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예상밖 선전’… 터키·이란 ‘리스크’ 주의

작년 한국 해외건설시장에서 중동지역 수주액이 103억 달러로 44억 달러에 그쳤던 2019년 대비 약 2.5배 껑충 뛰었다. 토목과 플랜트(산업설비) 공종에서 대규모 수주 등이 이어지면서 저유가 기조와 코로나19로 인한 발주 감소에 대한 우려를 씻었다.

이번 호에서는 최악을 벗어난 것으로 평가받는 중동지역 국가의 2021년 건설시장 규모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터키 ‘신재생에너지’ 이란 ‘정유·석화’ 주시
이집트 ‘플랜트 분야’ 159억 달러 규모 예상

◇ 터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터키 국가경제가 맥없이 무너졌다. 정치·경제적 리스크와 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작년 경제성장률이 6.5% 역성장했다. 고정투자 성장률은 -10%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정부 재정지출 확대로 새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9%로 예상된다.

터키 건설시장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6년부터 꾸준히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올해 건설시장은 923억 달러로 추정됐다. 전년(963억 달러) 대비 4.2% 줄어든 규모다. 시장 비중은 올해 10%에 그칠 전망이다. 최근 10년새 가장 낮은 규모다. 리라화 가치 폭락 등 환율 리스크로 인한 경제 상황 악화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건설시장은 건축, 토목, 플랜트 등 전분야에서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정부 투자는 지속된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발표한 풍력, 지열, 태양광을 통한 재생에너지 사업 특별법과 지원책을 통해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터키 건설시장은 리스크가 상당히 높은 지역으로 분류된다.

해외건설 전문가는 “세계건설시장 위험도 지수(8.9) 대비 터키 시장의 단기 리스크지수는 18.5로 두배 넘게 높다”며 “리라화 가치 하락 등 경제 위기 상황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통해 사업관리나 진출 전략을 마련한 후 진입해야 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이란
코로나19의 여파로 이란 경제는 큰 타격을 받았다. 경제 규모가 -25% 뒷걸음질 친 것이다. 기저효과로 올해 경제성장률은 23.1%로 예상된다. 그러나 경제제재 등이 해제돼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깔린 시장전망으로, 국가경제 회복과 해외건설업계의 진출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

이란 건설시장도 침체기가 지속되고 있다. 2017년 이후 완만한 하락세를 기록했다. 서방국가들의 제재가 건설시장에도 영향을 끼친 탓이다. 올해 건설시장 규모는 207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전년(227억 달러) 대비 8.8% 축소될 전망이다.

건축공종에서는 주거용 건물분야에서 총 31억 달러 규모의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0억 달러 규모의 카라즈미(Kharazmi) 주거지 조성공사 발주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플랜트 공종에서는 가스생산시설 사업 기회가 다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건설 관계자는 “미국이 오바마 정부시절 핵합의를 체결한 경험에 비춰볼 때 바이든 대통령 역시 우호적인 관계로 돌아설 수 있다”며 “미국이 독자 제재를 단계적으로 해제할 경우 정유나 석유화학분야에서 발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상당히 높은 리스크를 안고 있는 시장인 점도 확실하다”며 “이란 건설시장 자체가 한국 해외건설업계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집트
코로나19에도 작년 2.6% 성장한 이집트가 새해에는 -8% 가량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집트 정부가 재정 지출을 확대하지 않을 것으로 보임에 따라 경제 침체를 벗어나기까지 상당시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건설시장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작년(308억 달러) 대비 12% 넘게 증가한 348억 달러 수준이 기대된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공종은 플랜트 분야다. 플랜트분야는 약 159억 달러 규모로 조성돼 전체 시장의 38%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자력 발전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등 에너지 관련 시장에서 사업 참여 기회가 증가할 전망이다.

해외건설 관계자는 “단기 시장 리스크는 양호한 흐름이 예상되지만, 그동안 수주 비중이 낮았던 시장 중 한 곳”이라며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기타
쿠웨이트 건설시장은 점진적인 회복세를 나타내는 경제성장률에 힘입어 80억 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가 반등에 성공할 경우 최대 100억 달러대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쿠웨이트에서는 담수화 프로젝트, 가스전 개발 등 플랜트 관련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모로코의 경우, 인구 증가와 급속한 도시화에 따라 건설시장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대형 가스플랜트 설치공사, 의료시설 건설 프로젝트, 주거단지 조성 사업 등을 포함해 약 160억 달러 수준의 건설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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