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정동욱 교수

정동욱 교수<br>(중앙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br>
정동욱 교수
(중앙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탈원전으로 원전 산업의 어려움이 막심하다. 신한울3·4호기를 비롯해 6기의 건설 취소로 주기기 제작자인 두산중공업은 물론 중소기업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원전 건설의 대안으로 정부는 원전해체기술에 8700억원의 예비타당성 조사 추진 등 해체 산업 육성을 내세우고 있다.

발전소는 때가 되면 해체해야 하니 해체 시장이 올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언제가 그 때이고, 때가 왔을 때 우리가 세계 원전해체시장의 주도자가 될 수 있을 것인가이다.

국제원자력기구의 2020년도 원전 현황에 의하면 운영 원전은 442기이고, 영구정지한 원전은 191기다.

가동된 지 30년에서 40년 사이의 원전이 거의 절반인 208기이고, 미국 39기, 영국과 독일 30기, 일본 27기, 프랑스 14기가 영구정지했다.
이중 미국은 11기가 해체됐고 탈원전이 진행 중인 독일은 3기가 해체됐다. 평균 원전 운영기간인 40년을 예상하면 2020년대 후반 부터 해체 대상 원전이 본격적으로 나타나야 하나 상당 수 원전이 계속운전을 추진해 실질적으로는 2040년께 부터 본격적인 해체 원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해체 시기와 기간에 따른 불획실성은 있으나 원전해체시장은 연 10조에서 3조 정도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영구정지 한 고리1호기, 월성1호기 외에 1980~90년에 지어진 10기의 원전이 2029년까지 영구정지 될 예정이고, 그 후에는 2034년부터 해체 대상 원전이 다시 나타난다.

원전해체는 영구정지 후 5년의 방사선 저감 후 추진하는데 고리1호기는 2022년부터 해체가 시작된다. 해체 기간은 부지 복원까지 10년을 잡고 있어 국내 원전 해체 시장은 202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되고 2030년대 중반 피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원전해체 비용은 해체에 60%,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40%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고리1호기의 해체 예상비용이 8100억이니, 해체 비용은 5000억 수준으로 호기당 연평균 500억 정도로 예상된다. 2030년대 중반 피크 시에 10기의 해체가 동시에 진행되는 경우 연간 5000억 정도의 국내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전해체산업의 계속성을 위해서는 국내 해체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 나서야 할 것이다.

그런데 세계 원전해체시장 진출은 쉬워 보이지 않는다. 해체 대상 규모도, 해체 경험도 원전 선도국인 미국, 독일, 프랑스가 우리보다 앞서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세계 원전해체시장 진출을 위해 국내 원전해체 기업이 특화된 기술 우위를 가질 수 있도록 전략적 육성을 해야 한다.

원전 해체 비용은 해체공정 수립 등 사업관리, 절단 및 철거 등 해체 작업, 제염 및 폐기물 처리가 각각 30% 정도 차지하며, 환경복원이 10%다.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기술집약적인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특히 해체공정관리기술은 해체 준비 때 부터 활용해 해체사업에 조기참여 할 수 있는 기술로서, 민간기업들이 일부라도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원전해체기술개발에 투입하는 연구비의 상당 부분은 고리1호기 해체 시에 다양한 해체방법을 시도하고 기술을 습득하는데 사용돼야 할 것이다. 아울러 원전해체를 위해서는 사용후핵연료를 처분해야 하는데 현재 정부의 추진속도를 보면 적기에 사용후핵연료 처분이 난망하다.

그렇다면 월성원전에 건설한 맥스터와 같은 임시저장시설이라도 지어야 한다.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 시장도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작지 않다. 원전 해체를 하려면 반드시 사용후핵연료를 별도로 저장해야 하니 이에 대한 준비도 놓쳐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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