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수·착수정·여과지·정수지 등 9단계 정수처리 거쳐
노후 상수로 현대화 ‘착착’…ICT이용 누수·관로 관리도

가정에서 여러 용도로 사용하는 수돗물.
정부에서는 수돗물이 음용수로도 적합하다며 바로 마셔도 된다고 하지만 정말로 마셔도 될지 고민스러운데요. 특히 최근에 ‘붉은 물 사태’ ‘유충발견 사건’ ‘페놀수지 사고’ 등의 수질 사고가 가끔씩 들려와서 왠지 모르게 찜찜합니다. 그런데 수돗물이 산 약수터에서 길러온 약수(藥水)보다 오히려 안전하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약수터의 경우 일반세균 등 7개 항목을 수시로 검사해보면 약 70% 정도가 실제로 불합격 판정을 받는다고 해요. 하지만 이러한 결과를 무시한 채, 음용금지표지를 부착해도 음용수로 받아 갈 만큼 많은 사람들이 약수를 신뢰하고 있는데요. 반면 수돗물의 경우 200여개 항목의 정밀한 검사를 실시해 적합 판정으로 나오더라도 직접 음용하는 비율이 매우 낮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 ‘생활 속 기계설비’ 이야기에서는 우리가 사용하는 수돗물을 안심하고 마셔도 좋을지 알아보고자 해요. [편집자 주]

아홉 단계 정수처리 거친다
수돗물이 강물로부터 우리 집까지 올 때 어떤 과정을 거칠까요? 
정수처리단계는 크게 아홉 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요.
가장 먼저 필요한 단계는 취수 단계입니다. 취수는 수도 이용자들에게 정수된 물을 공급하기 위해 상수도에서 수원으로부터 물을 취입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시작점은 ‘취수원’인데요. 취수원은 수돗물의 원료가 되는 물 창고를 말합니다. 전국 각지의 댐이 취수원 역할을 하고 있답니다. 취수원에 있는 물은 모터펌프와 같은 장비를 이용해 근처의 ‘취수장’으로 이동합니다. 취수장은 강물을 끌어들여 정수센터로 보내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단계인 착수정은 취수장으로부터 도착한 원수를 안정시키고 수량을 조절하는 곳입니다. 취수장에서 온 물을 혼화지로 균등 분배하는 역할을 하죠. 이후 세 번째 단계인 ‘혼화지’는 물을 흐리는 물질인 탁도물질과 정수처리제가 잘 섞이도록 하는 곳입니다.
이후 물속에 있는 이물질을 덩어리로 뭉쳐주는 응집지를 거쳐, 침전지에서 이물질 덩어리는 가라앉히고 깨끗한 물은 여과지로 보내게 됩니다.
여과지 단계에서는 물을 모래층으로 통과시켜 미세물질을 걸러냅니다. 이후 오존의 특성인 강력한 산화력과 활성탄의 특성인 탁월한 흡착력을 이용한 고도의 정수처리단계를 거칩니다. 이렇게 처리된 물에 소량의 염소를 넣어 소독을 하게 됩니다. 이 공정이 바로 위생적이고 안전한 수돗물을 만드는 최종 공정입니다.
정수지를 거쳐 깨끗하게 정화된 물은 각 가정으로 보내기 전까지 저장하는 배수지에서 머물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주변에서 가장 높은 지대에 위치하며, 갑작스런 사고로 인해 수돗물을 생산하지 못할 때에 대비해 물을 저장하는 중간 물탱크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수돗물 수질검사 결과는?
우리나라 수돗물의 수질검사는 과연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을까요? 
서울시가 2019년 1월부터 12월까지 조사해 발표한 ‘2019년 서울 아리수 품질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는 세계보건기구의 권장 수준보다 많은 171개의 수질항목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매일 아리수정수센터에서 생산된 물에 대해 수질검사를 실시하고, 월 1회 서울 시내 450지점의 수도꼭지에서 아리수에 대한 검사와 수돗물이 공급되는 과정별로 70지점에 대해 분기별 1회 수질 검사를 하고 있답니다.
서울 시내 아파트 등 집단거주시설을 포함한 5207곳과 노후 배수관 지역 192곳에 대한 수질검사 결과가 모두 먹는 물 수질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나 아리수 생산에서부터 수도꼭지까지 수질의 안전성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공동주택 물 탱크 안전한가?
그렇다면 공동주택의 물탱크는 과연 안전할까요? 
예전의 공동주택 물탱크는 주로 콘크리트 자재를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2000년 이후로는 스테인리스강 물탱크, PDF 물탱크 등 위생적인 자재를 사용함으로써 수질오염의 염려가 낮아졌다고 해요. 많은 사람들이 송수관로 등 수도 배관에서 오염될 것을 염려하는 경향이 있으나, 배관의 수송과정에서 생긴 이물질은 저장 물탱크에서 침전되고 상등수만을 공급하기 때문에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ICT 활용한 스마트 물관리
현재 우리나라 정부에서는 노후 상수도의 현대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해당 사업을 진행하는 이유는 유해물질, 병원성 미생물 등의 제거효율이 낮아 사고 가능성이 있는 노후 정수장을 정비해 수돗물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함인데요.
노후 상수도의 현대화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먼저 낡은 상수도관을 조사, 정비해 누수를 줄이고 상수도관 내 오염을 방지합니다. 땅 속의 모든 관을 직접 조사할 수 없기 때문에 기초자료와 민원현황을 프로그램으로 분석해 노후관을 우선 선정한다고 합니다. 누수가 자주 발생하거나 내부가 녹슬어 있는 관을 선정한 후에는 상수관망 로봇이나 내시경 장비로 관 내부를 현장 확인한답니다.
다음으로 단위 급수별 블록 시스템을 구축해 체계적인 관망관리체계를 마련합니다. 관로를 단위구역별로 구분하면 수돗물은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으며, 누수 발생 시 신속한 확인으로 빠른 정비도 가능합니다. 혼재된 급수 구역 경계를 체계적으로 조정해 비상상황 발생 시에도 용수 공급이 가능하답니다.
또 현지 여건에 적합한 정수처리가 가능하도록 급속여과, 고도처리, 막 여과 등 최적화된 정수공정을 도입하는데요. 
설치된 지 20년이 넘으면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정수처리기능이 저하되거나 구조물의 안전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새로 건설하고 있답니다.
무엇보다 세계 최고 수준의 ICT 기술을 이용해 효율적이고 지속적으로 관리하고자 노력하고 있답니다. 스마트 기술은 누수여부, 누수지점, 수질변화, 수압변화, 관로상태를 실시간으로 원격 관리(TM/TC)할 수 있어 문제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우리집 수돗물 안심확인제 운영
우리나라의 물 관리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운영된다는 것을 알았지만, 여전히 불안하다면 수돗물 수질 검사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 
‘우리집 수돗물 안심확인제’라는 좋은 제도가 있어 무료 수질검사 서비스를 실시할 수 있답니다.
‘우리집 수돗물 안심확인제’는 담당 공무원이 신청 가정을 직접 방문해 수돗물 수질 검사를 실시하는 제도입니다. 수돗물 수질이 궁금한 국민 누구나 수질검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수질검사를 희망하는 국민은 물사랑 홈페이지나 전화로 신청 할 수 있어요. 

 

  수돗물 음용 Tip) 약 냄새가 난다고요?  

1~2시간 후엔 냄새 사라져...

숯·녹차 이용도 방법

지금까지 수돗물을 안심하고 마셔도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요. 이처럼 대부분의 수돗물은 안심하고 마셔도 괜찮지만, 수돗물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 때문에 수돗물을 먹기 꺼리는 분들도 계시지요? 수돗물에서 특유의 약 냄새가 나는 이유는 소독용 염소 때문입니다. 수돗물에서 나는 염소 냄새가 싫다면 물을 받아두었다가 1~2시간 정도 지나서 마시면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냄새의 대부분 없어진답니다.

외출이나 취침 등 수돗물을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수도관 내에 정체되어 있던 물을 빼내는 것도 좋습니다. 하루 중 처음 사용할 경우 약 2~3분 정도 물을 흘려보내고, 이 물로 설거지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 물을 그릇에 담아 녹차잎이나 차 봉지를 조금 담가두면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더욱이 녹차잎은 물맛을 더 좋게 하기도 한답니다. 녹차 잎의 경우 한 번 쓰고 두세 차례 더 사용해도 됩니다. 

이외에도 숯으로 정화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수돗물을 양동이나 옹기에 받아 숯을 물의 양 1/10 정도 넣은 후 하룻밤을 지냅니다. 
그러면 숯의 뛰어난 정수력으로 소독약 냄새도 제거되고 물맛도 좋아집니다. 사용한 숯은 끓여 말린 후 다시 쓰면 됩니다. 이렇게 정화한 물로 차를 끓이거나 술을 담그면 맛이 더 좋아진다고 합니다.

저작권자 © 기계설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