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률 경향신문 기자
박병률
경향신문 기자

코로나가 잦아들더라도 건설산업은 과거로 돌아가지 않고 변화된 환경이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미국 주요주가 점진적으로 봉쇄를 풀면서 폐쇄된 건설현장도 작업을 재개할 준비를 하고 있지만 지난 두달간 급격히 변화된 환경들이 일상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회계법인인 마르쿰(Marcum LLP)의 조 나타엘리 건설산업부문장은 “일상으로 되돌아 가려는 건설사들은 새로운 현실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현장안전, 공기연장, 노조의 영향력 등 건설산업의 많은 부분이 과거와 달라지는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건설전문매체인 컨스트럭쳐다이브가 전했다. 

전문가들이 뽑은 변화들을 보면 우선 작업현장은 과거보다 더 깨끗해지고 안전해질 전망이다. 코로나 사태로 건설사들은 교대근무, 직원체온 측정, 건설기계 소독을 강화했다.

매사추세츠에 본사를 둔 ‘캘러핸’은 카풀금지, 100% 마스크와 손장갑 착용, 주요 장소에 손세정제 비치, 살균비누 배포 등을 했다. 미국 노동성 산하의 직업안전 위생국(OSHA)는 향후 고용주에게 전염병을 예방할 수 있는 대응 계획 수립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많은 현장직원들이 한곳에 모이지 않는 ‘사회적 거리두기’도 건설현장의 표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주는 현장 직원은 서로 6피트(1.8m) 떨어져 있어야 하며 이같은 규정을 준수하지 않으면 건설공사가 중단될 수 있다. 시행사와 시공사간 협의를 위한 프로그램도 개발됐다. 

미국 대형건설사인 에이컴(AEC OM)은 시청사, 경기장, 콘서트홀 등과 같은 대형 공공프로젝트 때 공공기관과 회의를 열 수 있는 대화형 웹기반 프로그램을 출시했다. 원격검사도 도입되고 있다. 테네시주 내슈빌에서는 드론으로 찍은 건물내부 360도 사진과 동영상을 소방당국에 제출해 소방검사를 대신하고 있다.

공기는 더 걸어질 것으로 보인다. 같은 장소에서 일하는 현장노동자에 대한 제한을 두는 등 건설현장에 많은 안전사항을 준수하다가 보면 작업시간이 길어 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노조원의 안전과 직장유지를 위해 건설노조의 영향력이 커질 전망이다. 지난달 뉴욕 노조는 진행중인 건설사업을 중단해줄 것을 주정부에 요청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반면 북미건설노조는 건설사와 협력해 건설을 필수사업장으로 바꾸고 주와 지방에서 공사현장 폐쇄를 자제해 줄 것을 요구했다. 

건설사업의 수요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소매나 엔터테인먼트 관련 건설사업은 축소되고 의료업과 제조업 관련 프로젝트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직원들의 현장근무를 줄이고 작업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조립식 건설공정도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회계컨설팅 회사인 그라시앤코(Grassi & Co)의 칼 올리비에 건설부문 전문가는 “앞으로는 노동문화도 바꿔 ‘아프면 출근하지 않고 집에 있는게 당연하다’고 쉽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미주리주 콜롬비아시=박병률 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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