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은 ‘문화 공원’, 지하엔 천만 서울시민 ‘에너지원’
80만kW급 LNG발전소…10만 가구에 난방열 공급도
대기오염물질 배출 최소화 위한 다양한 기계설비 설치

서울복합화력 항공사진.

◇ ‘국내 최초’에서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 최초의 화력발전소 하면 떠오르는 곳, 바로 서울 마포구 당인동에 위치한 ‘당인리화력발전소’다.

지금은 한국중부발전이 운영하고 있는 서울복합화력(서울발전본부)으로 불려지고 있다.

이곳이 이제는 ‘세계 최초의 도심 지하발전소’라는 영예를 가져갔다.

지상에는 서울 시민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원과 문화공간이 조성되고, 그 밑으로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80만kW규모의 지하 복합화력발전소가 들어서 있다.

이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력 규모는 서울시 370만 가구 중 절반 가량이 사용할 수 있는 전기공급량이며, 전력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증기를 열공급 설비로 보내 여의도 등 발전소 인근 10만 가구에 난방열도 공급한다. 이를 통해 개별난방 방식에 비해 연간 7만8000톤의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 서울복합화력 측 설명이다.

◇ 깨끗하고 안전한 지하발전소 운영

도심지에 위치한 발전소 특성 상 오염물 배출에 대해서는 그 어떤 발전소보다 강력한 대책을 마련했다.

이 발전소의 연료는 LNG로 석탄화력발전소와는 달리 황산화물과 먼지가 배출되지 않는다.

서울복합화력은 특히 대기환경보전법 질소산화물 배출허용기준인 20ppm 보다 훨씬 낮은 5ppm 이하로 배출되도록 운영된다. 화염 온도를 낮추어 질소산화물을 저감시키는 저 NOx 버너가 설치되어 있고, 설비 후단에는 연소 중 생성된 질소산화물을 질소와 수증기로 바꿔주는 배연탈질설비가 설치돼 있다.

지하발전소 내부 둘레에는 한강물의 침수와 지진에 대비해 두꺼운 외벽을 설치했는데, 원자력발전소의 외벽구조물(1.2m) 보다 훨씬 두꺼운 4.2m 두께의 외벽을 시공했다.

대규모 지진의 진동에너지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가스누출을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특수공법으로 설계, 건설됐다는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일반 배관보다 1.5배 두꺼운 스테인리스를 사용했고, 배관을 통해 공급되는 가스가 조금이라도 누출이 되면 즉각 밸브가 차단되도록 설비를 갖췄다. 또 자동 환기 시스템도 구축됐다.

◇ 문화창작 발전소 ‘시민 품으로’

발전소 바로 위에는 도시재생공원이 조성돼 시민에게 개방된다.

과거에는 보안구역으로 외부인의 출입이 제한됐던 발전소였지만, 2020년 발전소가 종합 준공되고 공원 조경공사가 완료되면 한강 변으로 탁 트인 아름다운 도시 조망을 감상할 수 있는 새로운 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특히 서울복합화력은 ‘당인리발전소’로 기억되는 대한민국 최초의 화력발전소였던 만큼, 100년 전력사를 간직한 문화유적이다.

1970년대에는 서울지역 전력공급의 75%를 담당할 정도로, 우리나라 경제성장과 함께 해왔다.

이러한 산업유산인 서울화력 4·5호기는 문화창작발전소로 재탄생한다.

중부발전은 기존에 운영 중이었던 서울화력 4·5호기 발전소 건물을 문화체육관광부에 무상으로 임대해 문화예술의 중심지인 홍대문화권 근처에 위치한 특색을 반영한 문화예술 공간으로 조성키로 했다.

문화창작발전소는 산업문화유산의 가치 보존과 도시재생의 표본으로서 원형을 최대한 보존할 예정이어서 영국의 테이트모던이나 프랑스의 퐁피두센터와 같은 복합 문화예술 공간으로의 변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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