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번째 독자모델 보유국 ‘눈 앞’...6년만의 결실
27만kW급..2030년까지 10조원 수입대체 효과 기대

두산중공업 직원들이 가스터빈 조립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두산중공업 직원들이 가스터빈 조립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계설비신문 안광훈 기자] 우리나라가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기술을 보유한 5번째 국가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1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국책과제로 개발 중인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초도품에 대한 최종 조립행사를 가졌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제조 공정율은 약 95% 수준으로, 두산중공업은 연내에 성능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만약 이번 시험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우리나라는 미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와 함께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기술을 보유한 5번째 국가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기계공학의 꽃’…항공 제트엔진보다 높은 기술력 요구

이번에 두산중공업이 개발한 DGT6-300H S1 모델은 출력 27만kW, 복합발전효율 60% 이상의 대용량·고효율 가스터빈이다.

부품 수만 4만여개에 이른다. 가스터빈 내부에 450개가 넘는 블레이드(날개)가 있는데, 블레이드 1개 가격이 중형차 1대 가격과 맞먹는다. 또 가스발전(LNG)의 초미세먼지 배출은 석탄발전의 8분의 1, 직접 배출되는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의 대기오염물질은 석탄발전의 3분의 1 이하 수준으로 친환경 발전소 운영에 필수적인 장치다.

특히 발전용 가스터빈은 ‘기계공학의 꽃’이라 불릴 정도로 여러 분야에서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최신 가스터빈의 경우 핵심 기술은 ▲1500℃ 이상의 가혹한 운전조건에서 지속적으로 견디는 ‘초내열 합금 소재 기술’ ▲복잡한 형상의 고온용 부품을 구현하는 ‘정밀 주조 기술’ ▲대량의 공기를 24:1 까지 압축하는 ‘축류형 압축기 기술’ ▲배출가스를 최소화하는 ‘연소기 기술’ ▲압축기/연소기/터빈의 핵심 구성품을 조합시키는 ‘시스템 인테그레이션 기술’이 조화된 최고 난이도 기계기술의 복합체다.

두산중공업 기술연구원 이종욱 상무는 “발전용 가스터빈은 항공기 제트엔진을 모태로 출발했지만 시장의 요구에 따라 급격한 기술발전을 이뤄냈다”며 “1500℃가 넘는 고온에서 안정성과 내구성을 보증하는 첨단소재 기술 등 이번에 개발한 27만kW 모델에 적용한 일부 기술은 항공용 제트엔진의 기술력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번에 공개한 모델은 한국서부발전이 추진하고 있는 5만kW급 김포열병합발전소에 공급돼 2023년부터 상업운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은 이 모델 외에도 시장 변화를 선제적으로 반영한 최신 사양의 후속 가스터빈 모델(38만kW급), 신재생 발전의 단점으로 꼽히는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한 10만kW급 중형 모델 개발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2030년까지 약 10조원 수입대체 효과 기대

현재 국내 발전소에서 운영되고 있는 가스터빈은 총 149기로, 모두 해외 기업 제품이다.

가스터빈 구매비용 약 8.1조원에 유지보수, 부대 및 기타비용 약 4.2조원을 고려하면 약 12.3조원에 이른다.

2017년 말 발표된 8차전력수급기본계획과 노후 복합발전소, 석탄발전소 리파워링을 고려하면 가스터빈이 필요한 신규 복합발전소는 2030년까지 약 18GW 규모로 건설될 전망이다.

18GW 복합발전소 증설에 국내산 가스터빈을 사용할 경우 약 10조원의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여기에 유지보수, 부품교체 등 서비스사업과 해외시장진출까지 고려하면, 그 파급효과는 훨씬 커진다.

미국의 IHS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는 전 세계적으로 2018년부터 2028년까지 총 432GW의 가스발전이 신규 설치될 것으로 전망했다. 두산중공업은 국내외 적극적인 수주활동을 통해 2026년까지 가스터빈 사업을 연 매출 3조원, 연 3만명 이상의 고용유발효과를 창출하는 주요사업으로 육성해나갈 계획이다.

독자모델로 가스터빈 서비스 시장 공략

두산중공업은 이같은 독자모델을 기반으로 가스터빈 서비스 시장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가스터빈 제조사들은 기기 공급뿐만 아니라 공급 후 유지보수, 부품교체 등의 서비스 사업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2017년 미국에서 가스터빈 핵심부품에 대한 정비, 부품교체, 성능개선 등 서비스 사업을 운영하는 DTS(Doosan Turbomachinery Services)를 인수했다.

DTS는 현재 국내 상업운전중인 대부분 가스터빈 모델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은 “격변하는 시장환경 속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다각화하는 노력을 펼쳐왔는데, 오랜 노력 끝에 발전용 가스터빈을 개발하게 됨으로써 매우 중대한 하나의 결실을 맺었다”며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통해 다른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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