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사무실에서도 음압병실처럼 감염원 차단효과 발휘

2.5Pa 이상 차압 형성…기밀성 떨어져 더 많은 배기풍량 필요
감염병 전파 최소화 기대…열회수 통한 에너지 절감은 어려워

성민기 세종대학교 교수
성민기 세종대학교 교수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코로나19 확진자를 격리치료할 수 있는 의료기관의 수급이 어려워졌고, 이에 따라 일부 경증 확진자는 자택에서 가족구성원과 차단된 공간에서의 격리가 허용됐다. 격리기간 동안 화장실이 딸린 방에서 출입을 하지 않고 지내는 환자도 힘들었지만, 가족들도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했다. 이러한 우려를 줄여주기 위한 몇 가지 대책 중 확진 가족이 격리된 실을 음압격리병실과 같이 음압으로 유지시켜주는 주택용 차압제어장치가 개발되기도 했다. /편집자 주

[그림 1]은 개발된 차압제어장치의 성능을 실험하기 위해 실험주택에 설치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장치는 안방의 부속 화장실에 설치되었고 평상 시에는 화장실 배기팬으로 작동하다가 확진자 가족의 격리가 필요한 경우 풍량을 조절해 안방과 화장실이 거실보다 음압이 유지되도록 했다.

[그림 1] 실험주택에 설치된 차압제어장치
[그림 1] 실험주택에 설치된 차압제어장치

급배기 밸런스를 위해 환기시스템과도 연동되도록 했는데, 차압제어장치가 가동되면 환기시스템의 배기댐퍼를 닫아 안방의 음압 형성과 안방에서의 오염공기 유출을 차단할 수 있도록 했다.

차압제어장치의 성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방후드를 가동하거나 거실의 창문을 열기도 하고, 연돌효과까지 고려해 복도에 압력도 인위적으로 형성시키면서 실험을 진행했다.

차압측정과 입자유출 실험 등을 통해 안방과 거실 사이에 2.5 Pa 이상의 차압이 형성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몇 가지 개선해야 할 사항들도 발견됐다.

첫 번째는 안방과 거실 간의 누기이다.

최근 건축물은 에너지 절감을 위해 외피를 기밀하게 설계하고 시공하지만 실내 간벽은 그렇지 않다.

실내 간벽과 천장 반자 내 공간은 기밀 처리가 돼 있지 않아 모든 마감이 기밀하게 처리돼 있는 음압격리병실과 달리 음압을 형성시키기 위해 더 많은 배기풍량을 필요하게 되고, 이는 장치의 팬소음으로 이어진다.

두 번째, 세대 내 공기오염물질이 격리실로 집중되는 문제이다.

음압격리병실도 마찬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으나, 높은 환기량과 헤파필터의 사용으로 병실로 유입되기 전에 어느 정도 제거될 수 있다.

하지만 주택에서는 거실이나 주방 등으로부터의 오염물질이 여과나 배출 없이 격리실로 집중되므로 팬소음과 함께 격리 확진자의 거주 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환기시스템의 배기를 차단하고 급기만 실시하므로, 열회수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또한 차압제어장치의 배기는 오염된 공기이므로 환기시스템에서 열회수용으로 활용하기도 어렵다.

주택용 차압제어 장치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충분히 검토하고 해결하여 적용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서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고 주택뿐만 아니라 다양한 용도의 건물에 활용할 수 있는 실간 차압제어 장치도 개발되고 있다.

[그림 2] 실간 차압제어시스템
[그림 2] 실간 차압제어시스템

[그림 2]는 천장에 매립하여 실간 차압을 형성시켜 줄 수 있도록 개발된 장치이다.

음압을 형성해야 하는 실의 공기를 헤파필터를 거쳐 인접한 실로 배출시키고 출입문 등의 틈새를 통해 다시 음압을 형성해야 하는 실로 공기가 유입되도록 제어한다.

차압센서로부터 실간 차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팬의 풍량을 제어하여 설정된 차압으로 유지시켜 줄 수 있다.

기존의 이동형 음압기나 앞서 개발된 주택용 차압제어장치가 실내공기를 전량 외부로 배출시켜주기 때문에 가장 안전한 방식이지만, 외벽을 천공해야 하고 냉난방 부하의 증가나 다른 공조나 환기시스템과의 밸런스 조정 등의 고려가 필요하다.

하지만 개발된 장치는 안전성은 다소 떨어질 수 있으나, 다른 시스템과의 간섭이 없어 비교적 간단하게 설치해 운영할 수 있다.

[그림 3] 사무실에서 실시한 실간 입자실험 모습
[그림 3] 사무실에서 실시한 실간 입자실험 모습

[그림 3]은 실간 차압제어장치의 성능을 평가하기 위해 실제 사무실에서 입자 실험을 실시한 모습이다.

음압을 형성해야 하는 사무실에서 입자를 일정하게 발생시키고 사무실과 복도의 입자 농도를 모니터링 했다.

출입문을 닫고 장치를 가동하였을 때 설정한 차압(5Pa)을 유지했으며, 같은 조건에서 사무실에서 입자를 일정하게 발생시켰을 때 복도에서 측정 가능한 가장 작은 입자(0.3μm)도 증가하지 않았다.

사무실의 입자 농도도 실간 차압제어장치의 가동으로 인해 34%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입자 발생을 중단한 후 감소 속도도 2배 정도 빨랐다.

음압격리병실에서 출입문이 닫혀 있을 때에는 차압이 유지되고 오염공기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지만, [그림 4]와 같이 의료진이 출입할 때에는 차압도 유지되지 않고 병실로부터의 오염공기도 인접실로 유출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림 4] 의료진 출입 시 음압격리병실 공기유출
[그림 4] 의료진 출입 시 음압격리병실 공기유출

실간 차압제어 장치가 설치된 실에서도 출입문이 열리고 재실자의 출입하는 순간에는 차압이 유지되지 않고, 음압이 형성돼 있던 실에서 오염공기가 유출될 수 있다.

이러한 유출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출입문이 개방될 때 팬 풍량을 최대로 가동되도록 제어하고 있다. 실간 차압제어장치를 가동하면서 재실자의 출입 시 유출 제어 효과를 입자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장치를 가동하지 않고 재실자가 출입하였을 때에는 사무실의 입자 농도의 최대 74%까지 유출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장치를 가동하고 출입하였을 때에는 최대 7% 정도만 유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장치를 가동할 경우 출입문이 다시 닫힌 후 복도의 입자 농도가 더 빨리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된 실간 차압제어장치는 확진자의 격리보다는 실간의 공기흐름을 제어해 오염된 공기가 인접실로 유출되지 않거나 유입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곳에 활용할 수 있다.

물론 헤파필터가 제거할 수 없는 이산화탄소와 같은 가스상 오염물질이 문제가 되지 않는 곳에서만 적용될 수 있다.

* 본 기고에서 다룬 주택용 차압제어장치는 삼성물산, 실간 차압제어장치는 자율운전 기반 지능형 건물에너지환경 통합관리시스템(iBEEMS) 개발사업(산업통산자원부)의 지원으로 개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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