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성능 개선·이동식 환기설비 등 대안 제시
TAB 등 기계설비 각 분야별 전문성 발휘해야

미국 몬타나주에 신설된 공립 고등학교 내부 모습.
미국 몬타나주에 신설된 공립 고등학교 내부 모습.

[기계설비신문 김주영 기자] 미국 교육당국이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학교시설을 만들기 위한 방안 확보에 고심하고 있다. 학생 안전을 위해 교실 내 실내공기질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미국공조냉동공학회(ASHRAE)는 이와 관련된 안전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내 건립되고 있는 교육시설 내 실내공기질에 대한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

공립학교, 공기세척기·UV 살균기 기존장비에 추가
외기흡입구 기존보다 30%확장, 공조설비 일부 개선

최근 몬타나주 보즈만지역에 신설된 고등학교는 공사 진행 도중에 코로나19 대유행이란 초유의 사태를 만났지만, 설계도서상 HVAC 설계는 CDC 및 ASHSRAE 권장사항을 충족해 예정대로 진행됐다.

9300만 달러가 투입된 이 학교는 1500여명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건립됐다. 지난 2018년 5월에 계약을 체결하고 착공일로부터 18개월 만에 완공됐다.

시공사 관계자는 “대형 열회수 공기조절장치(Air handler)를 통해 외부 공기를 급기하는 방식으로 실내 공기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열회수 장치 내부에서 외기와 내기가 교차하지 않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확산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미 교육당국은 기존 공립학교에 대해서는 HVAC 장비의 성능 개선에 나서고 있다. 공기세척기(Air scrubber)와 자외선(UV) 살균기를 기존 장비에 추가하는 방식이다. 

공조 전문가는 “기존 건물에 ME RV13 등급으로 필터로 개량할 경우 공기 흐름이 제한돼 정압이 떨어진다”며 “비용이 들겠지만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팬의 크기와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자동제어와 TAB를 통해 공기의 흐름을 시설에 적합한 수준으로 조정함으로써 성능을 극대화하는 것도 학교 측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비용 관리 측면에서는 순차적인 개량사업도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공조설비를 전면 개량하는 것이 아닌 한 번에 한 부분씩 개선한다는 설명이다. 

미국 기계설비업체 담당자가 학교시설 내 기류 흐름 등을 살펴보고 있다.
미국 기계설비업체 담당자가 학교시설 내 기류 흐름 등을 살펴보고 있다.

실제로 ITB사는 일리노이주 소재 고등학교 강당의 공조설비를 일부 개선했다. 3600달러(한화 약 400만원)를 투자해 강당의 외기 흡입구 크기를 기존 대비 30% 확장하는 사업만 진행했다.

ASHRAE에 따르면, 서부 캘리포니아지역에 소재하고 있는 학교들은 실내공기질에 있어 열악한 상황이다. 공조설비 자체가 갖춰지지 않은 학교시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들 지역은 건축법상으로 자연환기만을 규정했다. 이 때문에 이 지역에는 이동식 환기설비가 대안으로 제시됐다. ASHRAE 역시 학교 내 교실마다 이동식 HEPA/UV시스템 도입을 권고했다. 물론 이동식 설비를 사용할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나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미국 공조설비 전문가는 “코로나19의 주요 감염원은 비말 확산”이라며 “HVAC 시스템만이 바이러스 확산을 낮추는 유일한 방법이지만, 근접거리에서의 비말 확산은 막을 수 없는 만큼 완벽한 조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응은 기계설비인들이 각자의 전문성을 발휘할 때 비로소 완벽해진다”고 덧붙였다.

TAB 전문가는 기류를 관리하고, 시공 전문가는 완벽하게 건설하고, 유지관리자는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공조설비의 전체 그림을 완성시켜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공조설비를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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