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우
한국기계연구원
환경기계연구실장

미세먼지로 인해 나라가 몸살을 앓고 있다. 국가적으로는 미세먼지 특별법을 제정하고 국가기후환경회의를 출범시키는 등 적극적인 대처 방안 마련을 위해 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 파악과 대책 마련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정확한 진단과 해결 방안 제시를 위해서는 먼저 미세먼지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미세먼지는 인류가 에너지와 동력을 얻기 위해 연료를 태우는 과정에서 화학적 반응에 의해 대부분 발생한다.

이렇게 생성된 먼지는 대부분 크기가 2.5 ㎛ 이하로 매우 작아 인체 내부로 침투하기 쉽고 인체에 해로운 성분을 다수 포함하고 있어 건강에 대한 위해성이 높다. 따라서 전 세계적으로 직경이 2.5 ㎛ 이하의 먼지인 PM2.5를 미세먼지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10 ㎛ 이하의 먼지인 PM10을 미세먼지로 사용하고 있어 정책 마련에 다소 혼동이 있는 상황이다. PM10은 미세먼지인 PM2.5 뿐만 아니라 크기가 2.5 ㎛ 부터 10 ㎛ 이하의 조대먼지를 포함하고 있다.

조대먼지는 흙먼지와 같이 대부분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비산먼지로서 미세먼지에 비해 체내로 깊숙이 침투하기가 어렵고, 해로운 성분도 상대적으로 적다. 따라서 PM10 보다는 PM2.5를 대상으로 미세먼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

또한 PM2.5는 크기가 2.5 ㎛인 먼지가 아니라 2.5 ㎛ 보다 작은 모든 먼지를 의미한다. PM2.5는 0.1-0.3 ㎛의 크기의 먼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이러한 크기의 먼지를 잘 포집해야 미세먼지를 잘 처리할 수가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에어로졸 공학적 관점에서 가장 포집하기 어려운 먼지가 0.1-0.3 ㎛ 크기의 먼지이다.

최근 미세먼지가 이슈화 되면서 대기 중에 미세먼지를 포집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들이 시도되고 있다. 인공 강우나 물대포를 이용하여 물을 분무시키는 방법, 공기정화 식물을 이용하여 숲을 조성하는 방법, 대형 야외용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는 방법 등이다.

하지만 물이나 식물을 이용하는 방법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조대 먼지에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인위적으로 발생되는 미세한 먼지를 포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인위적으로 생성된 미세먼지를 포집하기 위해서는 고분자 섬유를 촘촘하게 방사시켜 만든 여과 필터를 사용하거나 고전압의 방전을 통해 강한 정전기력으로 포집하는 등의 인위적인 방법들이 필요하다.

이러한 필터나 전기집진을 이용하는 대형 공기청정기도 흡입하는 미세먼지는 잘 포집할 수 있지만 무한에 가까운 대기 공간에 비해 처리 용량이 한계가 있어 효과가 미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산업 공정에서 미세먼지를 적게 배출하도록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거나 친환경 공정을 적용하는 것이다.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대기로 배출시키지 않고 굴뚝 내에서 처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즉, 미세먼지 발생원을 직접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각 지역별로 미세먼지 발생에 대한 주요 원인을 파악하고 주요 오염원에 대한 관리 강화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이미 대기 중으로 확산된 미세먼지를 다시 모아서 처리하는 것은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므로 실현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한편 미세먼지는 확산 및 이동경로가 넓고 국경을 초월하고 있어 국내의 발생원 관리만으로는 해결할 수가 없다.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나라들과의 외교적 협력을 통한 공동 노력이 매우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미세먼지는 단시간에 해결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국내 배출원의 관리 체계 강화와 함께 국경을 초월한 동아시아 지역의 오염을 줄이기 위한 중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동안은 우리는 고농도 미세먼지에서 국민들의 노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에도 집중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미세먼지에 취약한 영유아 어린이와 노인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미세먼지 관리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는 90% 가까운 시간을 대부분 실내에서 생활하므로 생활환경에서 미세먼지 노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 생활환경에서는 주로 조리 과정에서 미세먼지가 다량 발생하므로 조리할 때에는 주방 후드를 사용하면서 적절히 환기시키는 것을 생활화할 필요가 있다.

어린이집이나 학교에서도 식당 조리 시설을 아이들의 생활공간과 분리하는 것을 정책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다. 미세먼지는 인류가 문명화하면서 발생시킨 인위적인 환경오염 문제로서 우리가 결국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이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불편함을 감수하고 미세먼지 발생을 줄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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