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미각과 후각을 유혹하는데 성공한 음료가 있다. 바로 커피다. 출근길에, 식후에 커피 한잔이 생각나고, 피곤하다 느끼면 커피가 생각나곤 한다. 찬바람이 불면서 이제는 ‘온기’를 손에 쥐고 ‘호호’ 불어가며 마셔야 하는 계절이 됐다. 코로나19로 지친 심신을 은은한 향으로 보듬기 좋은 곳을 소개한다.

대한민국 커피의 도시 강릉
커피의 본고장하면 떠오르는 곳은 ‘에티오피아’다. 간혹 스타벅스 1호점이 등장한 미국 ‘시애틀’을 꼽는 경우도 있다.

한국에서는 강원도 강릉이 메카로 자리매김했다. 수도권 접근성이 우수한 입지에 동해 바다가 있어 낭만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사실 강릉은 차(茶) 문화의 발상지다.

옛날 신라시대에 화랑들이 차를 달여 마시던 곳이 바로 이 곳이다. 지금은 커피박물관, 커피공장, 커피아카데미, 커피연구회, 커피문화해설사 등 커피를 활용한 다양한 연계 시설과 인프라가 갖춰져 단연 ‘커피도시’로서의 면모와 위상을 갖췄다.

코로나19 여파로 여행을 갈 수 없게 되면서 여행마니아에게 강릉은 여행의 갈증을 해소하는 돌파구가 되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상권정보시스템에서 영동지역 6개 시·군의 해변 유동인구를 분석한 결과 지난 여름성수기 동안 유동인구가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탁 트인 동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오션뷰’가 여행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매력요소가 되고 있다.

향, 로스팅 원두
커피 맛은 쓴맛과 신맛의 중간쯤이다. 그럼에도 커피를 선호하는 이유는 맛보다는 향이 좋다는 데 있다. 코에서 느껴지는 적은 양의 향기 성분이 커피의 풍미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이게 커피의 매력에 빠지게 만드는 비결이다.

커피는 원두 산지와 기후, 토지의 비옥한 정도에 따라 향이 달라진다. 또 원두를 어떻게 섞느냐에 따라(블렌딩) 다양한 향을 낼 수 있다. 볶아진 커피가 가진 향기 성분은 수천 종류에 이르는 비결이다.

다양한 향이 발생하는 것은 로스팅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이야르 반응’ 때문이다. 원두에 함유된 아미노산의 ‘아미노기’와 당의 ‘카보닐기’가 결합해 새로운 분자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 반응을 통해 만들어지는 새로운 분자는 구운 향이나 시리얼향 같은 풍미를 내는 ‘피라진’, 달콤한 캐러멜 향이 나는 ‘피롤’, 캐러멜 느낌의 ‘퓨란’ 등 다양하다.

풍미는 두 단계의 로스팅 과정을 거쳐 배가 된다. 먼저 연두색의 생두를 건조하는 것이 첫 단계다. 수분이 날아간 원두는 단단해지기만 할 뿐 별다른 향기는 없다.

생두에 열을 가하면 수분이 거의 사라지고 노란색 또는 갈색으로 변한다. 이 과정에서 원두가 팽창해 표면에 금이 가는데, 이 금을 통해 내부에 있던 기체가 밖으로 빠져 나오게 된다. 이때 원두는 다양한 향을 내뿜고, 맛은 시큼해진다.

로스팅을 계속하면 원두는 더욱 부푼다. 또 한차례 균열이 발생하고, 색은 더욱 짙어지면서 커피 특유의 풍미를 내게 된다. 원두에 있던 당 성분이 캐러멜화되면서 깊은 맛을 내게 된다.

잠을 깨우는 카페인
커피를 즐기는 또 다른 이유는 카페인도 있다. 카페인은 잠을 깨우는 효과가 있다.

커피의 각성효과는 카페인이 교감신경의 각성작용과 관련이 높은 ‘c-AMP(cycling AMP)’의 분해를 일으키는 효소의 작용을 억제해 발생한다. 특히 카페인은 물에 잘 녹아 뇌로 쉽게 전달이 가능해 신속하게 몸에 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하지만 이 카페인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카페인의 일일 섭취 권고량을 성인 400mg 이하, 임산부 300mg 이하, 어린이 및 청소년은 체중 1kg당 2.5mg 이하로 설정했다.

이 기준에 따라 성인의 경우 하루 커피 4잔, 청소년은 에너지 음료를 2캔 이상 섭취할 경우 카페인의 일일 섭취 권고량을 넘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인의 카페인 섭취량을 보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조사한 결과 성인은 하루 78mg의 카페인을 섭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카페인은 커피뿐 아니라 탄산음료나 에너지음료, 초콜릿에도 포함된 만큼, 카페인이 함유된 식품을 섭취할 때는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관리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향에 취해 맛에 취해 마시는 커피이지만, 건강하게 커피를 즐겨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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