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생명·안전 지키는 역할 ‘집중’

박진철
대한설비공학회 회장
(중앙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우리 기계설비인들의 오랜 숙원인 기계설비법이 시행됐다. 기계설비법은 기계설비 산업발전과 기반조성 및 기계설비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유지관리를 위한 것으로 지난 2018년 4월 17일 제정 및 공포돼 2년의 잉태기간을 거쳐 2020년 4월 18일 드디어 시행됐다. 

그동안 홀대받던 기계설비산업은 이제부터는 설계, 시공에서 유지관리까지 국가가 법률로 보장하는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새로이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기계설비산업계의 역할과 책임이 더욱 중요해졌다. 당장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안전지킴이의 역할에 기계설비산업이 더욱 집중해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 주변에 거듭 반복되는 안전사고를 기계설비산업이 나서서 설계단계부터 꼼꼼히 챙기고 가이드라인을 작성해 주기적으로 점검함으로써 국민의 생명을 보다 체계적으로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4차산업사회를 맞이해 기계설비산업의 미래전략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COVID-19로 인해 세계경제 여건이 매우 힘든 상황이지만 건설산업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일정한 수준을 유지해온 필수불가결한 산업임을 명심하고 ICT(Information and Comm unications Technologies)와 AI (Artificial Intelligence) 등의 새로운 건설산업의 패러다임을 융복화시키는 미래전략을 수립한다면 기계설비산업은 반드시 전화위복의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올 것이다.

이번 기계설비법의 시행으로 우리는 새로운 각오로써 보다 안전한 기계설비와 관리를 통해 국민들에게 쾌적한 환경과 국가 에너지절감에 기여해야 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금 전세계는 COVID-19라는 팬데믹(pandemic·전염병 대유행)으로 사상초유의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가까운 미국에서는 COVID-19로 인한 사망자 수는 세계 최다를 기록했고 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에서 사망한 미국인의 숫자를 훨씬 초과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는 지난 5년전 메르스 사태 때 첨단 의료시설이 구비돼 있었음에도 감염경로차단을 담당하고 있는 기계설비의 역할이 간과됐기에 작금의 COVID-19 사태에 대해 다시 한번 기계설비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그 대응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해 본다.

즉, 먼저 감염 전달경로 대응을 위해서는 정부와 의료기관의 협조와 투자를 끌어내는 방안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근본대책인 공기조화장치 등의 설비의 과감한 투자와 그에 대한 유지관리 등 운영에 대하여 정부의 신속한 가이드라인 및 기준설정이 절실한 상황이다. COVID-19에 대해 근본적인 대응을 하지 못한 채 국민세금 및 국가부채를 동원해 엉뚱한 곳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붓는다면 그 효과는 매우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거듭 강조하지만 감염방지를 위해서는 공기조화방식의 계획단계에서의 고려가 필요해 가이드라인을 통해 온·습도에서부터 조닝, 외기환기량, 필터 효율까지 상세하게 제시해야만 한다.

특히 설치단계에서는 에어필터를 설치하는 것 외에 일정 환기횟수 이상의 환기량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각 실의 특성에 따라 공기의 역류방지계획, 압력조절을 실시해 오염물질의 확산을 방지해야 하며 이를 중앙감시시스템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이와같이 감염방지 공기조화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먼저 관계부처별로 산재돼 있는 관련법규를 주무부처를 정해 소비자 중심, 사용자 중심으로 통합하는 법체계의 정비가 필요하다. 또한 감영경로 공기질 개선을 위해서는 공기조화 및 환기설비의 설계, 시공, 유지관리를 위한 관련 전문학회 및 전문기관과 상의해 가이드라인과 그 기준을 설정해야 할 것이다.

COVID-19로 인해 특히 그동안 침체됐던 경제회복 문제가 새로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우리는 오늘날의 위기가 기계설비인들에게 중요한 기회의 창이 될 것을 믿고 기계설비법 시행과 기계설인들의 노력이 우리 국민을 더욱 편안하고 안전하게 그리고 건강을 책임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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