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업체탐방ㅣ김정호 ㈜웅남 대표이사

국내외서 저장탱크 50기 넘게 시공…글로벌 기술력 인정
멕시코·싱가포르·파나마·베트남 등 세계가 무대
삼척 생산기지 세계 최대 용량 시공실적에 ‘자부심’

김정호 ㈜웅남 대표이사가 〈기계설비신문〉과 인터뷰를 마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 대표이사의 사무실에는 베트남, 파나마, 모로코 등 각 국의 시간을 맞춰놓은 시계가 걸려있다. 김민지 mjk@

유류 등을 저장하는 대형 스토리지 탱크와 액화천연가스(LNG) 탱크 설비 공사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한 웅남(대표이사 김정호)은 금속창호공사업, 기계설비공사업, 가스시설공사업 등에 특화된 플랜트 전문건설 업체다.

국내 정유공장과 석유공사에서 발주한 원유저장탱크 공사의 70%는 웅남에서 시공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업계에서 두드러진 실적을 보여준 웅남은 석유화학공장과 정유공장, 발전소 등 각종 산업시설의 기계설비와 저장탱크 공사를 주 업종으로 성장해 왔다. 국내 최대 용량인 920000 BBL F.R.T 시공실적도 보유하고 있다. 특히 1993년부터는 국내 최초로 탱크 자동용접 기술의 전자동화를 이끌면서 대형탱크 자동화의 선두주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우수한 기술력은 기업의 힘

웅남의 저장탱크 기술력은 업계에서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다. 실제로 한국가스공사가 운영하는 인천·평택·통영·삼척 생산기지에 설치된 LNG 탱크 52기 중 44기를 웅남에서 시공하면서 저장탱크 설비 강자의 면모를 보였다.

특히 삼척 생산기지에서는 세계 최대 용량인 270000KL 3기에 대한 시공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웅남의 저장탱크 시공 기술력은 입증됐다.

멕시코 만사니요(Manzanillo) LNG 터미널, 싱가포르 주롱 섬(Ju rong Island) 프로젝트, 파나마 콜론(Colon) LNG 터미널 등에서 LNG 탱크 설비 시공을 맡으면서 웅남의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김 대표이사는 “웅남의 저장탱크 시공 기술력을 해외에서도 인정받아 다각도로 진출하려 하고 있다”며 “50기 이상에 달하는 지상식 LNG 탱크 시공 실적은 세계 최고 실적으로 생각한다”며 자부심을 보였다.

현재 웅남은 포스코가 발주한 광양LNG터미널의 5호기 저장탱크 시공을 맡아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상황이다.

광양LNG터미널은 국내 최초 민간 LNG터미널로, 국내로 도입된 LNG를 하역·저장·기화·송출하는 설비를 갖췄다. 웅남은 광양 LNG 탱크 5기 중 5기를 시공했다.

김 대표이사는 “이번 5호기 LNG 탱크에는 고망간강이 처음 적용됐다”면서 “현재 성공적인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극저온용 고망간강은 선박 LNG 탱크 및 파이프용 신소재로, -196°C에서도 파손되지 않고 스테인리스강이나 니켈강 같은 기존의 강재보다 인성과 인장강도가 우수한 재료 특성을 갖고 있다.

국내 시장 한계 넘어 해외 진출

2000년대 후반 플랜트 시장은 황금기라고 불릴 정도로 호황을 겪었지만, 플랜트 설비 투자는 점점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플랜트 설비 시장은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하지만 웅남은 이러한 현실에 좌초되지 않고 성실한 자세로 적정 수주 금액을 제시하며 우수기업의 기틀을 만들고 있다.

김 대표이사는 “우수한 기술력에 맞는 적정 금액을 제시하고 공사를 수주하는 것을 지향해야 한다”면서 “수주 절벽에 있는 상황이지만 저장탱크 기술력은 웅남이 최고라고 자부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적정 금액으로 공사를 수주해 내실을 다져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난 1월에는 베트남 지사를 설립하면서 해외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장하고 나섰다.

그는 “한정적인 국내 플랜트 시장의 한계를 느껴 해외 공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면서 “아시아·중동·남미·아프리카 등에서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해 온 경험을 통해 해외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이사는 국내와 해외 일정을 소화하며 동분서주하다. 현지로 직접 가 사전 답사를 하는 것은 물론, 국내와는 다른 해외 작업 환경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법인 설립부터 현지 물가, 장비 조달 문제까지 꼼꼼한 사전답사를 통해 진출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촉’ 덕분에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하자 없는 시공을 완수할 수 있었다.

김 대표이사는 “몇 개월 전부터 현지로 직접 가서 작업 환경을 분석하고 여러 가지 사전조사를 한다”면서 “플랜트 공사는 리스크가 생기면 기업의 손실이 엄청나기 때문에 철저한 분석은 필수”라고 말했다. 직접 해외를 나가는 것이 힘들지는 않냐는 질문에는 “시차 적응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며 웃음을 보였다.

하지만 김 대표이사의 꼼꼼한 일처리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에서 대기업과 하청업체 관계에서 흔히 발생하는 불공정한 관행으로 회사가 휘청할 뻔한 일도 있었다.

김 대표이사는 “을의 위치에서 부당한 일을 겪고 회사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받을 뻔했지만 위기를 딛고 일어나 슬기롭게 해결했다”면서 “단 한 번의 실수가 회사에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원자력·화력 등 발전소 건설 시장에서 중소기업은 대기업으로부터 하도급을 받는 구조이기 때문에 대형 적자의 수렁에 빠져 폐업하거나 경영상태가 부실해진 플랜트 전문건설 업체가 셀수 없이 많다”면서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원전해체사업의 경우 업계의 미래 먹거리인 만큼 비방사선구역의 해체를 먼저 진행하고 플랜트 전문건설 업체에서 직접발주를 해 중소기업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주절벽 위기 임직원과 극복

다음 달 창립 40주년을 맞는 웅남은 평균 근속 기간만 16년이 넘을 정도로 장기근속자가 유달리 눈에 띈다.

바람 잘 날 없는 플랜트 건설 시장에서 위기의 바람이 불 때마다 직원들과 함께 헤쳐나갔다.

갑작스럽게 닥친 코로나19로 탄력근무를 하고 있지만, 불만을 가진 이는 아무도 없다. 오히려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다.

그는 “직원들이 회사를 위해 자발적으로 탄력 근무를 하고 있다”면서 진정한 노사 화합의 길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또 “수주 절벽에 있는 업계 상황이 암담하지만 코로나19가 어느정도 해소된다면 그동안 누적되어 온 프로젝트들이 대량 발주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성실하게 욕심내지 않으면서 50년, 100년을 이어갈 웅남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기계설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