하면서 열을 방출합니다. 이때 방출된 열이 응축기에 있는 팬에 의해 밖으로 배출되는데 이것이 응축기를 통해 나오는 뜨거운 바람이에요.

액체로 변한 냉매는 온도가 낮아지긴 했지만 뜨거운 상태입니다. 이후 냉매는 통로가 좁아졌다가 넓어지는 팽창밸브를 통과하게 되는데요. 넓어진 통로에 속도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압력이 낮아지고 온도 역시 떨어지게 됩니다.

이후 온도가 낮아진 냉매는 증발기로 이동하는데요. 방 안의 뜨거운 공기와 만나면서 증발이 일어나게 되고 액체에서 기체로 변하게 됩니다. 이때 기체로 변하기 위해 기화열이 필요한데요. 주변에 있는 뜨거운 공기에서 열을 빼앗아 주변 공기의 온도를 낮추게 됩니다.

온도가 내려간 공기는 증발기에 있는 팬에 의해 실내로 방출돼요. 그래서 에어컨을 작동시키면 찬바람이 나오는 것입니다. 이런 작동원리를 통해 주변의 뜨거운 공기를 차가운 공기로 바꾸는 것입니다.

즉 에어컨은 기계 자체에서 차가운 바람을 내보내는 것이 아닌 주변의 뜨거운 공기를 차가운 공기로 바꿔 내보내는 것이기 때문에 주변에 뜨거운 공기가 없다면 에어컨의 작동은 어렵습니다.

실내 온도가 에어컨을 켜 놓은 것처럼 추울 때 에어컨을 작동시키면 응축기가 작동하지 않으니 선풍기를 켜 둔 것처럼 바람만 나올 뿐입니다. 결과적으로 희망 온도를 30℃로 조절해도 실내 온도를 높일 수 없어요.

◇ 난방 가능한 에어컨
기존의 냉방형 에어컨으로는 난방 기능을 수행할 수 없지만 최근 ‘시스템에어컨’이라고 불리는 냉난방 기능을 모두 탑재한 에어컨이 등장해 관심이 뜨겁습니다. 냉난방이 가능한 에어컨은 사방변형, 등유형, 열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유형은 사방변형 에어컨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에어컨의 원리는 실내 열을 빼앗아 실외로 방출시키는 원리로 압축·응축·팽창·증발의 과정을 통해 열교환을 진행합니다. 이때 사방변형 에어컨의 경우 응축기에 사방밸브를 가지고 있어요.

가장 많이 사용되는 사방변형 에어컨의 형태는 히트펌프를 전기로 구동하는 방식(EHP)과 가스로 구동하는 방식(GHP)로 나뉘는데요. 작동원리는 비슷하지만 압축기의 동력원과 일부 특징에 차이가 있습니다.

EHP는 전기 엔진에 따라 압축기가 구동됩니다. 설치면적이 작고 별도의 유지관리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에어컨 유형이에요. 

GHP는 LNG 또는 LPG 가스를 동력으로 구동되는 압축기를 사용해요. 설치면적이 EHP의 2배 가량 필요하고 엔진 사용에 따른 유지관리 비용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전력량 소모는 EHP의 1/10 정도에 해당해요.

EHP와 GHP 등 사방변형 에어컨의 핵심은 사방밸브입니다. 사방밸브는 냉매의 흐름을 반대로 돌려 응축기가 냉방 기능을 작동할 때 실외기의 역할인 증발 기능을 수행하고, 실내기는 반대로 실외기의 역할인 응축 기능을 담당해 에어컨이 난방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줘요.

하지만 저압관에서 되돌아오는 저온저압의 에어컨 냉매가스를 압축해 고온고압의 냉매가스로 만드는 사방변의 핵심인 에어컨 컴프레셔가 응축기에 위치하기 때문에 사방변형 에어컨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응축기가 필요합니다.

또한 겨울에는 실외 온도가 영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응축기가 주변의 열을 흡수하기 때문에 응축기가 하얗게 얼어붙는 경우도 발생해요. 응축기 배관의 온도센서에 의해 서리를 스스로 녹이는 작업을 수행하지만, 이때 난방을 사용할 수 없는 단점이 있습니다.

등유형 에어컨은 제품에 따라 등유통이 증발기 내외부에 위치하는데요. 등유가에 따른 값비싼 유지 비용으로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 제품은 증발기와 연결된 연통에서 등유를 태우는 방식으로 난방 기능이 작동돼요. 이때 증발기의 블로우팬이 회전하면서 범위 난방을 진행하고, 연소를 진행하게 됩니다. 난방 기능을 작동하는 중에 응축기는 작동하지 않아요.

열선형 에어컨은 등유형 에어컨과 작동원리가 비슷해요. 에어컨 증발기에 탑재된 전기 열선이 난방 기능 작동을 통해 데워지면 증발기 블로우팬 회전을 통해 범위 난방을 진행합니다. 

등유형 에어컨과 동일하게 난방 기능 작동 중에는 응축기는 작동하지 않고, 두 제품 모두 응축기 없이 독자적으로 온풍기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열선으로 인한 전기요금 등 비용이 사방변 에어컨에 반해 비교적 많이 부과돼요. 

◇ 에어컨 1웨이·2웨이·4웨이란?

좌측부터 1웨이·2웨이·4웨이 에어컨
좌측부터 1웨이·2웨이·4웨이 에어컨

에어컨을 살피다 보면 ‘1웨이(Way)’ ‘2웨이’ ‘4웨이’라는 명칭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명칭들이기에 과연 무슨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참고로 이는 천장형에어컨에만 해당되는 용어랍니다.

가장 먼저 웨이(way)의 사전적 용어를 이해하면 쉽습니다. 웨이는 영어로 사물이나 사람이 지나가는 길을 의미해요. 

즉, 일방통행을 의미하는 ‘1웨이(One Way)’는 말 그대로 바람이 한 방향으로만 흘러나온다는 것을 뜻합니다. 2웨이는 바람이 두 방향으로 불고, 4웨이는 네 방향으로 바람이 나오는 제품을 말합니다. 

이들 제품을 설치하기에 적합한 장소도 모두 달라요. 1웨이는 보통 좁은 면적의 평형대에 설치하는 것이 적합해요. 2웨이는 복도에서 쉽게 볼 수 있고, 4웨이는 큰 평형에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최근 대형 매장에 가보면 새로운 유형의 제품도 많아졌습니다. 기존의 사각 제품이 아니라 360° 원형 제품이 천장에 매달린 유형의 시스템 에어컨이 인기를 끌고 있어요. 

따라서 4웨이도 아닌 360° 모든 방향에서 바람이 불고 심미성까지 갖췄답니다. 이제 천장에 설치된 에어콘을 살펴보세요. 1웨이인지, 2웨이인지 혹은 4웨이인지 구분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저작권자 © 기계설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