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2020년도 기술수준평가 결과 발표

[기계설비신문 장정흡 기자] 우리나라와 선진국의 과학기술 수준의 차이는 점차 좁혀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추격속도는 더 빨라서 우리나라와 중국 간의 기술격차는 이제 거의 사라진 것으로 분석됐다.

건설·교통, 기계·제조 등의 분야에서는 한국이 중국에 여전히 앞서 있으나 생명·보건의료, 에너지·자원 분야의 경우 지난해 중국이 한국을 추월했으며, 우리나라가 가장 뒤떨어진 기술은 우주·항공·해양 분야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과기정통부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 보고한 '2020년도 기술수준평가'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중점과학기술 수준은 최고기술 보유국(미국) 대비 80.1% 수준이며 기술격차는 3.3년으로 분석됐다. 2년 전인 2018년의 평가와 비교하면 기술수준은 3.2%p 향상됐고 기술격차는 0.5년 단축됐다.

과기정통부가 2년마다 조사하는 '기술수준평가'는 11대 분야 120개 중점과학기술을 대상으로 하며, 주요 5개국(한국, 중국, 일본, EU, 미국)의 상대적 기술수준(%)과 기술격차(년)를 논문·특허분석(정량평가)과 1천200명의 전문가 패널 델파이 조사(정성평가)를 통해 실시하고 있다.

이번 조사결과를 전반적으로 보면 우리나라의 기술수준이 선진국과의 격차를 줄여나가고는 있으나 최고 기술보유국 대비 기술격차가 여전히 존재하며 중국의 공격적인 R&D투자에 추월당하는 분야가 속속 나타나고 있는 양상이다.

국가별 기술수준을 살펴보면, 최고기술 보유국은 미국(100%)으로 나타났으며, EU(95.6%), 일본(87.3%), 한국(80.1%), 중국(80.0%) 순으로 평가됐다.

2018년 조사결과와 비교할 때 최고기술 보유국과의 기술격차는 한국과 중국이 0.5년 감소, EU는 동일, 일본은 오히려 0.1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중국만을 비교하면 2018년 한중 기술수준은 0.9%p 차이였으나 2020년에는 0.1%p로 줄었다.

기술분야별로 보면 우리나라는 ‘우주·항공·해양’ 분야를 제외하고는 모든 분야에서 기술수준이 높아지고 기술격차도 줄어들었다. 건설·교통 분야가 최고 대비 84.0%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기술수준이 높았으나, 우주·항공·해양 분야는 68.4%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건의료와 에너지·자원 분야의 경우 2018년까지 중국에 앞서있었으나, 2020년 들어와 중국에 추월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120개 중점과학기술'별로 보면 우리나라의 기술수준이 가장 높은 기술은 ‘대용량 장수명 이차전지 기술(최고기술 보유국 대비 96%)’로, 가장 낮은 기술은 ’우주환경 관측·감시·분석 기술(55.5%)‘로 나타났다.

또한 스마트홈 기술, 재난구조 및 극한탐사 기술, 기능성 유기소재 기술, 질병진단 바이오칩 기술, 초고집적 반도체 공정 및 장비·소재 기술 등 5개 분야가 상대적으로 논문·특허 활동이 활발하고, 영향력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EU에 이어 세계 3위의 R&D 투자 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기술수준 향상은 이번 조사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중국의 R&D 투자규모는 우리나라의 3.8배 수준이다. 이번 조사에서 중국의 기술수준은 2018년 대비 4%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기정통부 김성수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국가와 기업의 운명을 좌우할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국가간 경쟁이 보다 치열해지고 있다”며 ”2년 전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기술수준이 향상됐으나, 최고 기술보유국 대비 기술격차가 여전히 존재하고 중국이 무섭게 추격해 오고 있어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인 투자와 노력을 보다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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