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큰 시기엔 국내 저장시설 확대해야

강희찬 교수
(인천대학교 경제학과)

글로벌 경제가 에너지시장의 변동성에 크게 출렁이고 있다.

저유가시대는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저성장 기조로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데 반해 공급설비에 대한 투자가 시장충격을 완화하는 데 미치지 못하면서 수급균형이 깨지면서 장기화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COVID19)로 촉발된 추가적인 에너지 수요 감소는 에너지기업의 자산가치 하락은 물론 신규 공급원에 대한 투자위축으로 이어져 장기적인 에너지안보 위협요인이 될 전망이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경우, 글로벌 공급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코로나 국면이 안정되고 실수요가 살아나게 되면 국제금융시장은 유가 폭등이 또 다른 뇌관으로 작용해 경기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전 세계 전문가들이 에너지 가격급등을 2025년 전후로 예측하고 있는 데에는 바로 이러한 국제유가와 금융시장의 고리를 복합적으로 고려한 데서 기인한다. 즉 에너지안보에 대한 위협은 비단 고유가 시대는 물론 저유가와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그 폭발력이 강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국제원유·가스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각 국의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 셰일가스로 촉발된 국제원유시장의 패권경쟁에 중동과 러시아가 달러 강세임에도 공격적으로 밀고 나가면서 미국의 패권주의가 퇴색되고 에너지 시장의 판도가 점차 지역화와 춘추전국시대로 흐르는 양상이다. 여기에 카타르는 밀어내기 식으로 LNG생산량과 설비를 늘리면서 코로나19 이후 국제 가스시장의 산업지형과 에너지 공급망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중 간 신냉전 구도는 각국의 에너지 안보 대응 계산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따라서 현재와 같이 미중관계가 악화일로에 있는 복잡한 지정학적 관계 속에서 한국이 취해야 할 에너지안보 전략은 해외 시장에 의존적인 에너지수급구조를 정확히 이해하고 탄력적인 수급관리가 가능한 설비구축과 리스크관리가 가능한 제도마련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최근 미증유의 코로나19의 팬데믹 상황 속에서 각국 정부의 국가 간, 국경 내 봉쇄 조치(lockdown) 등 전례 없는 수준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초유의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주요 기관들은 금년 세계경제 전망을 대폭 하향 조정하고 있다. 각국 정부의 방역 대응과정에서 글로벌화를 역행하면서 지역 중심의 경제질서가 재편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정부는 최근 ‘한국판 뉴딜정책’을 발표하고, 코로나19 극복과 이 과정 속에서 선진국으로 도약을 위한 사회, 경제, 무역,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과감한 재정정책을 발표했다.

정부가 제시한 에너지 공급 안전성 확보를 위한 대안은 여수에 LNG저장시설을 증설하는 부분이다. 이번 재정 지원을 통해 여수 LNG 터미널을 수출이 가능한 시설로 확대 개선하는 부분이다.

향후 코로나19이후 국제 에너지시장의 변동성이 클 때는 국내 저장시설을 확대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며, LNG수출 거점화 전략도 동북아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라고 볼 수 있다. 정부는 향후 에너지 저장시설을 더욱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특히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와 축소 과정 속에서 폐기나 유휴 방치될 여러 석탄 선착장이나 저탄장 부지를 저장시설로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며, 국내 여러 LNG 저장시설도 지역 상황을 고려하여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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