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업체탐방ㅣ이대영 ㈜휴마스터 대표

습도 잡고 최고 효율 환기까지…포스트 코로나 이끌 혁신기업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기술 기반 2018년 설립한 벤처기업

이대영 휴마스터 대표가 〈기계설비신문〉과 인터뷰를 마친 뒤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다. 	김민지 기자 mjk@
이대영 휴마스터 대표가 〈기계설비신문〉과 인터뷰를 마친 뒤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다. 김민지 기자 mjk@

[기계설비신문 김민지 기자] ‘천상의 기후’로 불리는 그리스는 대표적인 지중해성 기후를 가진 나라로, 여름철 기온이 높음에도 쾌청한 날씨로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

반면 우리나라는 여름마다 연이은 폭염 특보와 열대야 현상으로 몸살을 앓는다. 특히 올해는 기록적인 장마와 태풍으로 습기와 괴로운 싸움을 벌였다.

세계 곳곳에서는 빙하가 녹는 등 이상 기후 현상이 나타나면서 기후 위기는 턱 아래까지 차올랐다.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던 한국의 날씨도 점점 동남아 기후를 닮아가고 있다.

우리가 흔히 ‘여름’이라 하면 떠올리던 뜨거운 태양빛이 내리쬐는 날씨가 아닌 습기가 많고 불쾌감으로 가득 찬 여름이 됐다.

이처럼 다습한 여름철, 불쾌감을 없앨 수 있는 핵심은 무엇일까? 바로 ‘습도’를 잡는 것이다.

습도·환기·공기청정 3박자 ‘휴미컨’

휴마스터(대표 이대영)가 개발한 ‘휴미컨(HumiCon)’은 기존 에어컨과는 달리 온도를 유지하면서도 습도를 잡아 사람이 느끼는 체감 온도를 낮추고 쾌적함을 제공한다.

휴마스터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기술을 기반으로 2018년 설립된 벤처기업으로, 식품이 눅눅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껌이나 과자 포장 속에 들어있는 ‘데시컨트(건조제)’를 활용해 ‘습도·환기·공기청정 세가지 역할을 하는 휴미컨을 개발했다. 

휴미컨의 핵심은 자체 개발한 ‘저온재생 제습소재 SDP(Super Desiccant Polymer)’를 적용한 데시컨트 로터다. 제습기나 에어컨 모두 같은 제습 원리를 갖고 있다. 차가운 표면을 습기를 머금은 공기가 통과하면서 이슬이 맺히는 현상을 이용해 제습한다. 

단, 제습기는 공기가 차가운 표면을 만들기 위해 열을 뽑아내는 응축기를 통과하기 때문에 더 뜨거워져서 나오고, 에어컨은 응축기가 실외기 형태로 분리돼 있어 차가운 공기가 나와 온도가 떨어지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밀폐공간에서 기존 온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없다는 게 공통된 단점이다.

장마철 제습기를 틀면 습도는 잡을 수 있지만 내부 온도가 올라가 더워지고, 에어컨을 틀면 시원하지만 끄면 금세 더워지는 것이 이런 이유 때문이다. 휴미컨은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  신기술이다.

이대영 대표는 “데시컨트 냉방기술은 에어컨의 전력소비를 절반 수준으로 절감하고 적은 에너지로도 높은 제습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특히 데시컨트 로터는 열회수 환기 운전 시에는 회전형 전열회수 역할을, 데시컨트 제습운전 시에는 제습 역할의 복합 기능을 수행한다”고 말했다.

휴미컨은 지난 5월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서 진행한 공인 인증시험에서 제습효율은 에너지효율 1등급 전기제습기의 140%, 전열교환효율 또한 냉난방 시 모두 70% 이상의 성능을 나타내며 기존 제품보다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

휴미컨(왼쪽)과 롤타입 형태의 휴시트.

세계 최고 수준 고분자 소재 개발

휴미컨 내부에 탑재되는 습기필터용 고분자 제습소재는 실리카겔 등 기존 제습제보다 흡습성이 5배나 커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인체유해성 평가에서도 인체에 무해하다는 검증을 받았다.

이 소재가 눈에 띄는 이유는 고분자 소재이기 때문에 실내 습도 조절 벽지, 제습지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이 가능해 생산·가공·성형이 용이하다.

실제로 얇은 종이 형태로 제작된 생활용 제습탈취시트 ‘다먹지’와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 착용이 필수가 됐지만, 보관이 용이하지 못한 데서 고안한 마스크 보관용 시트 등 휴시트를 적용한 다양한 형태의 제품들이 판매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다먹지’의 경우, 부피가 크고 사용 후 처치가 곤란했던 기존 습기제거 제품의 단점을 보완했다.

기존 제습제의 5배 이상 우수한 성능을 자랑하며, 흡습·방습 기능에 항균·항곰팡이·탈취 기능이 있어 옷장, 신발장, 악기케이스, 의류 등 다용도로 사용가능하다. 냉장고 틈새에 넣어두면 냉장고 특유의 냄새도 사라진다.

이 기술은 2010년 국내 특허, 2011년 미국 특허를 등록했으며 2014년에는 특허청 특허기술상을 수상했다. 또 산업통상자원부 신기술인증(NET)과 녹색기술인증을 받으며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

서울대학교 벤쳐 플라자 휴미컨 시공 모습.

코로나 바이러스 막을 혁신 기술

휴미컨은 코로나19 시대가 요구하는 삼박자를 모두 갖췄다. 창문을 열지 않아도 습도를 잡아 냉방은 유지시키고 쾌적한 실내 공기질을 제공한다.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가 습도에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오면서 이 대표는 휴미컨의 습도 조절 기술로 바이러스를 제거하고 안전한 실내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휴미컨은 습도를 조절하는 것은 물론 최고 효율의 환기 기능도 가졌기 때문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휴마스터는 지난 6월 열린 ‘CAC 글로벌 서밋 2020’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 혁신 기업으로 선정돼 해외 진출을 위한 판로도 개척했다.

이 대표는 “현재 베트남 하노이 수출이 확정되어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며 “휴미컨은 열대 및 온난다습한 기후에 적합한 기술로 동남아, 중부아프리카 등에서도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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