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시공·기술혁신 ‘모토’···군·교육청 기계공사 ‘베테랑’
냉난방·상하수도·소방·신재생에너지 등 기술력 보유

우신건설 한종석 대표이사는 "직원간 신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신건설 한종석 대표이사는 "직원간 신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계설비신문 김주영 기자] 강원도 동내면 고은길. 중앙고속도로 춘천나들목(IC)와 인접한 골목길 명칭이다. 이 곳에 들어서면 도로명주소처럼 고운 외관의 2층짜리 건물이 자리잡고 있다. 바로 지난 1997년부터 기계설비업을 영위하고 있는 (합)우신건설의 터전이다.

우신건설은 강원지역에서 발주되는 건축설비공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모태는 동국설비다. 우신건설 한종석 대표이사는 1987년 난방(2종)면허로 처음 설비업에 진입했다. 난방시공만 하다가 1997년 우신건설로 이름을 바꾸면서 본격적으로 기계설비공사로 영역을 넓혔다.

한종석 대표이사는 “당초 금형분야를 검토했지만, 여러 여건상 기계설비업이 유망하다고 판단돼 뛰어들었다”며 “그 때의 과감한 결단이 오늘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완벽 시공으로 기계설비 품질 제고… 인력양성에도 힘써

우신건설은 현재 △냉난방기계설비 △상하수도공사 △탱크제작 및 금속가공업 △소방공사업(전기,기계) △신재생에너지 △전기공사 △기계설비자재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우신건설은 안전 시공, 에너지절약 등 기술 혁신을 실현해 다양한 표창을 수상했다.

2003년 산업자원부장관 표장, 2012년 소방방재의날 행사에서 국무총리표창, 2018년 강원경제인한마음대회 중소기업 유공자 시상식에서 강원경제단체연합회장상 등이 그것이다.

분리발주로 지역업체 먹거리 확보
기계설비공사업은 전문건설의 한 영역으로 건축에서 하도급을 받아 시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강원지역에서는 교육청 등을 중심으로 분리발주가 활발하게 이뤄진다.

우신건설도 분리발주의 수혜를 입은 지역업체 중 하나다.

강원도는 지난 2014년 연말부터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하는 공사의 분리발주 대상을 구체화하고, 각 계약담당자가 사업 계획단계부터 분리발주 가능여부를 검토하도록 의무화했다.

한종석 대표이사 “분리발주로 강원도 발주물량 크게 늘어”

당시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가 △분리발주 대상공사를 설계서가 별도로 작성되는 공사 △다른 공종과 시공 목적물이 명확히 구분되는 공사 △개별적인 시공이 가능한 공사 △독립적인 시공이 가능한 공사로 분리발주 대상을 구체화한 바 있다. 통합발주시 하도급단계에서 원도급사가 단가를 무리하게 낮춰 부실시공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종식시키기 위한 방안이다.

한종석 대표이사는 기계설비 분리발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 기계설비업체가 안정적으로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경식 강원도회장이 제10대 회장을 역임하면서부터 분리발주가 본격화됐다”며 “분리발주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일이 많지 않았지만, 이후에는 강원도 발주 물량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직원과의 신뢰 형성이 중요
우신건설은 현장인원을 제외하고 본사 직원 12명이 한 팀으로 일한다. 오래도록 함께 일하면서 가족 같은 분위기를 자랑한다. 

한 대표이사는 “지방에서 기업을 경영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열악한 환경”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대표와 직원, 직원과 직원 사이에서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 믿음을 가지게 된 사건이 있었다. 일전에 A 교육대학교에서 진행된 공사장에서 직원 모두가 퇴근한 이후인 한 밤 중에 야적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

자재가 보관돼 있었던 터라 화마가 휩쓸고 가면 피해 규모가 상당했을 것으로 한 대표는 추정했다. 이에 전 직원이 달려와 불을 진압해 큰 피해를 면했다.

(합)우신건설 제공.
(합)우신건설 제공.

한 대표는 “공사 자재로 불이 옮겨 붙지 않도록 힘쓴 직원들의 얼굴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며 “이 자리를 통해 위기를 잘 넘기도록 한달음에 달려와 줘서 고맙고, 이러한 마음이라면 앞으로 무슨 일이 생겨도 함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외부에서 발생하는 시련은 피할 길이 없었다. 5년 전 B종합건설업체와의 거래관계가 ‘부도 처리’난 어음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3년에 걸쳐 소송을 진행했음에도 수억원은 끝내 받지 못했다.

그는 “일을 하고 돈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가슴 아픈 이야기”라며 “손해가 막심했지만 업을 계속해야 하기에 직원들과 함께 견디면서 버텨내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발생한 부채는 아직도 우신건설의 몫으로 조금 남았다. 마지막까지 상환하기 위해 분담 중인 고통은 현재 진행형이다.

한 대표는 “기계설비업체를 보면 우리 뿐 아니고 굉장히 많은 회사가 같은 고충을 안고 있을 것”이라며 “그렇기에 누구나 할 것 없이 열심히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지 않을까”라고 짐작했다. 이 일을 계기로 거래처를 선정하는 기준은 ‘신용도’로 변했다. ‘웬만하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에 덜컥 참여한 공사가 큰 시련을 안겨준 뒤에 나타난 변화다.

그는 “지방은 한 단계만 건너면 서로에 대해 알 수 있다”며 “영동지방 업체가 문의가 들어오면 그 지역 회원사에게 문의하고, 거래 실적 등을 살핀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견적 의뢰가 들어오면 모르는 업체의 제안은 정중히 거절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극복을 위해 ‘분투’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도 더해졌다. 분리발주 물량이 많은 군부대가 원거리에 위치한 영향이다.

한 대표는 “전방지역은 출입 심사가 상당히 까다롭다”며 “코로나19 확진자가 지역에서 발생하면 부대 앞까지 가서 돌아오는 일도 상당했다”고 토로했다. 그나마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이 발생하지 않은 점은 다행이다. 그렇지만 인건비 손실은 온전히 업체가 부담해야 한다.

그는 “동시에 여러 현장을 맡아서 진행하는 만큼 인력 관리에 각별히 신경쓰면서 배치한다”고 강조했다. 적은 인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며 부담을 줄인다는 설명이다.

우진건설은 기계설비법이 건설산업에 빠르게 정착되길 바라고 있다. 건축의 한 부분으로만 바라보는 인식때문에 홀대를 받던 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다.

특히 지속적인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그는 강조했다. 한 대표는 폴리텍대학에 빌딩자동화학과 신설을 주장하며 배관 인재를 배출하도록 힘썼다. 

그는 “기계설비산업이 부가가치가 높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확대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에도 앞으로 기업 경영은 더욱 녹록지 않은 환경이 펼쳐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주52시간제 도입 등 근로자와 관련된 법 규제는 지속 강화되고 있지만, 중소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는 전무해 마진 확보에 어려움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완벽한 시공으로 기계설비의 품질을 높여야 한다는 철학을 지녔다.

기계설비분야가 엄연한 독립 공종이라 주장하고 주도권을 찾기 위해서는 건설업 본연의 역할을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는 의미다.

이밖에 지역 업체로서 지역과의 상생에도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 역시 지역 기업인으로서 투철한 사명감과 동시에 봉사정신으로 모범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강원 영동지역에 기습 폭설로 큰 피해를 봤을 때 강릉 피해현장으로 달려가 피해농가 복구 활동에도 적극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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