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공급·처리 과정 ‘스마트화’ 기계설비 기술력 뒷받침돼야
홍수방어기준 강화·자연형 홍수저감시설 조성·기후위기 대응
국토부·기상청 등과 첨단ICT 접목 스마트 홍수예보체계 구축

물은 우리 삶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물질이다. 특히 기후위기시대를 겪으며 물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대한민국 수자원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환경부 수자원정책국은 기후위기와 그린뉴딜이라는 커다란 과제를 수행하며 물관리 체계를 다시 설계하고 있다. 기계설비신문은 ‘세계 물의 날’을 맞아 김동진 수자원정책국장을 만나 올해 추진되는 수자원정책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올해 수자원정책국의 주요 정책방향은 무엇인지요?

지난해 역대 최장기간 장마(54일)에 따라 홍수가 발생하는 등 기후위기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물 관리를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새로운 관리 체계를 설계할 계획입니다.

이와 관련해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하천관리 일원화에 앞서 환경부, 국토부 등 관계기관 공동으로 ‘통합물관리추진단’을 구성해 홍수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하천업무 이관작업을 준비 중입니다.

올해 홍수기가 오기 전에 댐 하류 제약시설과 지류-본류 합류부 등에 대해 관계기관 합동 점검을 실시하고, 응급복구, 안전진단, 보수·보강 등의 안전조치를 완료토록 하겠습니다.

또 기후위기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댐·하천 홍수방어기준을 강화하고, 자연형 홍수저감시설을 조성하는 등 댐과 하천의 안전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도시 침수에 대한 선제적 예방차원에서 국토부, 기상청 등 관계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첨단 ICT를 접목, 스마트 홍수예보체계를 구축할 것입니다.

범부처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풍수해대응 혁신종합대책’ 과제 역시 차질없이 이행하겠습니다.

이 밖에도 그린뉴딜, 탄소중립 선언으로 2021년 이후 경제·사회 분야의 탈탄소화를 위한 동력이 확보됨에 따라, 수상태양광, 수열에너지 등 물 관련 신재생 에너지사업을 육성할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물 산업 육성을 위한 생태계를 조성하고, 물 분야 전문인력 양성과 국제협력을 통한 해외진출도 적극 추진할 예정입니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의 기대효과와 향후 계획은?

국가물산업클러스터는 국내 물분야 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과 성능확인, 사업화를 통한 실적확보, 해외진출의 전 과정을 지원하기 위해 추진 중인 사업입니다.

클러스터 개소 이후 현재까지 당초 계획이었던 44%를 넘어서 73개 기업(56.7%)이 입주해 운영기관의 지원과 함께 기술개발은 물론 국내외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클러스터 내 창업기업으로 입주한 6개사가 누적 매출 10억원을 달성하고 28명을 신규 고용했습니다. 또 클러스터 입주기업과 인근 물산업 집적단지 52개사는 지난해 총 432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 중 해외수출액은 268억원에 달했습니다.

앞으로도 물 기업의 글로벌 기술경쟁력 강화와 물전문가 양성, 일자리 창출, 매출증대에 있어 클러스터가 국내 물 산업 기업들의 동력이 될 수 있길 기대합니다.

클러스터를 통한 물 기업 지원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입니다.

앞으로도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 △물 산업 기술개발혁신 선도 △물기업 해외진출 및 사업화 지원 △물산업 인재육성 및 창업지원 등 4가지 핵심전략을 토대로 지원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특히 워터 스타기업 집중육성, 물기술 능동형 디지털화, 해외수출형 공동기술개발 지원사업 등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사업을 집중적으로 발굴해 나갈 것입니다.

수열에너지 등 친환경 에너지 수급을 위한 정책 방향은?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지난해 그린뉴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하는 등 탄소중립 추진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이러한 탄소중립 정책과 연계해 물분야 주관부처인 환경부는 하천수가 재생에너지인 수열에너지에 편입된 것을 계기로, 수열에너지 도입 활성화를 위해 2050년까지 수열에너지 57만4000RT 개발을 목표로 하는 ‘친환경 수열에너지 활성화 방안’을 수립·추진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수열에너지 활성화 방안’에 따라 강원도 수열 클러스터 조성, 광역원수·하천수를 활용한 시범사업 추진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는 한편, 수열에너지에 사용하는 하천수 사용료의 감면, 히트펌프·열교환기 등 핵심기술의 국산화 추진 등 수열에너지를 활용하기 위한 기반도 같이 구축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 대책이 원활히 추진돼 2050년까지 수열에너지 57만4000RT가 도입될 경우, 연간 2138GWh의 에너지 절감과 51억7000톤의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해수담수화 등 고순도 공업용수 연구 개발 현황은?

국내 제3의 석유화학단지인 대산 석유화학단지의 공업용수 부족을 해결하고자 대산임해지역에서 해수담수화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2019년부터 2023년간 총 2798억원(국고 839억원, 30%)을 투자해 하루 10만톤의 공업용수를 생산할 계획인 이 사업은 현재 기본설계를 완료하고, 턴키 계약을 위해 입찰 공고 중에 있습니다. 다만 고순도 공업용수 생산에 필요한 부품소재 대부분이 일본 의존적이라 무역 분쟁 시 공급문제 발생 등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이에 환경부는 고순도 공업용수 생산 핵심공정과 관련된 부품소재를 국산화하기 위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총 480억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기술개발이 완료될 경우, 고순도 공업용수 생산 핵심공정 운영기술이 약 60% 정도 국산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물 산업 육성을 위한 기계설비산업의 역할?

세계 물 시장은 연평균 3.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미래 유망산업으로 선진국 간 경쟁이 치열합니다.

이에 반해 국내 물 기업은 영세해 기술개발 동인이 상실됐고, 국내 물 기술 수준은 선진국 대비 70% 수준으로 낮게 평가돼 해외 진출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물 산업은 4차 산업혁명을 계기로 하이테크 산업으로 발전 중이며, 뛰어난 물 관리 경험과 디지털 역량을 보유한 우리나라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최근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중립과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전환 등 사회 전반에 걸친 변화가 물 산업에 미칠 영향을 고민할 시점입니다.

향후 물 시장에서는 물을 공급·처리하는 과정에서의 에너지 소비, 스마트화가 핵심과제가 될 것이며, 이는 기계설비 기술의 발전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이에 기계설비산업계는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미래 물 산업 변화에대비하고 세계시장에서 기술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계 물의 날을 맞아 국민들께 하고픈 말씀이 있다면.

1992년 UN이 제정, 선포한 ‘세계 물의 날’은 올해 29번째를 맞아 ‘물의 가치화(Valuing water)’를 주제로 삼았습니다.

인간의 경제활동을 위한 물의 가치 이외에도 환경·생태적, 사회·문화적 가치 등 물의 다양한 가치를 함께 고려한 수자원 정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기후 위기로 빈번해지는 홍수, 가뭄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물 관리 전 과정에서 자연환경과의 균형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 글로벌 물 산업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국내 물 기업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고, 물 분야 그린뉴딜, 2050탄소중립 정책 지원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올해 정부의 그린뉴딜 예산 8조원 중 물관련 예산은 약 1조3000억원 수준으로, 댐 스마트화 등 그린뉴딜 정책의 성과를 조기에 달성하기 위한 투자가 지속될 것입니다.

수상태양광, 수열집적단지 조성 등 저탄소 재생에너지 체계를 집중 육성하고, 수변생태벨트 등 탄소흡수 생태공간을 확대해 탄소중립 이행에 기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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