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열린 대형건설사들의 주주총회를 보면 한가지 공통된 키워드가 나타난다. 바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다.

ESG란 환경보호(Environment)·사회공헌(Social)·윤리경영(Governance)의 줄임말로 기업이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및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히 하며, 법과 윤리를 철저히 준수하는 윤리경영을 실천하는 것을 말한다.

ESG가 기업 경영의 키워드가 된 이유는 기업에 투자하는 투자자, 평가기관 등이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지표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투자기관인 블랙록과 한국의 국민연금 같은 전 세계의 연기금(年基金)들도 ‘ESG 투자’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실제 국민연금은 현대건설과 GS건설, 대림산업, 삼성물산 등 주요건설사의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그린리모델링 사업과 탄소중립선언 등과 맞물려 건설사의 ESG경영은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 됐다.

이에 따라 대형건설사들의 ESG 경영은 최근들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글로벌 경쟁력 확대를 위한 ‘2025 전략’을 마련하고 수소 연료 발전과 해상풍력, 조력발전 등 신 재생 에너지와 스마트 팜, 바이오가스, 오염토정화 등 친환경사업 투자를 선언했다.

삼성물산은 작년 10월 ‘노동·인권, 환경·안전, 상생, 컴플라이언스, 정보보호, 사회공헌’ 등 비재무 6대 분야를 중심으로 한 ESG 전략 체계를 구축하고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GS건설은 올해 주총에서 무형재산권, 지적재산권 임대 및 판매업, 소규모 전력 중개업을 신규사업으로 정관에 추가했다.

SK건설은 지난달 26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ESG 경영 강화를 위해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17개 친환경 관련 사업들을 목적사업에 추가하는 등 일부 정관을 변경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달 1400억원의 ESG 채권을 발행해 녹색건물 인증을 받은 친환경건축물 건설과 중소협력사에 대한 공사기성금 조기지급 재원등으로 활용키로 했다.

그러나 건설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2020년 상장기업 ESG 평가’에서 A+ 등급을 받은 건설사가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건설사들의 ESG 경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고 협력업체들도 이에 부응하는 경영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대기업의 ESG와 관련한 다양한 환경 변화에 부응하려면 중소기업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원도급사의 ESG 공개정보를 파악하고 이에 맞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접근한다면 새로운 성장동력은 물론 경쟁우위 요소가 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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