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그린뉴딜을 코로나19 극복 이후인 ‘포스트 코로나’의 핵심 과제로 거론하고 있는 가운데 기계설비 관련단체의 모임인 기계설비단체총연합회(기단연)에서 제안한 ‘환기시설 고도화방안’은 한국판 뉴딜의 세부과제로 채택될 수 있는 필요 충분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환기시설 고도화방안은 공공시설이나 다중이용시설의 환기설비 고도화를 통해 감염병 확산을 차단하고 미세먼지를 걸러내는 것이 골자다.

고도화는 환기설비에 필터 등 살균장치를 설치하거나, 환기방식을 자체 순환없이 오염된 공기를 모두 외기로 배출하는 전외기 방식으로 바꾸는 방안이다. 

여기에 IoT, ICT 기술 등 무선센서 네트워크 관리시스템을 적용해 환기시설이 설치된 시설물의 내부공간에 대한 공기 성분과 환기시설 가동상태 등을 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나 중앙통제센터에서 모니터링하고 관리해 감염병을 예방하고 미세먼지를 차단하자는 제안이다.

그런데 환기설비 고도화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설계·필터 부문 △시공·유지관리부문 △제어·통합관리 부문별로 정책적·제도적인 검토와 개선이 필요하다.

먼저 환기설비 고도화를 설계하고 필터 등을 적용함에 있어 신축 시설과 기존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기준을 각각 마련해야 하고, 기존건물에 추가적인 살균장치 적용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동시에 필터에 대한 멸균기준과 감염을 방지하는 최선안도 찾아야 한다.

시공·유지관리부문에 있어서는 우선 공공건물은 정부 예산을 투입해 환기설비 고도화를 추진하고 민간시설은 세제 혜택을 통해 고도화를 유도하는 방안을 정부 주도로 찾아야 한다. 또 고도화에 추가되는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 환기시설이 없는 노래방 등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기간에는 영업을 금지해 시설 고도화를 유인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제어·통합관리 부문에 있어서는 환기시설과 음압병실에 대한 IoT, ICT 기반의 운전상태 확인 등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고 저소음 펌프 등 요소기술도 개발해야 한다.
환기설비 고도화는 국토부에서 추진하려는 SOC 디지털화의 일환이기도 하다. 또한 그린뉴딜의 목표가 경제·산업 시스템의 변화를 추진해 기후변화 문제를 푸는 동시에 사회 불평등을 없애는 정책인 점을 감안하면 환기설비 고도화는 반드시 추진해야 하는 과제이다.

기단연이 제안한 환기시설 고도화 방안은 기계설비 분야 전문가 집단이 수차례의 회의를 거쳐 마련한 구체적인 감염병 예방 솔루션이라 할 수 있다.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되겠지만 정부의 예산과 제도적인 뒷받침만 된다면 각종 시설로 들어오는 바이러스와 미세먼지를 한꺼번에 차단할 수 있는 최선책으로 K-방역모델을 넘어 ‘K-사전방역모델’이 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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