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호선 청담역 공기정화 장치 눈길
외기차단도어로 오염공기 유입 ‘NO’ 
강남구청 버스정류장 ‘미세먼지 셸터’
전기집진기·활성탄으로 미세먼지 ↓

ㅣ대중교통 속 공조설비ㅣ

미세먼지에 대한 위협이 계절을 가리지 않고 심각해지면서 좋은 공기질은 우리 생활의 주된 관심사가 됐다.

지하철 역사 내 미세먼지 프리존부터 버스정류장 미세먼지 셸터. 옥외개방형 공기청정기까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보이지 않던 다양한 공기정화장치들이 이제는 일상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여기 봐봐 찍는다”

지난 3일 찾은 서울지하철 7호선 청담역에는 핸드폰을 들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종종 보였다.

콘크리트 벽면과 보행로 곳곳에는 다양한 식물들이 보이고, 포토존에 있는 초승달 조명은 뽀얗게 빛나고 있었다.

도심 속 자연이라는 테마 아래 꾸며진 포토존도 눈에 띄었지만, 역사 곳곳에 숨어 있는 미세먼지 저감 장치들이 돋보였다.

청담역 근처 회사에서 근무하는 한 시민은 “사실 지하철은 어딜 가든 똑같잖아요. 근데 이런 공간들이 생기니까 눈요기가 되죠”라고 말하여 식물 공기정화시스템을 보고 신기해했다.

외부 미세먼지 꼼짝마

역사 입구 출입문에는 ‘미세먼지 FREE ZONE’이라 적혀있고, 안으로 들어서면 입구 위에 ‘외기차단도어’가 보인다. 

이 도어는 오염된 외부 공기가 내부로 유입되는 것을 막아주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겨울에는 따뜻한 실내 온도를 유지해 주는 역할을 한다.

양옆 벽면에는 두 대의 ‘분진포집유닛’이 보인다. 

오염된 공기를 순간적으로 빠르게 빨아들여 정화시키는 공기청정기 역할을 한다.

강남구청 공동주택과 관계자는 “기존 청담역은 큰 먼지만 걸러주고 미세먼지 차단 기능은 없었는데, 공조시스템에 미세먼지를 걸러주는 미디엄필터를 추가해 공조시스템을 업그레이드했다”고 말했다.

역사를 따라 걷다 보면 구석구석에 자리 잡은 공기청정기가 눈에 보인다. 

식물에 둘러싸인 소형 공기청정기부터 대공간용 공기청정기까지. 심지어 천장에는 가습형 공기청정기가 설치돼 있다.

실제로 청담역 내 650m 길이의 미세먼지 프리존 구간에는 공기청정기 72대, 공조기 5대가 설치돼 있는데, 이 시설들은 외부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를 90% 이상 제거해 깨끗한 공기질을 상시 유지한다.

청담역 미세먼지 프리존에 설치된 식물 공기정화시스템.

식물이 아니라 공기청정기?

‘스테이션’이라 불리는 상업공간 벽면에 있는 식물들은 핀란드에서 개발된 식물 공기정화시스템 나아바로, 바이오필터가 흙 대신 사용돼 나아바 1대 당 4000개의 공기정화식물 효율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세먼지는 1회 공기 흐름 당 약 25%, 휘발성유기화합물은 약 57% 이상 제거한다.

반면, 눈에 보이지 않으니 공기질이 좋은지 잘 모르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역사 내 스마트도서관을 이용하던 대학생 유 모씨는 “밖은 미세먼지로 공기가 너무 안 좋은데, 이런 공간(미세먼지 프리존) 하나 생긴다고 실내 공기질이 달라질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청담역 실내공기질은 어떻게 관리될까? 

미세먼지 프리존에는 스마트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다. 키오스크에서는 강남구 날씨 정보와 청담역 실내 미세먼지 농도를 포함해 초미세먼지, 휘발성유기화합물, 이산화탄소 등 정보를 볼 수 있다. 

실제로 이날 실외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이었는데, 키오스크는 실내 미세먼지 농도를 ‘좋음’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관리자는 ‘365 스마트 케어 앱’을 사용해 직접 돌아다니지 않아도 지하철 역사 내 미세먼지, 온도, 습도 등을 확인하면서 원격으로 관리할 수 있다.

양재역 '맑은 공기 에어돔(왼쪽)'과 강남구청 '미세먼지 프리 셸터'.

미세먼지 셸터부터 에어돔까지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셸터에 들어가서 버스를 기다리면 되니까 참 좋죠.”

강남구청은 버스정류장에 ‘미세먼지 프리 셸터’를 운영하고 있다.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면서 미세먼지를 피할 수 있게 만든 공간이다. 

3단 슬라이드 문으로 둘러싸여 있는 셸터는 전기집진기와 활성탄으로 도로변 미세먼지를 90% 이상 제거해 외부 공기를 정화한 뒤 내부 미세먼지 농도를 항상 ‘좋음’ 상태로 유지한다. 

이 외에도 냉·난방기, 온열의자, 실내·외 미세먼지 측정기 등이 설치돼 있다. 

지하철 3호선·신분당선 양재역 3번 출구 근처에는 파라솔 모양의 ‘맑은 공기 에어돔’이 지난달부터 가동 중이다.

이 시설은 공기밀도를 제어해 돔 형상의 공기막을 형성함으로써 외부 미세먼지 유입을 차단하고 내부를 맑은 공기로 채우는 옥외개방형 공기청정기다.

에어돔 내부는 외부 대기보다 미세먼지를 최대 60% 저감하고 맑은 공기를 대량 배출한다. 불과 3시간 만에 축구장 한 개 정도 넓이를 정화할 수 있다.

여름철에는 제습 기능까지 제공하며,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일 때 자동으로 가동된다.

서울에서만 하루 평균 약 700만명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은 우리 실생활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다. 

서울 외에도 경기, 부산 등 각 지자체는 가지각색의 대중교통 미세먼지 저감 사업을 펼치고 있다.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문제를 비롯해 시민에게 도움되는 대책들이 계속해서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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