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人文) 스토리] ⑫새로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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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人文) 스토리] ⑫새로운 마음
  • 기계설비신문
  • 승인 2020.05.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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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
문화로드 대표
교육학박사

소질은 서로 비슷하고, 배움은 서로 멀다. 성상근야 습상원야(性相近也, 習相遠也) - 논어(論語) 20편

공자는 타고난 천성인 성(性)은 큰 차이가 없고, 어린 새가 날갯짓을 배우는 모양에서 나온 습(習)인 습관이 사람들 간에 차이를 만든다고 말한다. 후천적으로 부지런히 배우는 좋은 습관을 가지고 노력을 하는지 여하에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

습관이란 같은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혀진 행동이나 사고방식이다.

좋은 습관을 가지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고, 노력의 결과로 의도적으로 애를 쓰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올바른 행동을 하거나 합리적인 사고를 하게 된다.

한 분야를 연구하거나 그 일에 종사하여 그 분야에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전문가들 중에서는 좋은 습관을 가진 사람이 많다. 그렇지만 세상에는 지금까지 있었던 적이 없는 문제들이 돌출하고, 사람들은 익숙한 것을 식상해 하며 새로운 것을 찾고 새로운 것에 끌린다.

능력이 출중한 전문가들은 반복해서 연습하고 습득한 자동화된 행동이나 사고의 틀을 가지고 있는데, 다른 편에서 보면 틀에 갇혀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성악, 뮤지컬, 국악, K-pop 보컬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의 전문가급 목소리를 갖고 있는 보컬들에게 새로움을 경험하도록 하는 크로스오버 보컬 오디션 프로그램이 있다. 세 번째 시리즈를 방영하고 있는 ‘팬텀싱어3’다.

국악 소리꾼과 테너 가수가 강제로 한 팀이 되어서 함께 월드뮤직인 쿠바의 노래를 부른다. 두 사람은 각 영역에서 오랜 기간 반복된 훈련으로 탁월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웬만해서는 끄덕도 하지 않는 바위처럼 단단한 노래를 부르는 자신만의 방식이 있다.

따라서 스스로는 그걸 깨부수고 새로운 마음의 틀을 찾기 힘들다. 이렇게 분야가 다른 두 사람을 강제로 결합하여 새로움을 시도하는 기법을 ‘강제연결법’이라고 한다. 겉으로 보기에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두 가지 이상의 아이디어를 억지로 연결시켜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산출하는 방식이다.

고정된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어떤 사물이나 아이디어를 색다르게 생각해보는 새로운 마음을 제공해주어, 기존의 사고방식으로는 더 이상 아이디어가 생성되지 않을 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서로 다른 장르에서 배울 수 있는 부분이 많고, 다른 장르의 음악으로 고정된 틀을 깨고 나가 유연한 새로운 마음을 가져올 수 있다. 예를 들면 오페라 가수에게 발성법을, 뮤지컬 배우에게 연기를 배워서 음악 장르 활동의 폭을 넓힐 수 있다.

‘팬텀싱어3’에서 공연된 쿠바음악에는 역사 문화적 배경으로 스페인과 아프리카, 원주민의 음악들이 혼합되어 있다. 그럼에도 쿠바의 노래를 즐기고 감동 받을 수 있는 이유는 크로스오버에 있다. 어떤 사람은 국악에 익숙하고, 또 다른 사람은 성악에 익숙하다. 이미 익숙한 장르에 쿠바음악이라는 새로움이 더해지니 낯설다는 느낌보다 새롭다는 느낌이 더 커서 짜릿한 감동을 맛볼 수 있게 한다. 크로스오버는 평소에 즐기지 않는 장르의 음악에 익숙한 것에서 부터 출발해 성큼 다가가도록 한다.

이처럼 몇몇이 즐기는 특정 장르의 음악을 대중화하는데 기여한다. 물론 마지막 한 방울이 물을 넘치게 하고, 마지막 한 방울이 바위를 깨듯이 한 장르를 충분히 긴 시간동안 노력하여 습득한 후여야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움을 창출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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