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인프라 늘고 석유 등 전통 에너지 플랜트 투자 줄고
풍력 터빈·태양광 패널 생산 확대 … 제로에너지건축 부상
실제 발주까지 상당 시일 소요… 한국업체, 진출 전략 짜야
[기계설비신문 김주영 기자] 조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대선에서 승기를 잡으면서 기후 변화 대응을 중심으로 한 인프라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주요 공약으로 임기 내 2조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천명함에 따라 미국 건설시장도 호황에 접어들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트럼프식 고립주의에서 탈피할 것으로 보인다. 동맹국과의 협력이 강조되고, 경제적 관점에서 불확실성이 사라질 것이라는 의미다. 또 ‘큰 정부’를 지향하는 만큼 재정 정책도 확장 기조로 전환될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즉, 인프라 투자가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국 건설시장은 앞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인프라는 증가하는 반면, 석유 등 전통적인 에너지 플랜트 투자가 줄어들 것이란 의미다.
구체적으로 보면 풍력 터빈은 6만개, 태양광패널은 5억장 규모로 확대된다. 신재생에너지 연간 수요는 현재 대비 3배 이상 증가하게 된다. 반대로 석탄발전설비를 폐쇄하는 속도는 빨라질 것으로 시장은 예측했다. 이는 미국 건설업체가 신재생에너지 분야 투자 확대로 눈을 돌리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제로에너지건축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당선인이 2030년까지 모든 신축 건물에 적용할 뜻임을 시사한 까닭이다. 또 탄소배출 억제를 위한 국제협약인 ‘파리기후협약’에도 재가입해 2035년까지 발전소 탄소 배출을 없애는데 주력한다. 재원은 감면된 세금 환원과 국채 발행 확충으로 충당하게 된다. 이를 위한 미국 국가인프라은행도 설립된다.
피치 솔루션(Fitch Solution)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투자가 본격적으로 발주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한국 건설업체에게 준비할 시간을 주는 대목이다.
미국이 신재생에너지로 눈을 돌림에 따라 관련 시장이 확대되는 것은 기정사실화됐다. 덩달아 각국 기업이 미국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건설업체의 미국시장 누적 수주액이 전체 누적 수주액의 1.1%에 불과할 정도로 초라하다.
해외건설 전문가는 “풍력, 태양광 사업의 수주액은 각각 1억6000만 달러, 1억7000만 달러로 진출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실제 미국시장이 열리기까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임에 따라 공종과 기술별로 진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주정부와 연방정부별로 추진 체계가 다른 만큼 건설 관련 제도, 인허가 방식, 노동시장 관습 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장기적으로는 자국 일자리 창출에 대한 인식이 높은 만큼 지사, 법인 설립 등을 통한 현지화 작업도 요구된다. 특히 공공분야는 실적 확보가 필요한 만큼 소규모 사업이라도 선도사업 격으로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실제로 독일 호흐티에프(Hochtief AG)사는 미국 진출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인수합병(M&A) 대신에 현지 기업에 일부 지분을 참여하는 방식으로 현지화한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
해외건설 전문가는 “M&A를 기본 전략으로 삼던 회사도 미국 시장만큼은 다르게 공략한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기업, 전문기관을 활용해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