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순 대표 “사람이 재산…수평적 조직관리로 일할 맛 나는 회사로”

동산테크가 2세 경영으로 기업 성장의 기반을 공고히 하고 있다. 박종학 회장의 경영 철학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젊은 기업문화를 접목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 등 기술 변화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며 미래를 준비 중이다. 동산테크의 미래를 이끄는 박상순 대표이사의 경영 방침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박상순 대표이사가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 동산테크 사옥에서 〈기계설비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민지기자 mjk@
박상순 대표이사가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 동산테크 사옥에서 〈기계설비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민지기자 mjk@

‘젊은 가득’ 활력 넘치는 동산의 아침
지난 13일 젊음의 메카인 연트럴파크(옛 경의선철길) 인근에 있는 (주)동산테크(대표이사 박상순)가 활기찬 아침을 맞았다. 해가 뜨는 언덕을 뜻하는 ‘동산(東山)’이라는 기업명처럼 활력이 가득했다. 그 중심에는 박상순 대표이사가 자리했다.

박상순 대표이사는 “기업명처럼 직원에게 희망을 주는 회사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며 “보다 나은 삶, 보다 나은 인간, 보다 나은 발전을 위해 항상 생각하고 노력하는 회사가 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철학은 ‘경험’에서 비롯됐다. ‘2000년 2월 6일’, 박 대표는 20년이 훌쩍 넘은 동산테크 입사일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무엇이 뇌리에 남았던 것일까. 그는 “아버지께 사기 당해서 이 곳에 끌려 왔다”며 농담조로 웃으며 말했다.

박 대표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증권맨으로 일하던 대표적인 ‘화이트칼라’였다. 하지만 ‘5년만 일해보라’는 박종학 회장의 권유에 ‘효도하는 심정’으로 동산테크에 몸담았다. 이후 기계설비산업의 매력에 빠졌다.

그는 “입사 초기에 회사 경영지표를 보니 매력적인 곳이었다. 하지만 이후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게 급변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그럼에도 현장을 돌며 근무한 경험이 오늘의 박 대표를 만들었다. 

그는 “첫 근무지는 본사가 아니라 건설현장이었다. 이후 5년간 현장을 돌면서 ‘최고가 되자’는 심정으로 일하다보니 ‘천직’으로 여겨졌다”고 말했다. 블루칼라의 매력에 흠뻑 젖어든 것이다.

약속했던 5년이 지난 시점에 그는 본사로 발령 받은 뒤 회사에 남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현장에서 땀 흘린 노력이 대표 자리에서 기업을 이끌 경험치가 된 것이다.

수평적 조직 문화, 일할 맛 나는 회사
건설산업은 수주산업인 동시에 대표적인 노동집약형 산업이다. 인적 자원을 잘 관리하는 것이 기업을 경영함에 있어 중요한 이유다. 기계설비건설업도 마찬가지다.

그는 “기술적인 측면이나, 인적 관리 측면 모두 유연한 사고를 갖고 경영하고자 한다”며 “다른 회사의 좋은 제도가 있으면 빨리 수용해 우리 형편에 맞게 만들고, 우리만의 좋은 제도가 있으면 더욱 체계화해 발전시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동산테크에 처음 몸담았을 당시에 그는 ‘대표 아들’이라는 편견을 주지 않기 위해 자신의 신분을 함구했다. 오히려 동료들과 함께 회사에 대한 불만을 앞장 서 토로했다고 한다. 

그는 “우리가 저 나이가 됐을 때 새로운 문화로 바꾸자”며 격려한 덕분에 끈끈한 동료애를 쌓을 수 있었다고 했다.

동산테크의 숨은 보석은 ‘꽃동산’이라는 직장 내 모임이다. 젊은 직원끼리 유대감을 형성하고 발전적인 조직을 만드는 밑거름이 된다고 박 대표는 평가했다. “이제는 끼워주지 않는다”고 푸념을 호소한 그 역시도 꽃동산 맴버 출신이다.

노동집약’ 아닌 ‘기술집약’ 발전 이뤄야 건설 인력난 해결
‘품질점검회의’ 최초로 시작··· 관련자료 DB 축적 디지털화

그럼에도 고민거리가 있다. 건설현장에 인력 유입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이 그것이다. 소위 3D업종이란 인식이 만연하기 때문이라고 박 대표는 분석했다. 

그는 “과거에는 한국인 팀장의 지휘 하에 외국인 근로자가 일했지만, 최근에는 우리나라 사람이 외국인 팀장의 지휘를 받고 있는 일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며 현장 상황을 전했다.

그는 대안으로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기술집약적 산업으로의 발전을 위해 건설산업이 힘써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내실 경영을 통한 이윤 창출과 이를 기술 개발에 재투자해 산업 발전을 도모하고, 나아가 기술자 육성에 매진해야 할 때란 설명이다.

내실 경영은 박 대표가 강조하는 경영 방침 중 하나다. 동산테크에 입사한 뒤 그는 당시 대표를 맡고 있던 박종학 회장에게 ‘불만’이 있었다. 그 불만은 바로 회사 연혁에 비해 매출액이 낮았던 점이다. 

박 회장은 그에게 “관리할 수 있는 만큼만 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그럼에도 소위 출혈경쟁도 시도한 적이 있다. 수주산업이기에 어떻게 해서든 일단 수주하고 보자는 식이었지만 결코 오래가지 못했다고 한다.

박 대표는 “출혈 경쟁으로 수주한 결과, 자금 압박, 시공 품질 저하문제가 바로 나타났다”며 “이후 매출보다는 실속 있는 수주에 집중함으로써 내실 있는 경영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산테크가 49년의 세월을 버티고 오늘날까지 버틸 수 있었던 배경이다.

동산테크가 참여한 평택신촌지구내 건설현장 전경. [동산테크 제공]
동산테크가 참여한 평택신촌지구내 건설현장 전경. [동산테크 제공]

시공 자료 디지털화로 노하우 집적
동산테크는 지난 1971년 동산설비기술공사로 처음 기계설비건설업계에 등장했다. 이후 2005년 사명을 현재와 같이 변경하고 대림산업, GS건설, 효성중공업 등 우량 건설사와의 협력 관계 속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단순히 우호적인 협력 관계만으로 반세기 가까운 시간동안 기업이 존속하기는 어렵다. 그만큼 본연의 역할인 ‘시공 품질’이 뒤따라줘야 한다.

박 대표는 “동산테크는 오늘날 많은 업체들이 시행 중인 현장 품질점검회의를 거의 최초로 시작한 기업”이라며 “잘못된 점은 빠르게 시정하고, 우수사례를 타 현장에 공유함으로써 시공 품질을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관련 자료는 모두 보관함으로써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하고 있다. 그는 “하자 연한이 경과하더라도 모든 자료를 폐기하는 일이 없다”며 “과거 자료 역시 모두 스캔작업을 거쳐 디지털화할 정도로 과거의 경험을 소중하게 여기고 보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시대, 기계설비법 중심으로 준비
지난 4월 시행된 기계설비법으로 기계설비산업이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것도 그의 기대다. 

박 대표는 “이제 새로운 법의 영역 안에 기계설비 산업이 들어온 만큼 제대로 시공하고 제대로 대우받을 환경이 마련됐다“며 ”기계설비인 모두가 법의 빠른 안착과 산업의 발전을 위해 진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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