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일자리, 변화 노력 없이 우수 인력유입은 없다

최은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최은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탈건(脫建)’, 최근 건설업계에서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단어이다. 글자 그대로 건설업을 탈출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2019년 기준)에 따르면 건설업은 전(全) 산업에서 일자리 유지자 비율은 가장 낮으면서 이동자 비율은 가장 높게 나타나 타(他) 산업에 비해 높은 고용 불안정성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산업 내 지속적인 인력 이탈은 현장의 고령화, 불법 외국인력 등의 문제를 가중시켜 궁극적으로 건설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가 기반산업이자 대표적 일자리 산업인 건설업의 우수 인력 유입을 위해 인력 양성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한 이유이다. 이에 본 고에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 측면에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먼저, 건설업 이미지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2020)의 조사에 따르면 건설업 이미지 개선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89.0%가 ‘필요하다’고 답하였다.

구체적인 이유로 ‘건설업은 부정부패, 뇌물 등 비윤리적이라는 인식 때문’이라는 응답이 1순위, ‘건설업은 3D 산업이라는 인식 때문에’가 2순위, ‘건설업 취업시 워라밸을 추구할 수 없을 거 같아서’가 3순위로 꼽히었다. 젊은 세대의 ‘일과 삶의 균형’ 중시라는 문화를 반영하는 결과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새로운 세대(generation)가 원하는 작업 환경이 무엇인지, 이에 따라 어떠한 부분이 변화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주기적인 조사와 함께 소위 ‘노가다’ 문화라 불리우는 건설업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이루어져야 하겠다.

다음으로, 직업으로서의 비전 제시이다. 건설업은 대표적인 ‘피플 비즈니스(people business) 산업’으로 불리지만 수주산업의 특성상 직업의 안정성이 결여될 수 밖에 없다.

특히, 건설기능인력의 고용은 일반적으로 일용직의 형태로 이루어지며, 계절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옥외산업으로 인해 혹서기, 혹한기의 경우 작업 일수가 적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고용 환경 불안정은 산업 내 젊은층의 유입이 원활히 이루어지는 데 악영향으로 작용할 것이다. 

따라서 건설업 진입부터 성장까지의 경로 제시를 통해 직업으로서의 안정성과 비전을 보여주기 위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교육훈련 변화가 필요하다. 코로나19(COVID-19) 이후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은 ‘언택트(Untact)’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환경을 가져왔다. 이는 건설업의 ‘탈현장화(OSC : Off Site Constructio)’로의 전환을 빠르게 촉진하고 있다.

그러나 건설인력과 관련된 교육은 여전히 공급자 위주의 양적 증대 측면에 초점을 두고 있다. 즉, 변화하는 환경에 발맞추어 수요자인 산업이 필요로 하는 교육훈련에 대한 지원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건설산업 전 분야를 아우르는 현장 맞춤형 인력양성 체계 구축을 위한 정부의 교육훈련 체계 개편이 필요한 시점이다.

건설업 일자리에 대한 낮은 질적 가치 인식은 궁극적으로 근로자의 안전 및 생산물의 품질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산업 내 우수 인력의 유입을 위해 환경 변화에 대응한 ‘노동력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한 인력 양성 패러다임 구축이 필요한 때이다.

새로운 생산방식으로의 전환과 이로 인한 요구 역량 변화 대응은 ‘최후의 일자리 보루’라는 건설현장의 인식을 전환하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건설업이 ‘괜찮은 일자리(decent job)’로 자리잡음으로써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는 산업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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