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재 과장
(갑을장유병원 신경과 전문의)

오늘은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고통받고 있는 어지럼증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어지럼증은 가벼운 빈혈이나 영양실조부터 이석증, 메니에르병 등 전정계 병변, 자율신경계 문제, 뇌졸중 등 그 원인이 다양합니다. 

때문에 필요한 검사나 치료도 다르고, 어떤 질환은 전문적인 진료를 받지 못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후유증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빈번히 발생하는 어지러움을 실제로 있었던 여러 사례를 통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누울 때마다 어지러워요

60대 여성 환자분으로 고혈압이외에 별다른 기저질환도 없는 분이었습니다.

꼬박 한 달 전부터 누울 때마다 5~10초 정도, 천장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은 심한 어지럼증과 메스꺼움과 구토 증상이 있었습니다.

어지럼증 검사를 시행해보니 누울 때마다 눈동자가 떨리는 안진 소견이 관찰됐습니다. 이석증이라는 병입니다. 

곧바로 정복술(Epley)을 진행했고 환자는 진료를 시작한 지 5분도 체 되지 않아 완치됐습니다. 한 달 동안 고생했던 병인데 이렇게 쉽게 좋아지다니...

술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려요

50대 남성 환자분이었습니다. 수년 전 공황장애와 우울증으로 치료받은 적은 있으나 완치 판정을 받고 비교적 일상생활을 잘 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아침부터 자꾸 몸이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 같고, 심할 때는 술 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리며 걷게 되었습니다.

전날 먹은 술 때문인가? 우황청심환 1알을 먹고는 그냥 일하러 나가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조심해서 걸어도 자꾸 앞으로 뒤로 넘어지는 통에 회사 동료 추천으로 병원에 내원했습니다.

신체검진에서 소뇌기능 저하와 실조성 보행의 소견이 관찰돼 즉각 뇌영상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소뇌경색으로 진단 1주일간 입원치료를 받았습니다.

조금씩 걸음걸이가 호전을 보이기 시작하더니, 3달이 지난 지금 아무런 후유증 없이 회사에 잘 다니고 있다고 합니다. 만약 그날 곧바로 병원에 오지 않았다면....

어지럼증은 특수질환입니다. 다양한 원인에 의해 다양한 질환이 발생합니다. 때문에 전문적인 지식과 장비가 반드시 필요한 질환입니다.

치료의 시기를 놓치면 고통만 늘어나고, 후유 장애가 발생할 위험성이 높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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