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보스섬 모리아 캠프 화재로 전소...1만2천여명 수용 가능 규모로 건립
그리스 정부가 화재로 전소된 레스보스섬 모리아 난민캠프를 대체할 새 영구 수용시설 건립을 추진한다.
그리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는 지난 13일(현지시각) 기자회견을 통해 기존의 모리아 캠프에서 거주해온 1만2600여명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시설을 건설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모리아 캠프 일부 체류자들은 새 수용시설 건립 방침에 항의하며 그리스 본토 등 다른 지역으로의 이송을 요구해왔다. 이번 정부 방침은 난민들의 요구를 사실상 공개 거부한 것이다.
새 수용시설 건설에는 일주일 정도의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키리아코스 총리는 유럽연합(EU)이 난민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그는 "모리아 캠프 화재는 하나의 비극적인 사건이다. 이는 모두를 각성하게 하는 경고음"이라며 "유럽은 난민 문제 해결에 또다시 실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화재 사태가 EU의 난민 대응 시스템을 개선할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수용 정원을 5배 가까이 초과한 열악한 거주 환경으로 악명높은 그리스 최대 난민촌인 모리아 캠프는 지난 8∼9일 이틀 연속 발생한 큰불로 사실상 모든 시설이 파괴됐다. 이 때문에 체류자 대부분이 거처를 잃고 거리에서 노숙하는 상황이다.
그리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일부 캠프 체류자가 불만을 품고 고의로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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