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기계설비이야기] 헤파필터의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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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기계설비이야기] 헤파필터의 원리
  • 장정흡 기자
  • 승인 2020.12.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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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중 0.3㎛ 크기 입자 99.97% 걸러내는 ‘깐깐한 필터’

코로나19로 인해 요즘 관심이 덜하긴 하지만 미세먼지는 상당한 대기오염 문제로 다가온 지 오래입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환기도 어렵기 때문에 이제는 집집마다 환기설비나 공기청정기가 필수인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환기설비나 공기청정기는 말 그대로 공기를 청정하게 만드는 기계인데요. 그 중 필터가 핵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공기청정기 내 필터는 프리필터, 미디움필터, 헤파필터 등이 있는데, 이번호에서는 헤파필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해요.

◇ 헤파필터라고 들어봤니?

헤파필터는 영문 풀네임으로 높은 효율을 가진 공기 필터를 의미해요. 최초의 헤파필터는 공기 중의 방사성 미립자를 정화시키기 위해 개발된 공기 정화 장치였다고 합니다. 이 기술을 응용해 공기청정기에 사용하게 되는데요. 현존하는 가장 효율적인 필터라고 보시면 돼요.

헤파(HEPA)는 ‘High Efficiency Particul ate Air’의 앞 글자를 딴 것으로, 헤파필터는 극도로 미세한 입자를 대부분 걸러낼 수 있는 고성능 필터를 일컫습니다. 비말의 크기는 0.5㎛(마이크로미터) 수준인데, 헤파필터는 공기 중에 있는 0.3㎛ 크기의 입자를 99.97% 이상 거를 수 있어요. 따라서 방역용 마스크와 같은 기능을 한다고 알려져 있죠.

헤파필터는 원자력 연구가 시작되면서 공기 중의 방사성 미립자를 정화하기 위해 처음 개발됐어요. 이후 방사성 물질을 취급하는 시설뿐 아니라 무균실, 의학실험실, 음압병실 등에서 활용되며 공기청정기에도 멤브레인(Membrane) 재질을 사용한 헤파필터가 내장돼 있죠.

국내에서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대상으로 에어컨을 작동할 때 반드시 헤파필터를 장착하라는 운영지침을 내린 바 있습니다.

◇ 헤파필터 등급 높을수록 좋을까?

H10부터 H14까지 단계별 등급을 가지고 있고, 숫자가 높으면 고성능이라고 합니다. 미세먼지 제거를 위한 헤파필터 등급은 H13이상이라고 합니다. H13정도 돼야 초미세먼지를 잡아준다고 하네요. 등급에 따라서 H10등급은 1㎛ 이상입자 85% 이상 거르고, H11등급은 0.5㎛ 이상 입자를 95% 걸러낸다고 합니다.

헤파필터의 등급은 크게 세미헤파, 헤파, 울트라헤파로 필터등급이 나뉩니다. 등급이 높아질수록 정화율(제거율)이 높게 나타나죠. 그렇다면 헤파필터 등급이 높을수록 좋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꼭 그렇지는 않아요.

헤파필터 등급이 높아 필터가 촘촘할수록 시간당 공기가 통과되는 양은 적어집니다. 그러면 아무리 강한 모터로 공기를 빨아들이더라도 정화된 공기가 밖으로 배출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게 돼요. 공기청정기 내부에서 공기가 제대로 순환되지 않으니 모터에는 과부하가 걸리게 되고,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많이 쓰이는게 H13이라는 헤파필터 등급입니다.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바로 효율 때문이죠. 예를 들어볼까요. 동일한 모터의 힘으로 울트라헤파필터를 거쳤을 때 100의 공기가 통과된다면, 헤파필터라면 150의 공기가 통과된다는 거죠. 그럼 울트라헤파필터는 100% 정화율을 보이고 헤파필터는 50% 정화율을 보일까요? 그건 아닙니다. 그래서 제일 흔하게 우리 눈에 보이고 결과적으로 익숙해진게 바로 H13등급 헤파필터인 겁니다.

◇ 관리 하지 않으면 공기질 저하

필터의 교체시기는 제품마다, 환경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씩 교체해주는게 좋다고 해요. 관리하지 않은 공기청정기는 오히려 공기의 질을 저해합니다. 각 공기청정기별로 적당한 시기가 되면 필터를 교체해야 합니다. 헤파필터도 미세먼지가 쌓이면 공기를 정화하지 못해요.

◇ 다방면으로 쓰이는 헤파필터

환기설비나 공기청정기뿐만 아니라 헤파필터는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이 되고 있어요. 자동차, 청소기는 물론이며, 반도체공장이나 병원 수술실 같은 곳은 필수적으로 설치가 되고 있죠. 감염이나 외부 오염을 막기 위해 헤파필터는 꼭 필요한 존재랍니다.

◇ 어떤 공기청정기 써야하나

일단 공기청정기의 원리를 알아봅시다. 공기청정기는 공기에 포함된 오염물질을 정화해 신선한 공기로 바꿔주는 원리에요. 공기청정기는 △이온식 △전기집진식 △필터식 등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식은 필터식이죠.

필터식은 선풍기와 같은 송풍기를 이용해 공기를 흡입하고 이를 정화해 내보내는 방식이에요. 보통 필터 종류와 효율에 따라서 미세먼지의 집진·여과 효율이 달라집니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미세먼지나 황사는 10㎛ 이하 수준이며, 초미세입자는 2.5㎛ 이하입니다.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머리카라 굵기는 50~70㎛ 수준이므로, 이보다 훨씬 작죠.

최근 공기청정기 필터로 많이 사용되는 헤파필터는 부직포 형태에요. 따라서 진드기·바이러스·곰팡이 등을 제거할 수 있죠.

섬유필터에서 입자를 포집하는 효율을 보면 0.1~0.4㎛ 사이 입자 중 0.3㎛크기가 가장 낮죠. 일반적으로 입자는 확산현상, 관성충돌, 간섭 등에 의해서 필터에서 걸러져요. 0.3㎛ 초과 입자는 관성충돌에 의해, 0.3㎛ 미만 입자는 확산현상에 의해 잘 걸러집니다. 반면 0.3㎛ 입자는 이러한 포집 매커니즘에서 적용되는 힘이 적어 거르기 힘들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설명입니다.

헤파필터로도 거를 수 없는 더 작은 입자는 울트라헤파라는 초고성능 필터를 사용해야 해요. 울트라헤파필터는 0.12㎛ 이상의 입자를 99.999%까지 제거할 수 있죠. 주로 반도체 연구실이나 생명공학 실험실의 클린룸에서 사용됩니다.

필터 방식의 공기청정기에 사용할 때는 필터가 더러워져 공기가 재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필터를 자주 세척하거나 필터의 교환주기를 철저히 할 필요도 있죠.

이처럼 필터에 따라 미세먼지 제거 효과가 달라요. 따라서 전문가들은 공기청정기 구매 전에 필터나 미세먼지 제거효율 등을 확인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말을 합니다.

◇ 공기청정기가 코로나 예방에 도움될까

기온이 떨어지면서 사무실이나 교실 창문을 닫게 되지만, 밀폐된 공간에서 많은 사람이 함께 생활할 경우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도 커집니다.

그렇다면 미세먼지를 잡기 위한 공기청정기를 가동한다면 코로나19 예방에 도움이 될까요. 독일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괴테대학의 대기환경과학연구소 연구팀이 사전 리뷰 사이트에 공개한 논문을 보면 공기청정기가 도움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단 몇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공기청정기의 필터 종류가 헤파필터라야 하고, 필터 청소 등 공기청정기 관리를 잘해야 하고, 필요에 따라 실내에서도 마스크도 착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공기청정기 가동과는 별도로 실내에서 사람의 호흡으로 인해 높아지는 이산화탄소를 환기를 통해 해결해야 하고, 공기청정기 가동으로 인한 소음 발생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공기청정기는 정기적으로 청소 등 유지관리가 필요하고, 숙련된 관리자가 공기청정기를 청소하거나 교체해야 한다고 권고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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