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민수
에너지전환포럼 이사(한국전기통신기술연구조합 전문위원)

2020년 세계는 두 개의 파괴적 현상을 목격했다. 하나는 ‘코로나 확산’으로 지난 몇 달간 전 세계는 코로나 앞에 무기력했다.

광범위한 폐쇄 조치와 함께 사회 경제적 악영향은 상상 그 이상이었고 경제성장률은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곤두박질쳤다.

다른 하나는 ‘기후 변화’다. 기후 변화는 극단적 기상이변으로 이어졌고 빙하 유실, 해수면 상승, 캘리포니아 산불, 시베리아 이상고온, 중국 폭우, 국토 1/3이 물에 잠긴 방글라데시, 가장 긴 54일간의 장마를 겪은 우리나라까지 유례를 찾기 어려운 기상이변들을 만들었다.

이 두 가지 파괴적 현상의 원인으로 지구온난화가 지목받고 있다.

지구온난화 즉 기후 위기를 막을 해법은 간단하고 명확하다. 지구온난화의 직접적 원인인 온실가스를 감축하면 된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미국의 ‘그린 뉴딜’과 유럽 ‘그린 딜’로, 각각 2050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고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전환 등을 주요 이행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미국 민주당 후보였던 샌더스는 그린 뉴딜에 16조 달러, 조 바이든은 2조 달러, EU는 약 2조 유로의 집행 계획을 발표했다. 기후 위기에 대응은 그 어떤 국가정책보다 앞서며 마치 전쟁을 치르듯이 대응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은 해마다 에너지전환지수를 발표해 왔다.

한국은 조사 대상 115개국 중 48위를 기록했다. 선진국으로 분류된 32개국 중에서는 31위에 해당한다. 특히 주요 지표 중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는 평가대상 115개국 중 105위였다. 

‘기후 악당국가’ COP21 이후 영국 기후 행동추적이 우리나라를 평가하고 표현한 단어다.

유럽 등 선진국의 경우 감축 목표 기준연도를 1990년으로 했고 영국을 포함한 EU(28개국)의 경우 2030년까지 40%를 감축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2030년 BAU 대비 37% 감축 목표를 정했다.

1990년 대비 2019년 온실가스 순 증감률을 보면 우리나라는 171.2% 증가했고, 영국은 35.0%를 감축했다.

우리나라가 감축 목표를 2030년 달성해도 1990년 대비 124.2% 증가하게 된다. 즉 1990년도를 기준연도로 하면 감축 목표가 아닌 최소증가 목표 쯤이 되는 것이다.

이행수단이 되는 재생에너지 점유율을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2019년 말 기준 발전량 중 재생에너지 점유율은 4.8%다.

반면 독일은 41.2%, 영국 37.5%이고 세계평균은 26.6%, 아시아 평균은 23.7%다. 기후협약 탈퇴한 미국은 17.9%이고 아시아 평균은 23.7%다.

우리나라 RE3020 목표를 약 10년 뒤에 달성해도 2019년 말 아시아 평균보다 3.7% 낮다. 

지금 설치된 재생에너지 용량의 4배를 일시에 추가해야 아시아 평균 정도가 된다는 것과 우리나라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보고 국제기구에서 기후 악당국가라 규정한 것은 숨기고 외면하고 있다. 

온실가스를 효과적으로 감축하지 못한 국가들에게는 탄소 국경세, 탄소세, RE100, CFP 등으로 포장된 무역장벽이 쓰나미처럼 다가오게 될 것이다.

우린 그런 위기 앞에 서 있는 거다. 우리 국민은 위기 앞에 항상 단결했고 위기를 발판으로 더 큰 전진을 이룩해왔다. 그 과거의 역사! 그 역사가 반복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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