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설비산업, 팬데믹 이후 새로운 기준에 적극 대비해야”

올해 1월 1일자로 LH 공공주택설비처를 이끌게 된 박정기 처장. 1990년 신입사원으로 처음 기계설비처에 발령받은 이후 31년 만에 LH의 기계설비를 총괄하는 부서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기획조정실, 경영관리실, 설계견적처, 미군기지사업본부 등을 거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지만, 처음 입사했던 부서로 돌아온 만큼 그가 느끼는 감정은 남다르다.

본지는 공공주택설비처를 이끌게 된 소감과 박 처장이 생각하는 기계설비발전방안 등을 지난 8일 만나 들어봤다.[편집자주]

박정기 처장.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리 사회의 많은 기준들이 빠르게 변화될 것입니다. 머지않은 시대에 새로운 기준이 정립되는 ‘뉴노멀(New Normal) 시대’에 대비해 기계설비산업도 새로운 흐름의 적응 여부에 따라 생존과 성장이 좌우될 것입니다.”

박정기 공공주택설비처장은 포스트코로나를 준비하는 기계설비인에게 이 같이 당부했다. 

대한민국을 비롯해 전 세계가 작년 한 해 동안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사회·경제·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미증유(未曾有)의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아직도 그 기나긴 고통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중이다. 

신종 감염병으로 촉발된 위기 의식이 기후 변화에 대한 두려움으로 이어졌다. 또 소비 위축 등에 따른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도 고심하고 있다. 이에 한국과 전세계가 화석연료을 대신할 친환경에너지에 관심을 갖고 탄소 중립 실현 등을 위해 막대한 재정 투입에 나서고 있는 중이다.

기후변화 대응·품질혁신 등 미래 선도 위해 총력 펼칠 것
기술개발·신자재·신기술 발굴…스타트업 기업 육성도

LH 공공주택설비처는 국내에서 탄소 중립, 친환경에너지 활성화 등 그린뉴딜사업을 실현해야 하는 중차대한 역할을 맡았다.

박정기 처장은 “기후변화 대응과 신기술 선도, 건강하고 안전한 공간 창출, 품질 혁신과 상생 협력 등을 3대 추진전략으로 삼고 ‘사람 중심의 미래를 선도하는 LH 기계설비’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안으로는 조직원이 상호간 소통 활성화를 통해 급변하는 패러다임에 맞춰 창의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밖으로는 현장 목소리에도 귀 기울일 것임을 시사했다. 

기술 선도 역시 올해 역점을 갖고 추진하는 사업이다. 

박 처장은 “기계설비산업 미래성장 동력 창출을 위해 기술개발(R&D)과 신자재·신기술 발굴에 관심을 갖겠다”며 “기술력이 있는 스타트업(Start-up) 육성에도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축년 새해는 LH 공공주택설비처 차원에서도 의미 있는 해다. 작년 12월 주택과 도시 분야의 기계설비 미래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자 수립한 ‘LH Mech-2030 로드맵’이 본격 추진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박 처장은 “세부 후속조치 마련을 통해 정부의 한국형 뉴딜, 녹색건축물과 기후변화 대응 기본계획, LH 그린뉴딜 등을 지원해 성공모델을 구축하고 실행력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기울겠다”고 약속했다. 

건축물에 생기를 불어넣는 설비의 특성을 십분 활용해 ‘질 좋은 공공주택’ 공급에도 나선다. 

그는 “주거복지로드맵 2.0 수립과 3기신도시 건설 등 정부 주택공급 확대 정책에 맞춰 다양한 주거 수요층이 만족할 수 있는 질 좋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설계 품질기준을 강화하는데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계설비는 일상생활과 굉장히 밀접하다고 강조한다. 냉난방, 환기, 위생분야부터 플랜트, 특수설비 분야까지 매우 광범위하고 건축, 전기 등 타 산업과 유기적으로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박 처장은 “기계설비는 국가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그 중요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하며 “작년 기계설비법 시행에 맞춰 정부가 제1차 기계설비발전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등 산업 발전을 위한 기반이 만들어져 새 도약을 준비하는 계기가 조성됐다”고 말했다.  

‘LH Mech-2030 로드맵’ 세부 후속조치 마련·안착 노력
다양한 주거 수요층 만족시킬 ‘질 좋은 공공주택’ 공급도 

그는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IoT(사물인터넷),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과의 융·복합을 통해 기술경쟁력을 극대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감염병, 미세먼지, 화재(내진) 등의 사회적 이슈에 대응해 국민에게 안전한 생활공간을 제공하고,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 부응해 탄소 중립을 위한 제로에너지 주택·도시기반 구축, 에너지 융합 신산업과 신재생에너지 개발 등 기후 변화에도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대사회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가속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박 처장은 “기계설비산업계가 친환경 기술 개발로 혁신의 기반을 다져야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기계설비 기술기준이 행정예고되는 등 기계설비법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맞춰 LH도 ‘실내 공기환경 통합관리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준비 중에 있다.

박 처장은 “전례 없는 코로나19 사태로 감염병에 대한 불안감으로 한 해를 보냈으며, 당분간 기세는 꺾이지 않을 거라 예상된다”며 “코로나19처럼 감염병 확산으로 다가올 수 있는 위기에 대비하고 실내공기질 만족도를 높이는 환기방식 개선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화재나 지진 등 재난 상황에 대비해 화재안전 인증제도, 소방시설 내진설계기준, 소규모 주택 전용자동소화설비 시스템 기술기준 등 안전한 주거공간 제공을 위해 화재안전 기준을 신설·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정기 처장(600픽셀).

기계설비산업 역시 쾌적한 환경, 안전한 생활터전을 위해 발맞춰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는 “이제 건설 기술이 빠르게 변화될 것”이라면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 트랜드는 디지털 대전환, 기후변화, 스마트 환기”라고 예상했다. 

무엇보다도 “기계설비산업이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타 산업과의 융합뿐 아니라 기계설비산업계 간 협력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처장은 1990년 처음 입사한 이후 기획조정실, 경영관리실, 설계견적처, 미군기지사업본부 등을 거치면서 다양한 업무를 섭렵했다. 

그가 입사한 이래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용산미군기지를 평택으로 이전하는 YRP(Yongsan Relocation Plan) 사업이다. YRP사업의 일환으로 미8군 병영시설프로젝트를 추진한 것이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공사에서 처음 시도한 기술제안입찰방식이 적용된 까닭이다.

박 처장은 “두 달여간 수없는 야근과 토의를 거쳐 입찰안내서를 만들었다”며 “입찰부터 계약, 시공까지 국방부와 미군 FED(극동공병단), PMC(사업관리컨소시엄)와의 중재자 역할을 잘 수행해 적기에 성공적으로 시설을 미군에 인계했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서 오는 불안감을 극복하기 위한 조언을 건넸다. 

그는 “20세기 대표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가 ‘불확실한 미래를 가장 확실하게 만드는 방법은 미래를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며  “다가올 미래를 준비해 기계설비인 모두 하나로 합심해 소통하고 끊임없이 도전한다면 그 미래는 불안이 아닌 희망으로 다가올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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