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人文) 스토리] 20 즐기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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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人文) 스토리] 20 즐기는 마음
  • 이소영 문화로드 대표
  • 승인 2020.09.07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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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
문화로드 대표
교육학박사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보다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 논어(論語) 옹야편(雍也篇)

공자의 이 말은 알다-좋아하다-즐기다 이렇게 점층적으로 되어 있다.

가령 어떤 음식을 즐겨 먹게 되려면, 먼저 무슨 맛인지 알고, 알게 된 음식의 맛을 좋아해서 자주 찾아 먹어야 가능하다.

좋아하는 것이 마음의 일이라면 즐기는 것은 몸의 일이다. 무언가를 잘하려면 즐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먼저 무엇에 대해 알아야 하고, 그리고 마음을 움직여 좋아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 몸을 움직여 자주 행동으로 옮겨야 비로소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진짜 같은 가짜를 찾는 ‘히든 싱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유명가수의 목소리부터 창법까지 완벽하게 소화 가능한 모창 도전자들과 원조가수가 노래로 대결하는 음악 프로그램이다.

원조가수와 모창도전자 5명이 각각 통 안에 들어가 노래 한곡을 나누어 부른다.

모창도전자들은 대부분 원조가수의 팬이다. 그가 부른 노래를 좋아해서 자주 불렸고, 원조가수와 비슷하게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데도 방송 전까지 모창도

전자들은 싱크로율을 높이기 위해 전력투구를 한다. 방청객과 시청자들은 모창도전자들의 높은 싱크로율 노래에 놀라고 감탄을 아끼지 않는다.

사실 ‘히든 싱어’라는 프로그램이 방영되기 전까지 사람들은 모창가수를 폄하하는 경향이 있었다. 원조를 볼 수 없으니 대타로 사용되는 사람이라거나, 웃음거리로 삼기위한 대상이었다.

사람들은 모창가수에게서 원조가수와 비슷한 점을 찾기보다는 차이점을 찾아서 실력이 부족하다거나 엉터리라고 말한다.

모창가수는 이러한 사람들의 평가에 스스로를 남의 흉내나 내는 가짜라고 비하한다.

모창도전자와 이전의 모창가수의 차이는 무엇일까?

모창도전자들은 원조가수와 그의 노래를 좋아하고 부르기를 즐겨한다. 그래서 기꺼이 원조가수와 정확하게 똑같이 부르려고 노력하고 또 노력하며 최선을 다한다. 이러한 노력은 위로가 되고 즐거움을 주었던 원조가수가 부른 노래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다.

이전의 모창가수들도 원조가수와 비슷하게 부르려고 열심히 노력했을 것이다. 하지만 원조가수 자체가 될 수는 없으므로 지치고 자조하며 즐기지 못한다.
‘히든 싱어’에서 가짜를 가려내다가 마지막에 진짜를 선택하면서 사람들은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원조가수가 부르는 노래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노래가 가지고 있는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다.

자신이 노래를 좋아했던 이유, 그래서 자주 즐겨들었던 지난날의 소중한 기억을 떠올리는 것이다. 원조가수도 자신의 노래가 발휘하는 영향력을 다시금 실감하고 용기를 얻는다.

노래를 사랑하고 즐겨 부르는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한다. 이렇게 원조가수도 만족하고 방청객과 시청자들도 모두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된다.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알려줄 수는 있지만 좋아하게 하거나 즐기도록 하기는 쉽지 않다.

경제발전을 위해 공부와 일에 매진했던 사람들은 열심히는 잘 하지만 즐기지 못하고, 즐기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즐기는 사람이 더 잘할 수 있다면 즐기는 사람이 많은 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즐기기 위해서는 좋아하는 마음에 공감하고 사소한 재미를 추구하도록 격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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