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설비산업연 보고서... 공기단축·비용 절감
작업공간 확보·폐기물처리시설 설치 이점도
원안위 고시 개정 통해 단계별 해체 근거 마련을

지난 2017년 영구 정지가 결정된 고리원전 1호기.
지난 2017년 영구 정지가 결정된 고리원전 1호기.

[기계설비신문 안광훈 기자] 영구 정지되는 원전부지의 효율적인 활용과 비용 절감을 위해 방사성 지역과 비방사성 지역을 구분해 원전 해체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회장 백종윤)가 기계설비산업연구원에 의뢰해 작성된 ‘플랜트설비산업의 원자력해체사업 진출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원전 중 2030년까지 영구정지 대상이 되는 곳은 총 12기. 원전 1기의 해체비용이 약 6500억원으로 추산되는 만큼, 2030년까지 영구정지되는 원전의 해체비용은 약 7조8000억원에 달한다. 

이 보고서는 원전사업부지를 방사성 지역과 비방사성 지역으로 구분해 해체사업을 추진할 경우, 최소 15~20년이 걸리는 원전 해체사업의 공기를 단축할 수 있으며, 인건비 절약 등으로 전체 공사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비방사성지역에 대한 우선 해체작업이 진행됐을 경우, 방사성 지역 해체사업 추진 시 작업공간을 확보하고, 폐기물 처리시설을 설치하는 등 원전해체공사 운영에도 이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현행법 상 방사성 시설에 대한 최종 해체계획을 승인받아야만, 방사선 안전과는 상관없는 비방사성시설에 대해서도 해체사업을 착수할 수 있기 때문에 관련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원전의 해체방법과 일정을 규정한 원안위 고시에 ‘비방사성 시설에 대해서는 별도의 해체방법과 일정을 고려할 수 있다’라는 조문을 삽입해 방사성 지역과 비방사성 지역의 해체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이러한 조치를 통해 영구정지된 원전부지의 효율적인 활용과 해체비용 절감은 물론, 오랜 세월 원전건설 과정에서 축적되어온 기계설비산업의 기술력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와 관련 기계설비건설협회 관계자는 “플랜트기계설비산업은 원전의 주요 설비공사를 수행해 온 중요한 원전분야 산업군 중 하나”라며 “앞으로 전개될 해체사업의 경우에도 원전의 구조와 원전설비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필요한 만큼, 기계설비산업이 그 핵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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