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균램프·플라즈마 기술로 ‘무균지대’ 꿈꾼다

요즘처럼 개인위생과 청결 관리에 관심이 쏠린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남녀노소 누구나 ‘보건(保健)’에 신경 쓰고 있어요.

콜레라, 장티푸스, 폐렴, 폐결핵 등 과거 전 세계를 휩쓸었던 감염성 질병들이 세균에 의해 발병됐다는 걸 아시나요?

반면 최근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는 코로나19를 비롯한 메르스, 사스 같은 호흡기 질병과 천연두, 에이즈 등은 모두 바이러스(Virus)가 원인인 질병이에요. 바이러스는 자가 증식이 불가능하고 숙주(宿主)가 되는 다른 세포나 세균에 기생해서 살아가죠.

우리는 ‘세균’이라는 말을 들으면 거부감을 느끼곤 해요. 세균은 꼭 없애야 할 우리의 적일까요? 그건 아니에요.

세균의 범위는 무수히 많고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유익균들도 있습니다. 김치에 있는 와이셀라 시바리아, 메주에 포함된 고초균, 락토바실러스균 등이 대표적인 유익균이죠. 또 최근에는 비만을 잡는 착한균이라 불리는 락토바실리스가세리도 주목을 받고 있죠.

세균은 영어로 박테리아(Bacteria)라고 합니다. 세균은 하나의 독립된 세포이기 때문에 세포막과 세포벽, 핵, 단백질 등으로 구성돼 있어요. 세균은 엄연히 하나의 생물이기 때문에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기관을 가졌지요.

세균의 크기는 소형부터 대형까지 다양하지만 보통 0.5~10μm(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정도로, 광학 현미경으로도 볼 수 있어요.

몸에 해로운 세균들은 항생제로 제거가 가능하답니다. 세균은 하나의 단세포라서 증식하지 못하도록 세포를 죽이면 되기 때문에 치료제 발명이 비교적 간단한 편이거든요. 
세균은 우리 주변 곳곳에 존재하는데요. 특히 화장실은 세균이 좋아하는 맞춤형 공간이랍니다.

이를 닦은 뒤 물기 묻은 칫솔을 칫솔통에 꽂아 놓으면 아래에 물이 고이게 되죠? 그렇게 고인 물 안에서 미생물들이 부패해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을 만들어요.

또 하나의 칫솔통에 여러 개의 칫솔을 꽂아 놓으면 다른 칫솔로 균이 옮을 수도 있어요. 무심코 걸어두는 물기 묻은 수건도 세균이 번식하기 아주 좋은 장소죠.

그렇다면 세균은 어떻게 없앨 수 있을까요? 오늘은 집안 곳곳에 있는 세균을 없애는 효과적인 방안에 대해 알아볼게요.

◇ 자외선으로 세균 박멸 ‘살균램프’

살균 기기들에 사용되는 ‘살균램프’ 들어보셨나요? 자외선(Ultraviolet)을 사용하기 때문에 UV램프로도 불려요. 세균을 죽인다는 의미인 ‘살균’이라는 말처럼 세균을 99.9% 이상 제거하죠.

물을 끓여서 세균을 죽이는 가열살균법과 함께 익숙한 방법 중 하나가 햇볕에서 나오는 자외선을 이용해 세균을 제거하는 것인데요.

잠시 자외선에 대해 짚고 넘어가도록 할까요? 자외선은 스펙트럼을 사진으로 찍었을 때, 가시광선보다 짧은 파장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빛을 말해요.

자외선은 파장이 짧아 투과력은 약하지만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 화학반응을 촉진하고 유기물을 산화시켜 미생물들에게 살균작용을 일으켜요. 

양지에 계속 세워둔 자동차가 변색되고 이불을 일광소독하는 것도 이러한 자외선의 특성이 작용해 가능한 일이죠. 하지만 자연 현상인 햇볕을 우리 마음대로 사용하기란 쉽지 않죠. 이때 현대의 기술로 탄생한 것이 ‘살균램프’랍니다.

살균램프 안 유리관은 진공으로 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적당량의 수은과 아르곤 가스 또는 불활성 가스가 섞여 들어있어요. 여기에 2개의 전극에 전류를 흘려 열전자를 방출시키면, 아르곤 가스를 매개로 방전이 일어나요. 방전으로 인해 유리관 내에 전자가 흐르게 되면서 수은 열기가 충돌해 자외선을 만들어내요. 이 곳에서 발생한 ‘살균선’을 이용해 물질의 표면을 살균하게 되는 것이죠.

자외선 살균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인체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고, 강력한 살균 작용을 하기 때문이에요. 다만, 피부 투과력이 세기 때문에 인체에 자주 노출되면 피부가 빨갛게 붓거나 수포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주의해야 해요. 

◇ 공기도 살균한다

최근에는 플라즈마(Plasma) 기술을 접목시킨 살균 방법도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기존 공기청정기 기능에는 없던 살균 기능을 접목시킨 ‘공기청정살균기’가 큰 관심을 받고 있어요.

공기청정살균기는 플라즈마 장치가 내장돼 있어 각종 바이러스나 병원균의 세포막과 DNA를 파괴하고 벤젠 같은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인체에 무해한 이산화탄소나 물로 분해해요.

초고온 상태에서 기체 분자는 원자핵(양이온)과 전자로 분리되는데, 이 상태를 플라즈마라고 해요. 쉽게 말해 ‘이온화된 기체’인거죠. 

플라즈마를 사용한 제품들은 오존 유해성에 대한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는데요. 

오존은 살균소독과 탈취에 효과가 있지만, 자체적으로 독성이 강해서 일정 수준 이상의 오존은 건강에 악영향을 미쳐요. 

하지만 최근 오존 발생량을 국내외 허용 기준 0.05ppm 미만으로 유지하는 데 성공한 제품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어요. 이 외에도 플라즈마를 적용한 살균 엘리베이터 등도 주목을 받고 있어요.

◇ 환기·청정 동시에 ‘환기청정기’

일기예보에서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라고 하면, 누구나 한 번쯤은 ‘창문을 열까 말까?’ 고민을 해봤을 거예요.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초미세먼지 농도 PM2.5 75㎍/㎥까지는 하루 3번 10분 정도는 환기를 시켜야 건강에 좋다고 권장했어요. 

밀폐된 공간에서는 공기가 순환되지 못하기 때문에 장기간 실내 환기를 하지 않으면 이산화탄소와 같은 물질들이 축적되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뿌옇고 탁한 하늘을 볼 때면 창문 열기가 망설여져요. 

그렇다면 실내의 안 좋은 공기들을 어떻게 정화할 수 있을까요?

공기청정기는 실내 공기의 세균, 이산화탄소 등 유해물질을 걸러주지만, 걸러내는 방법만으로는 깨끗한 공기를 만들어 내는 것에 한계가 있는데요.

공기청정기라는 선택지도 있지만, 생각보다 높은 가격에 망설여지고 공기청정기만으로 미세먼지를 잡을 수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서 효율성에 대한 의문도 들고요.

이때 실내 유해 물질들을 밖으로 내보내고 외부의 신선한 공기를 내부로 들여보내는 게 중요해요. 이것을 ‘환기’라고 합니다.

그런데 환기를 시킬 때 외부 미세먼지와 세균을 일으키는 오염 물질들이 함께 들어온다면 환기를 시킨 의미가 없겠죠? 그래서 요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환기청정기’예요.

환기청정기는 실내의 나쁜 공기를 내보내고 외부 공기를 깨끗하게 정화시켜서 내부 공기로 들어오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원리는 청정기 아래쪽 흡기구에서 외부 미세먼지를 필터로 걸러 실내로 공기를 들이고, 위쪽 배기구에서 오염된 실내공기를 밖으로 내보내는 방식이에요.

창틀형, 천정형, 창문형(창문타공형), 전열교환기 등 다양한 종류가 있어서 아파트, 주택, 오피스 등 주거 형태에 따라 설치도 가능하답니다.

국내 중소기업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아래쪽 흡기 시스템을 통해 바깥공기를 여과해 실내로 들여보는데 84㎡(34평형) 아파트 거실 기준으로 20분간 사용하면 미세먼지나 포름알데히드, 이산화탄소, 라돈(발암물질) 등의 공기 오염물질이 눈에 띄게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글.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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