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룸·ICT’ 바이오메디컬에 접목…‘K-방역’ 간판기업으로

하나지엔씨 박동일 대표이사.

[기계설비신문 김주영 기자] 1994년 설립된 (주)하나지엔씨(대표이사 박동일)는 의료시설 클린룸 시설공사를 선도하는 강소기업이다. 

‘단 한 가지라도 세계 최고가 되고, 작더라도 강한 기업’을 목표로 출발한 하나지엔씨는 △바이오메디컬부문 △에너지부문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박동일 대표이사는 중동 붐이 한창이던 1980년대 초반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건설현장을 누비면서 기계설비의 매력에 젖어들었다.

박 대표는 “1980년대 중동국가들은 막강한 자금력을 동원해 선진기술을 대거 도입했다”며 “기계실을 구성하면서 루프탑 방식에 하향식 배관을 도입하고 히트펌프까지 운영했다”고 회상했다. 해외 경험이 선진기술을 체험하는 기회가 됐다.

반도체산업이 호황을 이루면서 산업용 클린룸이 주목받던 시절에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바이오클린룸에 일찍이 눈을 돌렸다. 수요가 없었던 탓에 적극적으로 시장 개척에 나설 수 밖에 없었다. 이를 위해 HVAC 기술 가운데 클린룸 관련 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을 바이오메디칼에 접목시켰다. 

그 결과 전국 100여 곳의 병원, 수술실 1000개 이상을 시공하며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실적을 보유했다. 

국립암센터,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고려대병원, 성모병원, 명지병원, 인하대병원, 건국대병원 등의 무균병실, 음압격리실이 하나지엔씨의 기술력으로 운영 중이다.

하나지엔씨는 △인공지능형 공기차압장치를 이용한 세균오염 방지시스템 △무균병실용 무균수 공급장치 △바이오클린룸 세균오염방지시스템 △습식 공기청정장치 등 국내외 바이오메디컬 관련 특허를 20여건 보유하고, 국제인증(CE) 규격과 ISO9001·14001 등을 획득했을 뿐 아니라 해외시장에 국산 기자재를 설계, 납품, 시공, 운영 등 전 공정을 제공하는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병원 100여곳 1000여 수술실 시공…국내 최고 실적 보유
공기차압장치 이용한 세균오염방지 등 관련 특허 20여건
“에너지절약 키워드는 수배관 최적화” 에너지부문도 강조

하나지엔씨는 한국의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술(IT)을 적극 활용해 선진국보다 우수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수출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의료시설에 적용하는 ‘실간 차압 제어시스템’ ‘에너지절감시스템’ 등은 감염병 확산을 막는 기술로 호평 받고 있다.

신종플루, 사스 등 신종 전염병이 창궐하면서 보라매병원 음압격리병동을 시작으로 많은 의료시설에서 음압실 확충에 나서고 있다. 

하나지엔씨는 인하대 국가지정음압치료병동 시공과 유지관리용역을 수행하고, △의료진·환자 등의 안전 최우선 △에너지 절감 △시설의 효율적인 운영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해 관련 업무를 수행했다. 특히 안전을 확보한 뒤 전외기·전배기에 따른 에너지절감시스템을 적용하는 시대적 흐름에 부합한 기술력을 선보였다.

이 곳에는 냉·온수 방식 최적화를 이뤄내고 차압, 유량, 온도제어를 동시에 만족 시키는 PIBCV(압력독립형 밸런싱컨트롤 밸브) 시스템이 적용됐다.

하나지엔씨가 시공한 무균병실 전경.
하나지엔씨가 시공한 무균병실 전경.

지난달 열린 ‘2020 대한민국 기계설비전시회’에서도 관련 기술을 선보여 관람객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음압설비관 검체부스 △이동형음압기 △의료진 보호용 클린패널 △음이온 클러스터(Anion Cluster) 등이 대표적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는 장치들로, 투자 대비 경제성이 높다는 장점을 지녔다.

박 대표는 “코로나19 이전에 국내 음압병실 규모는 약 860실이었다. 팬더믹 이후 코로나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부족한 음압병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이동형 음압기를 설치 운영토록 허용해 장비를 개발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 장비에는 양·음압, 환기 등 HVAC 기술이 활용된다.

박 대표는 HVAC 기술을 기본으로 국내·외 기준과 규격에 맞는 세계 최초,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기계설비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꿈을 품고 있다. 

그는 “수입 제품 대체 효과로 국가경제에 도움을 주고, 앞으로 안정성, 실효성, 경제성, 기술성이 검증된 이후 국제규격을 인증 받아 K-방역의 필수품으로 동남아시아 등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국가로 수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너지사업부문도 하나지엔씨가 주도하는 영역 중 하나다. 

기계설비산업이 에너지와 온실가스 감축 문제를 앞장서 해결해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다. 

박 대표는 대한설비공학회 공조분과에서 우연한 기회에 하이드로닉(hydronic) 기술을 접한 계기로 에너지 부문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 절약의 절대적 해법처럼 이슈화되는 BEMS을 기술적으로 분석하면 결국 에너지절약의 키워드는 수배관의 최적화, 즉 설계대로 하이드로닉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공조장치에서 열에너지를 사용한 후 냉동기로 사용 후의 열에너지를 보내고 있는지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설계부터 프로그램을 통한 전산 해석이 중요하게 요구되고 있으며 컨트롤밸브의 제어 정밀도를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EQM 특성의 밸브를 사용하고, 에어밸런싱과 같은 수배관의 밸브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측정 장치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내최초 냉난방 수배관 해석 프로그램인 Hyd-SAREK을 개발해 대한설비공학회를 통해 정기적인 교육을 진행, 기계설비 엔지니어의 기술 수준을 향상시키고 있다. BIM을 활용한 냉난방 수배관 및 소방 수리계산을 동시에 할 수 있는 통합형 프로그램도 내년 하반기에 출시할 계획이다.

그는 설계대로 시공이 이뤄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나마 설계된 시스템의 일부 제품들을 삭제 또는 변경해 시스템의 원활한 운전요소를 제거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하지만 기능보다 외관을 중시하는 특유의 문화도 기계설비산업의 발전을 저해한다고 꼬집었다. 서양은 기능을 먼저 보고, 수리의 용이성을 중시하는 까닭에 ‘노출 배관’을 인테리어화하고 있지만, 한국은 외관이 중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후 변화에 대응해야 할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보이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까닭에 유리 외관을 선호해 에너지 소비 측면에서 낭비가 크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계설비법이 변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대표는 “서두르지 않고 미래 기계설비산업의 기술과 시장 성장을 고려한 계획과 정책이 법을 통해 마련돼야 한다”며 “현재 노동집약 중심의 산업 구조에서 탈피하고 EPC 중심의 기술력으로 기계설비건설산업만의 플랫폼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계설비 산업이 건축법에서 독립할 기반이 마련된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 종합건설업의 하청사가 아닌 엄연한 건설산업의 한 주체로 인정받도록 청사진을 그릴 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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