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W 경쟁력 바탕 SW·서비스·다기능 부품 등과 융합화를

정만태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밀가공 장비산업은 선진국들의 핵심 전략 산업으로, 기술과 노하우가 체화된 제조기술의 총 집약체인 바, 선진국들도 끝까지 놓지 않는 기간산업이다. 여기서 정밀가공 장비산업은 공작기계산업(Machine Tool Industry)을 의미한다.

정밀가공 장비산업은 자동차, 조선, 항공 등 거의 전 산업의 제조공정에 필수적 장비이고, 정밀가공 장비의 성능은 기계부품의 성능과 직접 관련되므로 결국 국가 산업 전체의 경쟁력에 영향을 미친다. 정밀가공장비 산업의 수주 현황은 산업설비투자의 선행지표로서 투자와 경기 동향, 산업 동향 등의 분석에 활용된다.

최근 4차 산업혁명의 패러다임과 함께 독일,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생산시스템의 지배력 확산을 위한 국가 차원의 제조장비 산업 관련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밀가공 장비산업과 관련된 주요 정책은 독일의 Platform Industry 4.0, 일본의 Smart Supply-Chain (Manufacturing), 미국의 Manufacturing USA, 그리고 중국제조 2025 등을 통해 추진되고 있다.

글로벌 정밀가공 장비산업의 생산 추이를 보면, 2000년 약 356억 달러에서 연평균 4.9%씩 증가하여 2019년 842억 달러를 기록했다.

주요국의 정밀가공 장비산업의 위상을 보면, 일본과 독일이 장기간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지배력을 지속하고 있으며, 중국은 세계 최대의 생산·소비국으로 성장했으나 최대의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영역인 CNC(Compu terized Numerial Control) 생산 기술 등의 경우 독일, 일본이 전통적으로 압도적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밀가공 장비산업은 2019년 세계 6위 생산, 세계 7위 수출 위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국산화율은 65% 수준으로 높은 편이나 하이앤드급 고부가가치 정밀가공 장비의 경우 상당수 독일, 일본으로부터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연삭기의 경우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대부분의 주변장치의 경우 경쟁력을 어느 정도 확보하였으나 CNC, 베어링, 볼스크류, 서버 모터 등 핵심 부품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 정밀가공 장비산업은 스마트 정밀가공 장비 기술의 열세에 따른 낮은 국산 장비 수요로 저부가 산업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밀가공 장비산업의 선진국인 독일, 일본이 오랜 기간 축적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리더십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선진국에 비해 기술력은 다소 열위에 있지만 자국의 거대한 내수를 기반으로 시장 규모를 확장하고 있다. 주요 글로벌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정밀가공장비의 기술력 강화,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 M&A 및 기술제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밀가공 장비산업의 중요성을 재인식하여 중장기적인 육성 차원에서 발전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또 예산 투입 계획을 수립하여 지속적으로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최근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별조치법의 시행(2020.4.1.)에 따라 그간 소재·부품에 이어 제조장비가 주목을 받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범용 정밀가공 장비의 경우 종래 수익률이 낮은 단품 단위에서 스마트화를 적극 추진하고, 더 나아가 패키지 공급이 가능하도록 하여 산업의 고부가가치를 도모해야 한다. 특히, 스마트 팩토리 도입이 확산되는 추세에 부응하여 제품기술과 더불어 서비스(A/S 등) 경쟁력이 곧 정밀가공 장비 시장의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국내 관련업계는 그간 축적된 하드웨어에 대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소프트웨어, 서비스, 다기능 부품 등과 융합화를 더욱 촉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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