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설비, BIM·IoT···‘4차산업’과 랑데부

[기계설비신문 김주영 기자] 흔히들 현재를 가리켜 ‘4차 산업혁명 시대’라고 이야기합니다. 초연결·초지능화 사회가 펼쳐지고 있다고 말하곤 하지만, 아직까지 이를 체감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어찌 보면 우리 세대가 시대 변화의 시작점에 서있는 셈이죠.

이제는 이를 예상하고 어느 방향으로 시대상이 변화될지를 전망해보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기술간 융·복합이 필수인 시대에서 어떠한 첨단 기술이 기계설비와 만나게 될지를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 4차 산업혁명이 불러올 변화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기술 적용은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대략적으로 변화상을 예측해 보면 보급 단계를 시작으로 보편적 수준을 거쳐 최종적으로 활성화되는 시기가 도래하게 됩니다. 

보급 단계는 기술 적합성 등을 검토하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 적용하는 시기입니다. 이를 통해 시행착오를 줄이게 됩니다. 현재 우리 사회가 지나고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시범 적용 등을 통해 기술 안정성 등이 검증되면 보편적 수준에 도달하게 됩니다. 앞선 단계에서 단순 적용하던 기술이 실제 산업의 기술 수준에 맞춰 적용돼 기술과 기술, 기술과 서비스 등이 본격적으로 융·복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실질적인 혁신이 이뤄지는 시기인 셈이죠.
보편화 시기에는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도 마련됩니다.

이를 통해 사물인터넷(IoT)·비콘(Beacon) 등으로부터 데이터를 ‘자유롭게’ 주고받게 되며, 나아가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을 통해 기계가 스스로 상황을 분석해 대응하는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립니다.

이 때 중요한 요소는 기술 표준화입니다. 표준화를 이루지 못하면 파편화가 일어나 기술 발전에 장애물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4차 산업혁명이 활성화되면 더 이상 현재의 산업군은 의미가 없어질 것입니다. 타 산업군과의 융합을 통해 우리는 경제·사회·문화 등 전체 생활 영역에서의 변화를 체험하게 됩니다.

□ 빔·모듈러 등과 융·복합 준비

기계설비산업과 관련 있는 4차 산업혁명 요소기술은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모듈러(Modular) △3D프린터 △빅데이터 △IoT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빔(BIM)은 기존 평면(2D) 설계도면에서 벗어나 3D 기반이라는 특징을 지녔습니다. 결과물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어 기존에 직관적으로 보기 힘든 부분도 쉽게 확인 가능해 오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시공 품질 향상의 도구인 셈입니다.

빔은 설계에서 우선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후 빅데이터, VR, AR 등과 접목되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게 됩니다.

시공현장에서 가장 활발한 기술 가운데 하나는 모듈러입니다. 시공 위주로 행해지던 건설산업이 조립산업으로 바뀌는 신호탄을 쏘게 됩니다.

사실 이 방식은 1980년대 PC(프리캐스트 콘크리트)에서 시작됐습니다. 이후 PBU(공장 제작 조립식 화장실 유닛)을 거쳐 PPVC(조립식 프리마감 형체 제작)으로 발전했습니다.
PPVC는 건축물 내부를 구성하는 유닛을 레고 블록처럼 사전 제작해 현장에서는 조립·설치하는 방식으로 현재 우리가 말하는 모듈러공법은 이 방식을 말합니다.

실제로 모듈러공법으로 40층 규모의 주거시설이 세워지기도 했습니다. 기계설비업계에서도 모듈러 공법에 관심을 갖고 적용하는 업체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일반인이 많이 들었을 법한 IoT는 모든 사물을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통신기술입니다. 사물간 통신도 가능해 자율주행차가 운행될 수 있는 기반이기도 합니다.

실생활에서는 ‘스마트홈’이 대표적으로 구현됩니다. 이를 통해 건물 내 재실자 수에 따른 냉난방 설비나 공기질 감지센서 등과 연동해 자동 환기시스템을 가동시킵니다.
빅데이터 기반으로 인공지능화되면 일련의 과정을 거쳐 가장 효율적인 운전방식을 기계설비 스스로 제어하게 됩니다.

□ 개성 있는 제품 등장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실제 건설현장에서 접목시키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기계설비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산업 특징을 반영한 기술 적용이 필요합니다.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스마트제조 △스마트건설 △스마트유지관리를 실현하게 됩니다.
스마트제조는 생산 자동화의 밑거름입니다. 제조업에서는 ‘스마트팩토리’라는 이름으로 시도 중인 상태입니다. 특히 맞춤형 생산도 가능해 2차 산업혁명의 키워드인 소품종 대량생산체계가 다품종 소량생산체계로 전환되게 됩니다. 대량생산 장점인 ‘가격 경쟁력’도 생산 자동화로 충분히 실현 가능합니다.

스마트건설 역시 ‘자동화’가 핵심입니다. 낮은 생산성을 끌어올릴 도구입니다. 특히 시공 중심의 건설을 자재, 설계, 시공, 유지관리분야까지 전생애주기에 걸친 솔루션으로 혁신을 이루게 됩니다. 건설산업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꿀 활용방안인 셈이죠.

여기서 도시개발분야로 국한해 보면 스마트시티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지금까지 인프라와 도시 내 각종 정보가 이원화됐다면 앞으로는 각종 정보와 인프라가 조화를 이뤄 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게 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환기 등 공기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만큼 센싱 정보를 통해 환기 등을 이뤄내도록 만들게 됩니다. 

스마트 유지관리로는 센서를 활용해 노후 설비의 교체시기, 성능 유지 등을 실현합니다. 이렇게 되면 열수송관 파열로 인한 재산·인명피해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어 사회 안전 강화도 이뤄냅니다. 

□ 정책 마련 속도도 빨라져야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기술 발전과 정책 마련 속도가 비슷하게 이뤄져야 합니다. 
이 두 날개가 균형을 이뤄야 융·복합 기술 발전이 이뤄지게 됩니다. 특히 제조, 시공, 유지관리 분야에서 보급 단계에서부터 통합 발전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4차 산업혁명을 추상적 개념으로 접근하기보다 실제 생활의 변화를 불러올 구체적인 개념으로 인식하는 발상의 전환도 요구됩니다.
미래 인재에게 요구되는 직무역량은 초학문적 능력과 가상협력 등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른바 STEM(과학기술·공학·수학)에 예술적 감각을 접목하는 창의융합인재입니다.

기계설비산업도 고유한 경쟁력 있는 첨단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쾌적하고 안전한 생활 터전을 만들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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