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질설비 설치로 질소산화물 배출 5ppm 이하로 낮춰
성일터빈과 협업통해 고온가스 터빈부품 국산화 쾌거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 그 어떤 공간에도 기계인의 손길이 묻어있지 않은 곳이 없다. 작은 단독주택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복합생활공간까지, 숨어있는 기계설비들을 운영, 관리하는 기계인의 손길은 365일 24시간 쉴 틈 없이 움직이고 있다. 우리 생활에 절대 없어서는 안될 ‘전기’를 생산하는 현장에도 기계인의 땀이 묻어 있다. 2019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말 추운 아침, 발전소 현장에서 일하는 기계인의 숨결을 느껴보고자 한국남동발전이 운영하고 있는 ‘분당발전본부’ 기계부를 찾았다.

 

하늘에는 ‘천당’, 지상에는 ‘분당’이라 불리울 만큼 살기 좋은 곳이라 인정받는 성남시 분당구 불곡산 끝자락.

이곳에 성남 일대에 전기와 난방열 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분당복합화력이 위치해 있다.

제법 차가운 공기가 상쾌하게 느껴지는 맑은 아침이다. 도심 속 공원에 산책을 나온 듯 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도 잠시, 하늘 높게 솟은 8개의 굴뚝은 이곳이 발전소임을 확인해 주고 있었다.

기자가 찾은 분당발전본부 기계부는 총 16명의 직원으로 구성돼 있다.

가스터빈(GT) 파트, 보일러 파트 등 총 4개 파트에 소속된 이 직원들은 실제로 발전소 기계설비를 운영, 관리하는 핵심 멤버들이다.

얼마 전까지 일부 발전기에 대한 계획예방정비를 마치고, 지금은 탈질설비 설치공사가 한창이다.

발전소는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다.

계획예방정비는 발전소 내 각종 기계설비에 대한 검사와 정비를 통해 발전소가 늘 건강한 상태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정기 건강검진이다.

 

상반기 탈질설비 공사 완료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 등의 환경문제에서 발전소도 자유로울 수는 없다.

지금 분당발전본부 기계부가 가장 우선 순위에 두고 진행하고 있는 일도 바로 환경오염물질을 줄이기 위한 일들이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탈질설비 설치공사. 

[기계설비신문] 김민지 기자 = 지난 20일 탈진설비 공사현장. 2019.12.20 mjk@kmecnews.co.kr
[기계설비신문] 김민지 기자 = 지난 20일 성남시 분당구 한국남동발전 분당발전본부 탈진설비 설치공사 현장. 2019.12.20 mjk@kmecnews.co.kr

분당발전본부에서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탈질설비 설치공사는 발전소 폐 속에 깨끗한 필터를 설치하는 작업이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이 공사는 2020년부터 시행되는 통합환경관리법에 따라 질소산화물(NOx) 배출허용기준이 강화된 데 따른 조치다.

이 법은 현재까지 허용된 배출기준을 80ppm에서 34ppm으로 낮추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게다가 앞으로는 환경부의 공사계획인가를 받으려면 10ppm까지 낮춰야 한다.

이에 따라 분당발전본부 기계부는 현재 40ppm으로 유지해왔던 질수산화물의 배출량을 5ppm까지 낮추겠다는 계획 하에 이 탈질설비 공사를 진행해왔다.

새로운 설비 하나 추가한다고 생각하면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사실은 어려운 공사다.

박경일 기계부장은 “기존 설비 내에 공간을 찾아서 탈질설비를 설치해야 하는데, 그 공간을 마련하고 설치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작업”이라며 “하지만 이 설비의 설치로 강화되는 환경기준을 맞추고 친환경발전소로 명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보람찬 일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보일러 내부에 필터를 설치하는 작업은 이미 마무리됐으며, 지금은 외부배관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발전소가 지속적으로 운영되어야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발전소 가동을 멈추고 진행해야 하는 이 공사는 현재 가스터빈 6호기와 8호기에서만 진행되고 있다.

이 공사는 2020년 1월 준공될 예정이다.

분당발전본부는 나머지 1~5호기와 7호기에 대한 탈질설비 공사도 2020년 상반기까지 단계적으로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공사가 완료되면 5년 동안 1115톤의 질소산화물이 줄어들고, 337억원의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부품 국산화 성과

분당복합화력은 거의 30년 가까이 운영된 발전소다. 그러다보니 노후된 부품의 교체 수요가 만만치 않다.

지금이야 대부분의 터빈발전기가 국산화되었지만, 분당복합화력이 건설될 당시만 하더라도 외산제품이 대부분이었다.

분당복합화력 역시 알스톰 제품을 들여와 설치했다. 때문에 부품 교체 역시 외산 제품을 사용할 수 밖에 없고, 이에 따른 비용 지출이 너무 높았다.

이에 분당발전본부는 협력업체와 손잡고 부품 국산화에 나서게 된다.

그 협력업체가 바로 ‘성일터빈’.

성일터빈은 2단계 발전소 준공이 완료된 1997년부터 협업 관계를 이어온 분당발전본부의 대표적인 동반자다.

이 업체가 분당발전본부와 함께 가스터빈 고온부품 국산화 개발에 나선 덕분에 100% 독과점 수입형태였던 부품공급 시장을 다변화할 수 있었다.

국산제품의 대체효과도 있었지만, 수입되는 부품의 가격 하락요인으로도 작용하게 된 것.

박경일 부장은 “가스터빈 핵심부품에 대한 국산화는 발전소 운영비용을 절감해 줄 뿐만 아니라 부품공급 기간을 단축시킴으로써 안정적인 전력공급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산화를 통해 이뤄낸 사업실적만 800억원, 수입대체 효과도 1200억원에 달한다는 것이 분당발전본부의 설명이다.

협력회사 직원들의 안전사고 예방도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박경일 부장은 “근무지에 투입될 때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는 인원은 어떤 경고도 없이 바로 퇴출되고 있다. 바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다”라며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키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충분히 쉴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판단해 협력업체 직원들이 쉴 수 있는 ‘사랑 휴 쉼터’를 설치하는 등 안전환경을 개선하기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계인 자긍심 지킬 것”

“우리나라 건설, 플랜트 산업에서 기계설비는 빼놓을 수 없는 분야입니다. 과거 수많은 역경과 실패를 거듭하며 현재의 산업성장에 이바지했고, 기술력 또한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

기계인으로서의 각오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각자 삶의 터전에서 기계분야 기술자로서 그 역할을 다해 타 분야의 모범이 될 것”이라며 “분당발전본부 기계부 직원들 또한 기계인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발전설비 정비업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당차게 답변하는 그들의 강렬한 눈빛에서 기계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기계설비신문] 김민지 기자 = 지난 20일 성남시 분당구 한국남동발전 분당발전본부 탈진설비 설치공사 현장. 2019.12.20 mjk@kmecnews.co.kr
[기계설비신문] 김민지 기자 = 지난 20일 성남시 분당구 한국남동발전 분당발전본부에서 기계부 직원들이 힘차게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9.12.20 mjk@kmecnews.co.kr

[분당발전본부는]

LNG연료·신재생에너지 친환경 발전소 운영
성남시 소비전력 85%, 난방열 100% 공급 중

분당발전본부〈사진〉는 한국남동발전이 운영 중인 발전소 중 하나로, 수도권 1기 신도시 에너지수급대책의 일환으로 지난 1993년 준공된 LNG발전소다.

성남시 분당구 불곡산 아래에 위치해 있다.

가스터빈 8기와 스팀터빈 2기 등 총 10기의 발전기로 운영되고 있는 이 발전소의 규모는 총 92만2000kW급으로, 성남시 소비전력의 85%와 난방열 100%를 책임지고 있는 열병합발전소다.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고 있어 도심 속 깨끗한 공원과 같이 운영되고 있으며, 준공 이후부터 임직원들로 구성된 나눔봉사단을 통해 이웃사랑, 환경사랑, 문화사랑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발전회사 최초로 신재생에너지 연료전지 발전설비를 설치하고, ‘Sun Tree & Sun Flower’ 태양광발전설비를 설치해 운영 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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