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공학회 학술대회…논문 288편 발표·전시회 등 구성

[기계설비신문 장정흡 기자] 대한설비공학회(회장 박진철)는 2020년 하계학술발표대회(조직위원장 김민수)를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휘닉스 평창(강원도 평창군)에서 성황리에 개최했다.

올해 주제는 코로나19 대응과 정부의 시책에 부응해 ‘건강한 삶을 위한 설비기술’로 정했다. 특히 학술발표의 내용은 특별세션과 포스터 등을 포함해 총 288편의 학술논문, 신제품·신기술제품, 설계사례 발표, 전시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올해 하계학술발표는 17일 등록과 개회식 후 18∼19일 양일간에 걸쳐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18일 초청강연으로는 지영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의 코로나19 감염병과 건강한 생활이 발표됐다.

박진철 회장은 “설비공학회 하계학술대회는 학회 창립 49주년의 역사와 전통답게 명실상부한 산·학·연의 학술 대축제”라며 “기계설비산업이 4차 산업시대 에너지 및 환경 기술을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관련 단체의 중심에서 최대한 협력할 수 있는 가교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IoT·스마트 기능 접목 ‘주목’… 기계설비산업 미래비전을 제시하다

23개 기업 신기술·제품 60여개 선봬

데이터 수집·활용 최적의 설비 제어

스마트한 솔루션 에너지 절감 극대화

대한설비공학회 2020년 하계학술대회 행사장 1층에 마련된 전시회에는 23개 기업이 자사의 신기술과 신제품을 학술대회에 참여한 기계설비인들에게 선보였다.

그 중 청완, 여명테크, 삼양발브종합메이커 등의 기업 기술은 본지에서도 기술소개가 된 유망기업이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기계설비분야 역시 4차산업시대를 맞아 IoT와의 접목과 스마트 기능이 포함된 제품들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벨리모서울이 선보인 클라우드 기능이 포함된 IoT 밸브는 유량계와 공급, 환수 배관에 설치된 온도센서를 사용해 코일의 에너지 사용량을 측정할 수 있고 측정된 데이터를 분석해 코일의 델타-티(Delta-T)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스마트한 에너지 밸브다.

벨리모 에너지 밸브는 낮은 온도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코일의 성능을 기록하고 분석할 수 있다. 이 데이터를 활용하는 ‘Delta-T manager’ 소프트웨어는 코일의 열교환을 최적화 할 수 있다. 또한 에너지미터를 통해 실시간 사용되는 열량을 측정해 실내에 필요한 열량만 공급되도록 열량을 직접 제어할 수 있는 밸브다.

동양비엠에스의 IoT 솔루션 HMI와 BEMS 역시 차세대 설비기술로 평가받았다. HMI는 현장에 맞는 최적의 HMI 구축을 통해 사용자와 엔지니어를 연결한다. 사용자는 이 시스템을 통해 감시와 제어를 할 수 있다. BEMS는 건물 에너지원의 사용현황을 계량 및 계측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해 운영 설비를 분석, 최적의 설비제어를 통한 에너지 절감을 극대화하는 솔루션이다. 주로 빌딩, 병원, 공장, 발전소 등에 접목이 가능하다.

지텍이엔지가 개발한 스마트 통합제어 시스템은 압력 독립식 밸브와 팬코일 유닛의 최적 제어를 위한 통합제어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통해 냉난방 제어에 따른 에너지 절감, 냉온수 사용량 감소에 따른 냉난방 요금 절감이 가능하다. 시스템 메인화면은 터치스크린을 통한 쉽고 편리한 사용이 가능하며, 시간에 따른 유량, 개도, 입·출력 신호 그래프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밸브 작동 상태를 감시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이지테크의 산업용 내시경 장비, 구성이엔드씨의 흡착식냉난방기, 하나지엔씨의 복합밸브, 정산애강의 CPVC투명이음관 등이 관람객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전시회를 관람한 종합건설사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기계설비분야 기술과 제품들이 한층 발전한 것을 느낀다”며 “앞으로의 설비기술을 미리 체험하고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유익했다”고 말했다.

[인터뷰] 대한설비공학회 박진철 회장

“기계설비산업이 4차산업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토대 조성”

하계학술대회에서 박진철 대한설비공학회 회장이 방역에 만전을 기하며 행사를 진두지휘하고 있었다. 박 회장은 학술대회를 통해 기계설비산업이 4차산업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토대를 조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코로나19 시기 어렵게 학술대회를 개최하게 됐다.

“지난 2월 이후 모든 행사가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다. 다행히 감염자 확산이 다른 나라에 비해 낮고 강원도 청정지역에서 조심스럽게 개최하게 됐다. 짧은 시간에 조직위원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했고 분야별로 준비했다.”

올해 주제는 코로나19 대응과 정부 시책에 부응해 ‘건강한 삶을 위한 설비기술’로 정했다.

“기계설비산업은 국민들의 안전, 건강 등을 책임지는 중요한 산업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감염경로 차단이 매우 중요한 대책이 되고 있는 시점에 코로나 19의 대응방안과 해결방안을 제시하고자 했다.”

행사 진행 과정이 예년과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정부 시책에 따르고자 방역에 만전을 기했다. 입구를 일원화하고 문진표 작성, 발열체크 후 입장하고, 등록대에는 방호안면보호대를 착용시켜 최대한 접촉을 피하게 했다. 좌석 배치는 최소 1m 이상 거리를 유지시켜 참석인원을 최소한으로 하고 모든 발표장에 온라인중계를 병행시켜 참가자에게 ID와 비밀번호를 현장에서 제공했다.”

예년보다 다양한 논문과 새로운 제품들이 소개된 것 같다.

“학술대회 여건이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시기임에도 조직위원회가 힘을 합해 총 288편의 논문이 모집됐다. 또 학술발표와 동시에 1층 전시장에서는 기계설비의 솔루션을 위한 약 30개의 다양하고 새로운 기술들이 회원들에게 선보였다. 이는 최근 3년간 가장 높은 것으로써 코로나19 사태에도 회원들의 뜨거운 지지와 성원을 확인했다.”

내년 학회 창립 50주년이다. 올해 회장으로서 준비할게 많은 것 같다.

“이미 학회 내에는 50주년 준비위원회가 구성돼 가동되고 있다. 행사는 크게 창립 50주년기념행사와 국제학술대회로 개최될 예정이다.”

향후 학회 운영 방침은.

“기계설비산업이 4차산업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토대를 조성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데 학회가 앞장을 서겠다. 학회는 대한기계설비단체총연합회 공동으로 기계설비법을 기계설비인들의 권익을 대변할 수 있도록 제도, 기준 제정과 연구개발 그리고 학술사업을 통해 기계설비산업이 4차 산업시대 에너지 및 환경 기술을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해나겠다.”

[주요논문 요약]

◇ 기계설비 기술기준 및 유지관리기준 제정을 위한 방향설정에 관한 연구

기술기준 ‘수용 가능한 엄격한 기준 적용’ 해야

유지관리기준 ‘기능 점검 프로세스 마련’ 초점

지난 4월 18일 기계설비산업의 발전기반을 조성하고, 안전하고 효율적인 기계설비의 설계, 시공, 유지관리를 위해 필요한 사항을 정한 기계설비법이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기계설비 기술기준과 유지관리기준을 법 제정 목적에 따라 구현하고, 관련 기준 제정의 방향성과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기계설비 기술인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기술기준의 내용 구성은 건전한 기계설비산업계의 여러 구성원들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명확한 원칙없이 부실한 설계를 하거나 시공을 해 온 업자에게는 올바른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퇴출시키는 역할도 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기술기준은 국내 건설시장에서 통용되는 공공과 민간의 모든 기준을 포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여러 부처에 산재된 기계설비 관련 법률과 국가건설기준 코드를 포함시켜, 다소 엄격한 공공기준을 민간 영역에도 적용해 기술 수준이 상향 평준화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유지관리기준은 설치된 시기와 기술기준이 서로 다른 시스템을 통합한 관리표준을 제시하기보다는 선임된 유지관리 인력을 수준을 향상시키고, 관리대상과 업무체계의 정보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지관리기준은 관리대상이 되는 기계설비의 목적과 기능을 점검하는 업무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 기계설비산업 정보화전략계획 수립에 관한 연구

통합적·체계적 정보관리로 정책수립 지원

행정업무지원 통해 효율적 프로세스 가능

기계설비법 시행에 따른 행정 업무를 지원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 구축이 필요하게 됐다.

기계설비법 제7조에서는 기계설비산업과 관련된 정보 및 자료를 체계적으로 관리, 활용할 수 있는 정보체계를 구축, 운영하도록 했다. 하지만 현재 기계설비산업에 대한 정보와 자료를 개별적으로 다루는 총괄시스템이 없는 상황이며, 일부 정보와 자료는 건설분야 관련 정보시스템 내에 포함돼 있는 수준이다.

이에 행정업무 지원과 정보를 통합적,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계설비산업 정보체계를 구축하기위한 정보화전략계획을 수립하고자 한다.

기계설비공사에서 설계단계와 시공단계에서는 기술기준을 검토하고, 시공 단계에서는 착공전 확인과 사용전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또 유지관리단계에서는 유지관리 대상건물에서 유지관리자를 선임해 유지관리기술기준에 맞춰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이 중 착공 전 확인과 사용전 검사는 법 시행으로 새롭게 생긴 업무이기 때문에 산업종사자와 이해관계자들의 적응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원활한 프로세스 진행을 위한 담당 공무원 수와 정보의 양을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타 정보화시스템에 분산돼 관리되던 기계설비산업 정보들이 하나의 정보화시스템에서 운영된다면, 기계설비산업 진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정책 수립과정을 지원할 수 있게 된다.

 

◇ 학교 미세먼지 관리기술 개발을 위한 건물정보 DB구축방안

학교 유형·교실 종류·건축연한 등 분류 검토

7개 범주 43개 세부항목으로 기본 DB 구축

실내 미세먼지는 건축물 기밀성능과 연관성이 있다. 특히 학교 건물의 경우에는 건축연한에 따라 기밀 성능과 단열 성능이 달라진다.

건물 노후화에 따른 기밀성능 저하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정리된 데이터가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학교 건물 특성을 요소별로 분류해 체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학교 건물의 기밀성능과 미세먼지 등의 측정에 앞서 학교의 유형, 교실의 종류, 건축연한 등에 따른 분류를 검토하고, 이에 대한 범주화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

학교 미세먼지 관리기술 개발을 위한 건물정보 데이터베이스(DB) 구축방안으로 우선 2019년도 학교 건축인허가 접수 도서를 바탕으로, 학교 건물 500개소를 선정한다.

이렇게 선정된 학교 건물을 바탕으로 7가지 범주, 43개 세부항목으로 기본 DB를 구축하고, 이 중 도서 상에 없는 부분은 추가 정보 검색을 통해 학교건물 범주화 DB를 구축한다.

이 연구의 결과로, 학교 건물 범주화와 DB구축방안을 수행했으며, 이에 따른 미진사항으로 도서 상에서 확인할 수 없는 공기청정기의 여부, 청소방법, 실내화 착용 여부, 기타 인증, 시설담당자 연락처 등은 실측자료를 바탕으로 확인해 DB를 보완하다.

다만 구축된 DB를 간단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코드표준화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 ZEB 국내 보급 쟁점 사항

국내 실정에 부합한 제도적 장치 개선 필요

ZEB융복합 기술개발 위한 전문기관 육성

정부는 올해부터 연면적 1000㎡ 이상의 공공건축물에 대해 ZEB를 의무화하고 있다. 2025년에는 1000㎡ 이상의 민간건축물, 500㎡이상의 공공건축물로 확대된다.

2030년부터는 500㎡ 이상 신축건물에 대해서는 모두 의무화하는 방안이 추진될 예정이다.

ZEB 개념은 1970~1990년에 걸쳐 실현 가능한 에너지절감 방안으로 제안됐으며, 최근에는 독일 패시브 하우스의 성능기준에 근거한 ZEB가 전 세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기후조건이 다른 나라에 서는 이 기준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역시 독일 패시브하우스 기준을 공동주택에 적용하게 되면, 냉방에너지 소요량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ZEB의 국내 보급을 위해 선결해야 할 쟁점들이 여러 가지 도출된다.

우선 건물의 냉난방부하 특성을 고려한 단열과 기밀 설계기준과 창호설계기준에 태양열 취득계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ZEB의 물리적인 성능을 반영한 냉난방부하 산정기준도 마련돼야 하고, ZEB인증 공공건물의 설계기준과 에너지 사용량 데이터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외에도 평가방법 개선과 시공 표준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밖에 신재생에너지시스템 설계·시공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ZEB융복합 기술개발을 위한 전문기관을 육성할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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