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건설공기 24개월인 복합구조물”

정동욱 회장
정동욱 회장

“소형모듈원자로(SMR)는 말 그대로 소형이기 때문에 기존 대형 원전들과는 차별화된 안전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다양한 운전방식을 적용할 수 있는 운전 유연성은 최근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재생에너지의 출력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원자력학회장 정동욱 중앙대 교수는 SMR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원자력발전에 있어 안전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소는 원자로에서 발생되는 잔열인데, 이를 제거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다. 원자로 가동 정지 후 발생되는 잔열을 제거하지 못하면 연료봉이 녹아내리면서 대량의 방사능이 유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같은 잔열은 원자로의 용량에 비례한다. 따라서 소형 원자로인 SMR은 기존 대형원전에 비해 잔열이 적어 자연냉각방식으로도 잔열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대형원전과 차별화된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형원전과 SMR은 어떻게 구분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정동욱 교수는 “기존 대형원전은 원자로 용량면에서 100만kW 또는 140만kW에 달하지만, SMR은 원자로 용량이 통상 30만kW 이하인 원자로를 가진 원전을 말한다”며 “특히 SMR은 대형원전에서는 분리돼있는 가압기, 증기발생기 등의 장치들을 하나의 용기에 담아 모듈화시킨 만큼, 원자로 하나로 원전을 구성할 수도 있고, 필요한 만큼 여러 개를 연결해 구성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소형 원자로 기술도 이미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 있습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SMART’라는 10만kW급 소형 원자로를 개발한 경험이 있으며, 이 원자로는 2012년에 세계 최초로 안전규제기관의 심사를 통과한 바 있습니다. 다만 소형원자로를 여러 개 연결해 원전을 구성하는 시스템 모듈화 기술은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또 원자로를 조금 더 단순화시키는 기술개선도 필요합니다.”

안전성·운전유연성 차별화가 최대 장점
2030년 이후 SMR시장 본격 개화 전망

정 교수는 우리나라 SMR 기술이 가장 선두에 서 있는 미국의 70% 수준까지 와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최근 예비타당성을 통과한 ‘혁신형 SMR 국가과제’를 추진하게 되면 2028년 경에는 부족한 기술력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MR 기술개발에 있어 가장 중점적으로 염두에 둬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시스템 모듈을 구성할 때 안전성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성 확보도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그동안 우수한 안전성에도 불구하고 SMR이 활성화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가 경제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탄소중립 이슈와 SMR기술의 발전으로 경제성이 어느 정도 확보됐다는 판단이다. 

정동욱 교수는 최근 국내 민간기업들이 해외 SMR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모습에 한편으로는 반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조금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국내 SMR의 성숙도가 떨어져서 국내 대기업들이 해외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민간기업이 SMR에 선투자하고 나선 것 자체가 SMR시장의 전망을 밝게 보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되기에 매우 고무적인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는 2030년대에는 SMR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SMR시장에서 가장 선두에 서 있는 미국의 뉴스케일사가 2029년까지 최초의 SMR원전을 준공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고, 우리나라도 2028년까지 SMR에 대한 안전규제 심사를 통과해 설계인증을 받고, 2030년대부터는 본격적으로 국내외 SMR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구상이기 때문이다.

“원전은 거대장치산업입니다. 기술개발단계에서는 기계설비건설업계가 참여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일 수 있겠지만, SMR 표준건설공기인 24개월을 맞추기 위해서는 콘크리트와 강재를 결합한 복합구조물의 제작과 설치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실제로 건설사업이 추진되면 기계설비업계의 참여가 본격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정동욱 교수는 SMR사업에 대한 기계설비건설업계의 관심과 참여를 당부하면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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