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삼 교수<br>(성균관대학교 교수)<br>
송두삼 교수(성균관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대한설비공학회 부회장)

교육부는 지난달 3일 전국 초·중·고교 21개 학교에 대해 기계환기 설비를 설치해 시험 가동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3월 한 달 동안 시험가동을 하고 4월부터는 교실 내 기계환기설비 설치에 대한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비록 늦은 감이 없지는 않지만 매우 적절하고 환영할 만하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학교 교실은 높은 재실밀도, 장시간 체류해야 하는 상황, 학습환경 조성을 위해 환기를 위해 창이나 문을 개방하기 어려운 상황 등으로 인해 공간 내 감염 위험이 상대적으로 타 시설에 비해 높다고 할 수 있다. 

정부는 학교 내 학생 밀도를 낮추기 위해 대면수업을 교대로 실시하도록 하고, 수업 중에는 2시간 마다 한번 창문을 개방해 환기를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환기의 방법, 환기량에 대한 상세한 기준이 제시되지 않아 이 기준이 교실 내 감염 방지에 적절한지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국내 연구진(성균관대)에 의해 학교 교실에서 여름철 창문을 항상 1/3 개방한 채 자연환기를 하는 경우, 교실 내 환기량은 교실 체적의 약 3배∼9배, 즉 시간당 환기횟수가 3회에서 9회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학생들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상태에서 교실의 시간당 환기횟수가 3회인 경우(교실 창문을 한쪽 면만 1/3 개방), 해당 교실에서 한 명의 감염자가 있어서 비말을 발생하고 있다면 학생들이 2시간 정도 이 공간에 체류하게 되면 감염율이 위험한 수준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즉 교실 창문을 개방해 자연환기를 하더라도 환기량이 충분하지 않으면 학생들이 마스크를 제대로 쓰고 있다고 하더라도 감염 위험은 항상 존재한다는 것이다. 

관련 해외연구로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의 연구결과로 Eberhard Bodenschatz 소장은 감염된 교사가 30명의 초등학교 학생들과 240분 수업 후 교실에서 코로나 감염 가능성을 계산했다.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학생 중 최소 한 명 이상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을 3% 미만으로 유지하기 위해 시간당 최소 5회 이상의 환기횟수가 요구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자연환기로는 충분한 환기량을 확보하기 어렵고 환기량이 상황에 따라 변동되기 때문에 항상 일정량 이상의 환기량을 보장하는 기계환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교실 내 코로나 감염 방지를 위해 국내외 연구자들은 모두 적정량의 연속환기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교실에서 기계환기를 실시함에 있어서 적절한 풍량, 수업에 방해되지 않는 저소음, 전열교환효율, 바이패스 모드 등이 구비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교 교실의 환기장치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기존 공동주택에 설치되던 환기장치에 풍량만 증가시킨 환기장치는 근본적으로 학교 교실에서 요구되는 실내 공기질·열환경 문제, 사용성을 고려한 대안이 될 수 없다.  

학교 교실에 대해 환기장치를 설치하고자 한다면 정부는 먼저 학교 교실이 기존에 환기장치가 설치되는 공간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환기장치를 통해 교실 내 실내 공기환경, 열환경 조절을 위해 어떤 기능들이 요구되는지, 또한 관리자가 부재한 학교의 상황을 고려해 환기장치의 유지관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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