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워 말고 기술 역량 강화에 매진해야”

이복남 건설산업혁신위원장이 "건설업계가 주장하는 특수성은 더 이상 안 통하는 시장이다. 새로운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kjy@
이복남 건설산업혁신위원장이 "건설업계가 주장하는 특수성은 더 이상 안 통하는 시장이다. 새로운 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kjy@

[기계설비신문 김주영 기자] “파괴를 통한 새로운 생태계 구축을 두려워해선 안 됩니다. 한번 익힌 기술을 평생 활용할 수 있는 시기는 이미 오래전에 지났습니다. 역량을 끊임없이 개발하기 위해 힘써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복남 건설산업혁신위원장은 생산체계 개편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생산체계 개편은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 시대 등으로 대변되는 대내외적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이복남 위원장은 “현대차가 미래의 경쟁자로 구글이나 통신사를 지목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강조했다. 산업·시장·기술 간 경계가 무너진다는 설명이다.

건설 특수성 주장 더 이상 안 통해…신 생태계 구축 시급 

건설산업 생산체계 개편에서 주안점을 둔 부분 중 하나는 ‘역량 강화’다. 이를 통해 산업체는 일감을 확보하고, 개인에게도 확대된 일자리를 제공하는 새로운 생태계가 구축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위원장은 “역량이 강화되면 시장은 국내를 넘어 연간 15조 달러에 달하는 해외로 확대될 것”이라며 “유령회사가 건설산업에 더 이상 진입할 수 없는 시스템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질적인 병폐인 ‘불법 하도급’도 염두에 뒀다. 이를 위해 거래 단계를 단순화했다는 의미다. 앞으로 건설산업은 ‘기술 경영’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게 된다. 

“운찰 중심의 입찰이 역량 중심으로 재편되면 기술역량을 갖추진 못한 기업들은 생존 자체를 고민해야 한다”고 그는 조언했다. 이어 “건설산업이 타 산업과 다르다는 특수성을 논하는 것은 이제 옛말”이라며 “과거 누렸던 ‘가성비가 경쟁력’이던 시대는 더 이상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술 범위를 전통적 건설의 울타리 안에 한정시키기보다 사회과학, 인문사회, ICT 등 소프트웨어 기반과 융합해 새로운 기술패키지를 개발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시장을 보는 눈을 높고 넓게 가지라는 주문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 생산체계 개편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었다. 위원회를 이끌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중립’을 지키는 일이었다. 소신껏 발언하고 싶은 욕구도 있었지만, 자칫 편 가르기로 비춰질 수 있어 자제했다고 한다. 

이제 건설산업이 해야 할 일은 뭘까. 그는 지식 기반의 새로운 생태계 구축이라고 단언했다. 설계엔지니어링과 시공, 공종별 칸막이를 지금보다 더욱 빠르고 과감하게 혁파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제는 데이터 시대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기술경영을 현실 경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류와 함께 해온 건설산업은 이제 시장 유무보다 역량 혁신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며 “역량을 끊임없이 개발해야 하는 이유에 정답을 찾기보다 과감히 도전하는 산업체와 기술인이 되기를 기원한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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