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들의 상반기 실적이 발표되는 시즌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시공능력평가 톱(Top)5의 성적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나름 선방했다. 특히 현대건설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지만, 경기 장기침체를 우려해 보수적으로 공시하는 여유를 부렸다.

이들 기업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상반기 실적 방어에 밑거름이 된 국내 주택시장의 위기 신호를 신성장동력, 신사업으로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재생에너지, 환기시스템 등 생활안전분야에 뛰어들겠다고 알린 것.

우려되는 대목은 대기업의 새로운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대형 종합건설업체가 전문시장으로의 무분별한 진입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중소기업간 화두는 ‘동반성장’이다. 기술 공유, 금융 지원, 인력 교육 등 다방면에서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현실은 이익 앞에서 뒷전으로 밀려나는 경우를 종종 보여줬다.

경기침체로 경영상황이 악화될 경우 동반성장 가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다. 제 살길을 찾는 것이 최우선가치로 여기기 때문이다.

하도급업체는 원청사인 대형종합업체의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는 것이 억울하지만 현실이다. 경제적 약자임을 악용해 자신의 밥그릇을 지켜내겠다는 욕심이라 할 수 있다.

한국경제에서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은 명암이 극명하다. 자본을 앞세워 그럴듯하게 포장해 이목을 집중시켜 시장의 무게 중심을 대기업쪽으로 순식간에 재편한다. 이로 인해 영세업체는 마치 블랙홀에 빨려가듯 소멸했다.

물론 대형 종합업체가 어떤 방향으로 신사업을 추진할지는 아직 알 길이 없다.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와 공유가 바람직한 방향일 것이다.

그렇지만 코로나19, 미세먼지 등 환기를 비롯한 공조기술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사회적 인식이 변화된 만큼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안전한 생활환경을 원하는 소비자 요구(Needs)가 있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한 전략이 새로운 유형의 불공정한 경쟁구도로 이어지지 않길 바랄 뿐이다. 또 이러한 우려가 기우에 그치길 바란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도 건설산업 생산체계 개편과 함께 코로나19가 촉발한 건설업 침체가 타 업종으로의 침탈로 이어지지 않게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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