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철 체육학박사·한국골프학회 부회장
이봉철 체육학박사·한국골프학회 부회장

코로나로 인해 대한민국 골프장은 최대 호황기를 맞았다. 시장논리에 따르면 호황기 골프는 품질이 좋아지고 서비스가 좋아지는 시장 상황을 맞게된다.

하지만 우리 골프장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해외로 나가지 못하는 골퍼들이 대부분 내륙 또는 제주도에서 골프 라운드를 즐기면서 코로나19로 인한 반사이익을 얻게 됐다.

늘어난 내장객에 대한 골프장 그린피는 최고가를 경신하고 골프장 부킹은 점입가경이다. 서비스가 당연히 좋아져야 하는 여건인데도 골프장 손님들에 대한 서비스는 기대 이하였다는 평가다.

인지 부조화 상태이다. 그러면서도 평소보다 비싸고 서비스가 하락한 골프장의 출입을 이어가고 있는 자신이 안타깝지만 마음의 갈등을 느끼면서도 불편함을 해소하는 태도나 행동을 보이게 된다.

넘어진 김에 쉬어가라 한 것처럼 어쩔 수 없는 현실에 대해 태도나 행동을 일치하도록 자기합리화를 통해 안정된 마음을 가지기 위해 노력한다. 인지부조화 상태에 어떤 골퍼들도 자유롭지는 못하다.

막상 그린에서도 상사나 어려운 상대방에게는 컨시드를 주는 거리가 후하게, 동료에게는 박하게, 들쭉날쭉 컨시드를 준다.

다른 동반자들과 적용하는 룰이 형평성에서 벗어나 마음이 편치 않지만 끝까지 미안해하지 않는다. 게임의 룰을 정할 때에도 한명의 고수는 스트로크 방식을, 3명의 하수들은 스킨스 방식을 원하지만 스킨스는 재미가 없다며 스트로크 방식의 게임을 정한다.

하수들 입장에서는 지출의 한도가 없는 스트로크 방식에 비해 일정한 돈만 지출되는 스킨스 방식을 선호하지만 고수의 주장에 의해 그렇치 못한 경우이다.

필드에서 골퍼는 자신이 쌓은 신념에 일치하도록 정보를 선택하고 유리하게 해석하려는 경향을 지니고 있다.

골프 인지부조화란 골퍼의 내공에 따라 생각하는 기준이나 해석이 약간씩 다를 수 있다. 이러한 기준과 가치가 자신이 생각한 것과 다를 때 또는 반대되는 새로운 정보를 접했을 때 골퍼는 정신적 스트레스나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문제는 이러한 인지부조화가 발생하면 불일치를 겪고 있는 골퍼는 심리적으로 불편해지면서 이런 불일치를 줄이고자 하거나, 의식적으로 불일치를 증가시키는 행동을 피하게 된다.

골프는 멘탈운동이기에 라운드에서 인지부조화를 겪을 때 뒷땅, 탑볼 등의 어처구니없는 스윙으로 아웃오브바운스가 나온다던지 그린에서의 3퍼터, 상대방과의 언쟁, 공격적인 행동 등을 취하게 된다.

부조화는 골퍼의 믿음에 부합하지 않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느끼는 상태이다. 우리 내부에는 가치관이나 믿음이 언제나 동일하게 유지하고자 하는 일관성의 동기가 작동한다.

이성적 골퍼는 라운드에서 발생하는 모순적인 인지를 긍정적인 면으로 전환시켜 균형을 회복하고 중심을 잡는다.

조화로 가는 태도이다. 골퍼는 일관성을 가져야 제대로 된 샷을 하고 일관성을 갖지 못하면 불균형의 샷을 한다. 필드의 불균형은 라운드 내내 불편함과 긴장감으로 이어져 최악의 라운드가 전개된다.

만약 부조화를 겪고 있는 골퍼가 자신의 신념의 변화를 통해 부조화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상대방을 설득하려는 시도를 통해 부조화를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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