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20주년, 젊은이가 선호하는 회사로 도약” 목표

집은 거주하는 이의 성향과 관심을 담고 있다. 사무실 역시 그 회사의 특성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기계설비업체가 단독주택에서나 볼 수 있는 잔디를 밟고 출근하는 환경이라면, 또 서울 강남에 있는 디자인회사처럼 세련된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다면 그곳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운 좋은 편이다.

대구광역시에 그런 회사가 있다. 7월 28일이면 창립 20주년을 맞는 (주)유인엔지니어링(대표 류훈희)이다. 20주년을 기점으로 한 단계 도약을 시도하고 있는 (주)유인엔지니어링에서 ‘젊음’ ‘신선함’ ‘배려’라는 단어가 저절로 떠올랐다. [편집자주]

류훈희 유인엔지니어링 대표이사가 지난 9일 '기계설비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주영 기자 kjy@kmecnews.co.kr
류훈희 유인엔지니어링 대표이사가 9일 <기계설비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주영 기자 kjy@

대구광역시 수성구 들안로에 위치한 (주)유인엔지니어링은 지나가는 이의 시선을 끄는 아담한 3층 건물에 있다. 한 낮 더위에도 불구하고 현관 앞에는 새파란 잔디가 더위를 식혀주고 있었다. 잔디 사이로 놓여진 디딤돌을 하나씩 밟다 보니 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대표가 궁금해졌다.

현관을 들어서자 깔끔하게 정리된 신발장에 눈길이 갔다. 카페테리아 분위기의 접견실에서는 ‘아, 이 회사는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직원들이나 외부 손님이 차 한잔을 마시더라도 편안하고 여유로움을 느끼도록 하기 위한 대표의 ‘배려’가 곳곳에 보였다.

기계설비업계 미래 이끌 3세대 선두주자
깔끔한 복장·깍듯한 매너는 트레이드마크

3층 대표이사실에서는 훤칠한 키에 호리호리한 미남형 얼굴의 류훈희 대표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류 대표를 본 순간 회사 전체에 감돌고 있는 ‘젊음’의 기운이 훅 들어왔다. 불혹의 끝자락에 선 류훈희 대표는 기계설비업계의 3세대 선두주자라 불릴만큼 싱싱한 미래 비전을 느끼게 했다.

그에게 20년간 회사 성장 비결을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사훈인 ‘신의(信義), 정언(正言), 정행(正行)’이라고 했다.

유인엔지니어링은 ‘깔끔한 복장’과 ‘깍듯한 매너’를 강조한다. 흔히 ‘건설=노가다’를 연상케 하지만 유인엔지니어링 직원들은 깔끔한 복장으로 출퇴근을 한다. 시공현장에 출근할 때도 깔끔한 복장으로 출근한 후 현장에서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일한다.

또 AS를 할 경우에도 정장차림으로 가서 깍듯하게 인사를 한 후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일을 시작한다. 유인엔지니어링의 이런 모습이 고객들에게는 ‘신선함’으로 각인되고 있다.

또 하나는 매년 모범사원과 우수사원을 시상하는 제도다. 금 5돈, 3돈의 부상도 있고 3박 4일 간의 휴가 여행 특전도 주어지기 때문에 직원들을 더욱 열심히 일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한다.

해마다 선정하는 슬로건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유인엔지니어링은 연말이면 다음 해 회사의 모토로 삼을 슬로건을 공모한다. 선정된 직원에게는 30만원의 상금도 준다.

올해 슬로건은 ‘볼트, 너트 한 개 절약이 회사를 살찌운다’와 ‘생각에서 머문 안전, 손끝으로 실천하자’이다.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 없는 이 슬로건을 전 현장에 걸어두고 실천을 다짐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직원 모두가 ‘우리 회사’라는 인식이다. 류훈희 대표는 회사를 자식에게 물려줄 생각이 없다. 그래서 일찌감치 직원들에게 회사를 넘기겠다고 선언했다.

8년 후 회사를 넘길 생각으로 간부급 이상 직원들에게 주식을 조금씩 넘기고 있다. 그런데 주식을 넘기고 보니 엄청난 세금을 감당해야 했다. 세금 복병 때문에 어떻게 할지 고민이지만 더욱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의 모습을 보며 그는 늘 다짐한다.

류 대표는 결재 시 직원들에게 “만약 대표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묻는다. 직원들이 대표 입장에서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런 경영훈련이 되어 있어야만 언젠가 직원 운영체제로 간다 해도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오너 마인드의 업무처리는 생각을 더 깊게 함으로써 로스를 줄일 수 있고 더 큰 효과를 낳는다.

경영권 넘기기 위해 간부급 직원 경영수업
“선배들로부터 받은 도움, 이젠 돌려줄 차례”

류 대표는 지금까지 여러 선배들로부터 받았던 도움을 이제는 직원들에게 돌려줄 차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직원들이 현재에 안주하기보다 먼 미래를 내다보고 비전을 가꾸어 나갈 것을 강조한다.

그래서 더 공부하겠다는 직원에게는 아낌없이 지원한다. 또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유도한다. 또한 홈페이지 단장에도 힘을 쏟고 있다. IT시대에 홈페이지를 잘 관리만 해도 전국의 종합건설업체로부터 문의가 올 것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류 대표는 그간 인생의 큰 전환점에서 훌륭한 멘토가 많았었다. 경북 구미에서 농사를 짓던 부모님은 3형제 모두 대학에 보냈다. 못 배운 것이 한이었던 어머니의 뚝심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에게 기계설비로의 인생길을 열어 준 것은 작은 형이었다. 작은 형은 공부에 관심이 없었던 그에게 공고 기계과를 가라고 권유했다. 형 말을 듣고 열심히 공부해 대구기계공고 배관과에 들어갔다. 작은 형은 또 고 3 때 배관기능사 자격증을 따면 대구공업대학 건축설비과에 들어가기 쉽다고 조언해주었다.

이후 대구공업대학 건축설비과에서 만난 안창환 교수님은 그를 사업의 길로 인도했다. 안창환 교수님은 그에게 더 공부할 것을 권유했다.

그는 경일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계명대학교 건축공학과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에도 대구지역 대학의 최고경영자과정을 두루 섭렵했다. 안창환 교수님은 그에게 대학 강단에 서게도 했다. 그러나 사업과 강의를 병행하기 힘들어서 요즘은 강의를 쉬고 있다. 

(주)유인엔지니어링 류훈희 대표이사를 포함해 임직원들의 기념촬영. 김주영 기자 kjy@kmecnews.co.kr
류훈희 대표이사와 임직원들 기념촬영. 김주영 기자 kjy@

류 대표는 기계설비업을 하면서 여러 선배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특히 모 회사의 회장님은 아직도 류 대표의 정신적 지주이다. 류 대표가 회사를 설립했을 때 모 회장은 절대 어음을 발행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류 대표는 아직도 모 회장의 말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유인엔지니어링은 모 회장의 뒤를 밟으며 성장했고, 전국 곳곳에 현장을 두고 있다. 지금은 40여명의 상용직 직원과 기계설비, 소방설비, 시설물공사업, 신재생에너지사업 면허를 갖춘 회사로 성장했다. 또한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해 연구와 기술개발도 꾸준히 하고 있다.

유인엔지니어링은 ‘불·꿈’을 꾸고 있다. ‘불·꿈’은 ‘불우이웃돕기+꿈나무 지원’의 준말이다. 지난해 희망나눔 행복은행 불우이웃돕기와 심인중·고등학교 탁구부에 각각 500만원씩 후원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하반기에 실행할 예정이다. 앞으로 이 두 곳을 매년 후원할 계획을 갖고 있다.

유인엔지니어링 직원의 평균 연령은 30세 정도. 직원들의 소망은 대구에서 젊은이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중소기업으로 꼽히는 것이다. 기계설비법 시대를 이끌어갈 유인엔지니어링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 유인엔지니어링 연혁

1999년 5월 유성엔지니어링 설립

2000년 7월 (주)유인엔지니어링 법인 설립
2000년 7월 기계설비 전문건설업 면허 취득

2002년 4월 유인소방 분리 설립
2002년 4월 일반소방시설공사업 면허 취득

2006년 1월 유인소방을 (주)유인엔지니어링으로 합병
2006년 1월 전문소방시설공사업 면허 취득

2006년 5월 신재생에너지-지열, 태양에너지 등록증 취득

2009년 4월 시설물유지관리업 면허 취득

2016년 4월 2016우수중소기업대상(설비공사부분) 수상

2016년 5월 현 위치 사옥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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