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들어 감염병이 재창궐하고 있다. 지난 3~4년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개인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소 잠잠했었던 독감(인플루엔자)이 ‘코로나 엔데믹’ 선언 이후 다시 유행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중국에서 시작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의 위협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 잊혀졌던 ‘홍역’도 재창궐 조짐을 보인다.

실제로 주변을 둘러보면 많은 사람들이 독감이나 감기에 걸려 시름하고 있다.

중국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환자로 최근 한달새 급증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홍역도 해외입국자로부터 유입되고 있다는 질병관리청의 발표도 있었다.

지금 창궐하고 있는 감염병의 공통점이 있다. 공기 중 비말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전파력이 강하다는 것이다. 코로나19처럼 말이다.

아직 사망에 이르기까지 우려할 정도의 병세는 아니지만, 코로나19처럼 어떠한 변이를 통해 우리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할지 모른다.

그래서 걱정이다. 윤석열 정부가 과학방역을 외치며 출범했지만, 과학방역의 실체는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코로나19 퇴치의 최전선에서 싸워줬던 공공의료기관에 대한 예산은 대폭 삭감됐으며, 코로나19 등 신종바이러스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해 연구에 투입돼왔던 예산마저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감염병 전파를 최소화하고 상대적으로 감염병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기계설비인들이 제안했던 ‘기계식 환기설비의 고도화’와 ‘취약계층 지원방안’도 외면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말로는 “신종감염병 대비에 철저히 하겠다”고 말한다.

지난 12일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코로나 이후 찾아올 미래 감염병에 대비해 하루 100만명 환자에 대응이 가능하고, 100~200일 내에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겠다”고 강조했다.

과학방역 100일 로드맵을 외치며 출범했던 윤석열 정부다. 하지만 아직도 이러한 발언을 하는 질병관리청장의 발언에 고소를 금할 수 없다. 100일 안에 실천하겠다는 약속은 사라지고, 2년이 다 되어가는 현 시점에 당시 발표됐던 로드랩을 되풀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정운영을 위한 입법 파트너인 정치권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온 국민이 겪어야 했던 고통을 잊은 채 오직 내년에 치러질 총선에만 몰두하는 모습이다.

이제 제발 정신차려야 한다. 민생, 그중에서도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감염병 위기는 그 어떤 정치 이슈보다 시급한 현안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특히 정부는 ‘입’으로만 외치는 과학방역이 아닌 행동하는 ‘과학방역’임을 입증하려면, 지금이라도 다시 한번 감염병 예방과 치료를 위해 어떤 길을 가야할 지 다시 한번 되짚어봐야 할 것이다. 그 어떤 정부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하면 존재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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