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 혁신 필요하다”

송두삼 교수(성균관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대한설비공학회 부회장)
송두삼 교수(성균관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대한설비공학회 부회장)

지난해 12월 7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 제22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를 개최하고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확정·발표했다. 

건물부문의 에너지 절감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정부는 지속적으로 건물의 단열과 기밀성능을 강화하고, 에너지 고효율 설비와 기기를 사용해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며, 신재생에너지 시스템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해 궁극적으로는 에너지 자립, 탄소중립의 달성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동안 정부의 건물에너지 절감정책이 각각의 개별적인 요소기술에 주안을 두고 있어 건물 전체, 마을, 도시 단위에서 실효적인 에너지 절감이 달성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의 강화된 기준이 적용된 신축건물의 단위면적당 에너지 소비량이 기존 건물보다 더 높게 나타나는 현상이나 대도시를 중심으로 건물에너지 소비량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즉 신축건물의 실제 건물 운영단계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에너지 리바운드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모든 국가에서 온실가스 감축에서 건물부문의 역할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 이것은 민생부문이라고 분류되는 건물부분의 에너지 소비가 단순히 건물의 냉난방에너지 뿐만아니라 생활전반에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건물부문의 에너지 절감을 위해서는 고성능 건물 뿐 아니라 그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 혁신이 필요하다.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체 산업의 유기적인 관점에서 정책이 결정되어야 한다. 

다행히도 금번 발표된 건물부문의 탄소중립 달성 정책방안으로 ‘건물의 탄소배출량 전생애주기 관리 및 마을·도시단위 에너지 자립률 제고 등을 통한 탄소중립도시 조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제부터는 개별 건물단위의 에너지 절감 기술을 넘어 도시·국토차원의 거시적 관점에서 저탄소화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늦었지만 매우 적절한 정책적 방향 전환이다.

선진국에서는 실효적인 건물에너지 절감을 위해서 건축적인 요소, 설비시스템, 에너지 생산시스템, 도시의 미시기후, 도시의 에너지 사용 프로파일 등의 인과관계를 모두 고려해 결과적으로 실효적인 에너지 절감이 달성될 수 있는 통합적인 시각에서의 건물 디자인, 마을 만들기, 도시계획을 실시하고 있다.  

따라서 건물부분의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종래의 개별적인 설비시스템의 성능 향상 뿐 아니라 다양한 시스템들이 상호 보완적인 관계 속에서 실시간 최대의 에너지 효율을 가질 수 있도록 기계설비시스템이 계획돼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신재생에너지 시스템과 융합하는 공조시스템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다양한 에너지원으로부터 실시간 에너지 생산과 에너지 소비를 최적화하는 융합시스템이야말로 탄소중립을 구현하는데 필수적인 제로에너지건물에 핵심적인 기술이다.

즉, 이제는 단일 건물에 국한하지 않은 마을, 도시단위에서 에너지 공급과 소비를 최적화해서 건물에 소요되는 에너지 및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화하는 시스템의 개발이 필요하다. 이것은 단일 시스템으로는 불가능하며 다양한 에너지원 그리고 정밀한 제어 기술 등을 통해서만 가능할 것이다. 

이제는 우리 기계설비인들이 열린 시각으로 도시차원에서 에너지 자립, 탄소중립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앞장서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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