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기구·배관 '소음' '진동' 막아 쾌적하게

[기계설비신문 김주영 기자] 2016년 발생한 경주 지진, 그리고 이듬해에 발생한 포항 지진은 한반도에서 발생한 이례적인 강진이었다. 진원지 인근은 물론 주변 건물이 파손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포항 지진의 경우 대학건물 외장재가 탈락하면서 내진설계의 중요성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 

건축설비도 지진, 기계 작동 등으로 인한 진동으로부터 안전하게 시공해야 재실자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다. 따라서 건축물 등에 설치된 기계·기구·배관 및 그밖에 성능을 유지하기 위한 설비의 소음·진동·전도·탈락 등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된 설비를 가리켜 ‘방음·방진·내진설비’라 한다.

방음설비

소음(騷音)은 ‘불규칙하게 뒤섞여 불쾌하고 시끄러운 소리’를 말한다. 소음이라는 단어 뒤에 공해를 붙여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따라서 방음설비는 건물 내의 소음 수준을 허용기준 이하로 제어해 쾌적한 음향 환경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공조설비에서 실내로 전파되는 소음은 덕트를 통해 기류로 전파된다. 또 설비기기의 진동이 구조체를 통해 들려오는 고체 전달음, 기계실 벽을 투과해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 덕트 표면 또는 배관에서 방출되는 소음이 천장 등을 통해 전달되는 소음도 있다. 층하배관으로 설계된 배관에서 윗집 화장실 물내림 소리가 들리는 현상도 여기에 해당한다.

설비기기의 소음원은 △냉동기 △냉·온수유닛 △보일러 △펌프 △공기압축기 등이 있다. 가장 효과적인 대책은 먼 곳에 설비를 배치하는 장비 이설, 속도와 주파수를 변경할 수 있는 인터버 제어방식을 적용하는 등의 운전조건 변경, 사용시간별로 제어하는 운전시간 조정 등이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경제적인 문제가 뒤따른다. 따라서 대체로 음원의 차폐하거나, 소음원과 가깝게 방진지지(防振支持)를 설치하는 것이 그나마 실효성 있는 대안이다. 

기계실의 소음 차단율을 높이려면 벽체에 투과 손실이 큰 소재를 사용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콘크리트 벽을 사용한다. 블록 벽을 쌓을 때는 상부에 틈새가 생기지 않게 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덕트·배관이 벽체를 관통하는 경우, 틈새를 충진재로 밀봉하지 않으면 차음 효과는 현저히 낮아진다.

소음을 제어하는 자재에는 흡음재, 소음기, 차음재, 방진재, 차진재가 있다. 자재별로 기능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소음 발생 환경에 따라 적합한 자재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면 흡음재는 공기로 전파되는 소음을 흡수하고, 방진재는 진동으로 발생하는 소음을 저감한다. 기계실에서 발생하는 기계 소음을 막기 위해서는 벽체로 은폐하고 동시에 기계 하부에 방진재를 삽입해 진동 소음을 함께 막는 것이 효과적이다.

건물 옥상에 설치된 냉각탑 주위로 방음벽이 시공된 사례도 종종 볼 수 있다. 이는 냉각탑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주변으로 퍼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참고로 건축 설계로 소음 제어하는 방법도 있다. 소음 완충구역으로 창고, 복도, 배관 입상 공동구 등을 배치한 것이 그것이다. 덕트는 소음에 민감하지 않은 공간에 시공하고 바닥을 통과하도록 설계하기도 한다. 

방진 설비

기계의 진동도 거주자에게 큰 불편을 끼친다. 건물의 경량화, 장스판 구조는 진동 관련 문제를 야기하는 구조다. 건물 진동과 관련된 불만은 구조물로 전달되는 기계의 진동에너지가 여러 부분에 전달된 후 구조체 소음으로 방출되면서 발생한다.

대표적인 예가 공동주택 상층부에서 승강기 모터 진동이 느껴지는 것이 있다. 올바르게 제어되지 못한 진동은 민감한 장비에 이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방진 관련 자재는 금속 코일 스프링, 공기 스프링, 방진고무, 고무패드 등이 있다. 금속 코일스프링과 공기스프링은 가진력이 큰 기계에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다만 금속코일스프링의 경우, 공진점 통과시간이 길 경우에는 방진용 고무와 함께 사용해야 고주파 문제를 개선할 수도 있다. 공기스프링은 공기압의 일정하게 유지관리해야 하고, 기밀형의 경우 고유 주파수를 낮추는데 한계가 있다.

방진고무는 온도에 영향을 많이 받는 단점이 있다. 다만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장점이 있다. 고무패드는 보조수단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진동을 유발하는 기계는 설치 위치와 설치 부위에 따라 진동 규모가 다르게 나타난다. 건물 구조체는 자체 고유 진동수를 갖고 있다. 일례로 고층부에서 진동 문제로 입주자 전원이 대피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피트니스에서 발생한 진동이 건물 고유 주파수와 동일해 공진현상이 발생한 것이 진동 현상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건물 바닥의 중앙 등은 비교적 유연한 부위로 고유진동수가 낮다. 반면 빔, 기둥, 벽체와 만나는 부위와 같이 비교적 견고한 지점은 고유 진동수가 높다. 

따라서 고유 진동수가 낮은 부위에 기계를 설치하면 기계에서 발생한 진동주파수가 건물 고유 진동수와 근접해 방진효과가 낮아지고 극단적으로는 공진현상으로 심각한 진동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기계를 설치할 때는 진동에 대한 인간의 반응, 민감한 장비 사용에 잠재적 방해가 되는 진동수준, 작동 기계의 진동 한계를 고려해 설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방진기는 바닥의 강성을 보충해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배관은 고무나 합성수지를 사용하고 넓은 면 사이에는 패킹을 설치하면 진동반사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배관시스템은 장비에 의해 발생하는 기계적 진동과 임펠러에서 생성될 유체 유동 진동 등이 전달된다.

장비 진동은 기동·정지시 공진 주파수의 대역을 통과한다. 따라서 배관 행거 및 지지대는 배관 시스템에서 건물 구조로서의 진동을 방지하고 배관의 유연성을 높여준다. 바닥지지 배관 방진설비로는 스프링마운트, 고무패드, 고무마운트가 있다.

입상배관의 경우 신축 팽창 등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방진 앵커와 가이드를 사용해야 한다. 

이중바닥시스템도 공조기 등에 의한 진동이 하부 공간으로 전달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이중바닥은 바닥 상부에 뜬 바닥을 구성하는 것으로 두 바닥 사이에는 공기층 또는 탄성체를 삽입하는 방법이다. 이중바닥과 이중천장을 설치하면 매우 높은 수준의 방음·방진이 가능하다. 

내진설비

지진은 건축물에 심각한 손상을 끼친다. 안전한 구조체를 만들기 위해 내진설계가 확대되는 추세다. 하지만 안전한 내부 생활을 위해서는 비구조체에도 내진 기술이 반영돼야 한다. 

보일러·냉각기·덕트·배관 등이 지진으로 파괴될 경우 연료 누출 등으로 인한 2차 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지진에너지의 관성력에 따라 공조기, 펌프 등이 미끄러지거나 흔들려 손상될 가능성이 있다. 

장비용 내진장치에는 내진 스토퍼, 내진 구속장치 등이 있다. 스토퍼는 지진 충격을 받게 되는 표면을 경화되지 않는 탄성고무재질로 제작해야 한다.

 

저작권자 © 기계설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