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고 정확한 시공에 경제성까지 갖춘 ‘친환경 기술’

■ 미래 건설기술을 엿보다 - 3D 프린팅 기술

새로운 제조기반 기술로 많은 국가들로부터 4차 산업혁명의 핵심요소로 주목받고 있는 ‘3D 프린팅 기술’.

적은 비용으로 신속하게 시제품을 제작할 수 있고, 비교적 간편하고 쉬운 사용방법으로 인해 교육분야와 산업분야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다.

이처럼 디지털 제조업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잡은 ‘3D 프린팅 기술’이 건설분야와 접목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3D 프린팅 기술을 건설산업에 접목하기 위해 오랜 기간동안 관련 연구에 매진해 온 건설기술연구원 주기범 스마트건설혁신본부장을 만나 건설분야 3D 프린팅 기술의 장점과 한계, 국내외 개발현황, 앞으로의 과제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불필요한 재료 낭비 방지·인건비 절감효과 기대
비정형건물 시공용이·건설폐기물 최소화 효과도

주기범 본부장.
주기범 본부장.

“건설산업에서 3D 프린팅은 3차원 설계를 기반으로 구조물의 요소 또는 전체 건물을 자동화 장비를 활용해 시공하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이 기술을 적용할 경우, 복잡한 형상의 구조물이나 맞춤형 부재 등을 빠르고 정확하게 시공할 수 있을 뿐만아니라 불필요한 재료 낭비를 방지하고, 인건비도 낮출 수 있는 경제적인 기술입니다.”

주기범 스마트건설혁신본부장은 3D 프린팅 기술의 장점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3D 프린팅 기술은 기본적으로 수직벽체의 하단부터 상단까지 콘크리트를 한층 한층 쌓아서 적층하는 방식을 뜻하는 ‘몰탈 출력방식’을 활용한다.

장비가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층을 쌓는 것이다. 

이러한 3D 프린팅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빠르면서도 저렴한 시공에 있다. 특히 비정형 건물을 기존 방식보다 쉽게 시공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거푸집과 같은 설치 가설재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건설폐기물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주 본부장은 “3D 프린팅 건설기술이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안전성, 내진성능, 방수·방화·방음 등 사람이 거주하기 위한 기본 생활편의 성능까지 갖추기에는 아직 많은 기술 과제들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우리나라의 경우, 2016년에 세종대학이 자체 제작한 겐트리 장비를 활용해 소형 벽체 시작품을 출력한 바 있으며, 2018년에는 중소기업인 하이시스가 6m급 건축용 3D 프린터를 개발, 콘크리트와 황토 등을 활용해 소형 조형물과 황토방 프로토타입 등을 만든 바 있다.

안전성·내진·방수 등 거주 성능 확보 ‘남은 과제’
금속분야 기술 접목통해 난방·배관시공 ‘가능성’  

건설기술연구원은 2020년 연구원 부지에 30평형 규모의 시험주택을 시공하는 등 3D 프린팅 건설기술에 대한 활발한 연구를 진행 중이지만, 해외기술에 비해 규모 면에서 아직 미약한 기술 수준이라는 것이 주 본부장의 평가다.  

이에 건설기술연구원은 올해까지 100㎡ 규모의 3D 프린팅 건축물을 짓는 것으로 목표로, 기초연구, 테스트베드 구축, 현장적용 등 3단계로 나눠 연구를 진행 중이다.

2단계 연구까지 종료됐으며, 올 12월까지 실제 현장에 적용하는 3단계 연구가 진행 중이다.

현장 적용 대상지는 부산시와 수자원공사가 진행하고 있는 부산 에코델타시티다. 이곳에서 3D 프린팅 건축기술로 시공된 다양한 형태의 구조물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아직까지는 콘크리트 재료를 위주로 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내외장재 기술에서는 세라믹 계열 등 기타 재료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건설공정 전반에 걸쳐 3D 프린팅 기술을 접목시키는 것은 아직 역부족이다.

주 본부장은 “모든 분야를 3D 프린팅 기술로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기존 기술과 융합해 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3D 프린팅 기술이 현저하게 장점을 나타내는 부분은 이 기술을 사용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에는 기존 기술을 접목시키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다른 기관에서는 금속 3D 프린팅 기술에 대한 연구도 어느 정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러한 기술을 건기연의 연구기술과 접목하면 난방, 배관 등 기계설비 분야에 대한 시공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3D 프린팅 기술을 단기간 내에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난관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사람이 거주하기 위해서는 내진과 단열, 방음, 습도 등 거주 안전성에 필요한 요소들에 대한 추가 연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설비를 위한 공간도 마련해야 하고, 내·외장재는 어떻게 시공할 것인지 등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 본부장은 “현재는 3D 프린팅 기술에 기존 건축시공 기술이 혼합돼 건축물을 완성시키고 있지만, 앞으로 기술발전이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면 3D 프린팅 기술로 독립적인 주택을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3D 프린팅 기술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앞으로의 기술개발 계획을 묻는 질문에 주 본부장은 “현재 기본 수직골조 구축에 대한 장비, 재료, 설계 개발은 모두 완료된 상태”라며 “우선 올 5월까지 부산 에코델타시티에 30평형 홍보관을 3D 프린팅 기술을 통해 짓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후에는 로봇기술을 이용한 이동형 장비가 구축될 예정이고, 실제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복층 주택도 완성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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