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면 열리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사용자와 노동자는 최저임금을 두고 줄다리기를 벌인다.

하지만 올해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변수가 생겨 노사 모두가 힘든 시기를 맞았다.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중소제조업 자금사정을 보여주는 경기전망지수(SBHI) 중 자금사정 부문은 60.3%로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연합회,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 등 15개 중소기업단체로 이루어진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의 안전망은 일자리로, 노사정 모두 일자리 지키기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며 “중소기업을 살리고 근로자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내년 최저임금은 동결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소기업 근로자들도 최저임금 동결을 외치고 나섰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021년 최저임금 관련 중소기업 근로자 의견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소기업 근로자 절반 이상(56.7%)이 “내년도 최저임금이 동결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로 중소기업의 일자리도 급격히 감소하면서 근로자들 또한 위기의식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에 이어 노동계는 최저임금 1만원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경기침체라는 그림자가 턱끝까지 차오르면서 기자라는 직업을 가진 직장인인 나조차도 최저임금 1만원이 현 시기에 과연 옳은 것인가라는 의문이 든다.

물가상승,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 안정과 양극화 해소 등 노동계가 내놓은 근거처럼 최저임금 인상은 불가피한 부분이지만,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그대로 화살이 되어 노동자에게 돌아간다.

중소기업들은 부담스러운 인건비에 일자리를 줄여나갈 것이고 경기침체가 계속된다면 문을 닫는 곳도 생길 것이다. 수차례 열린 전원회의에서도 노사는 결국 결론을 내지 못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라는 존재는 내년 경제마저 뒤흔들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어려움에 처해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노사화합’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때다. 무엇이 진정으로 노사를 위한 것인지 깊게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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